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90985729
· 쪽수 : 160쪽
책 소개
목차
서문 12
제1부 일곱 개의 동심원
첫 번째 동심원 | 자아 20
두 번째 동심원 | 관계 27
세 번째 동심원 | 노동 36
네 번째 동심원 | 도시화 48
다섯 번째 동심원 | 경제 60
여섯 번째 동심원 | 환경 70
일곱 번째 동심원 | 문명 82
제2부 반란
출발! 94
만남 97
조직 105
반란 121
해명 140
역자 후기 154
리뷰
책속에서
현재 상황에 대한 사회적 해결책은 없을 것이다. 우선은 반어적으로 ‘사회’라 불리는 환경과 제도, 개별적 세포들의 모호한 집합체에 구체적인 실체가 없기 때문이고, 나아가 공통의 경험을 위한 언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언어를 공유하지 않고서는 부富 또한 나눌 수 없는 법이다. 프랑스 대혁명의 가능성을 녹여내기 위해 계몽주의와 결부된 반세기 동안의 싸움이 필요했고, 가공할 ‘복지국가’를 잉태하기 위해 노동을 둘러싼 한 세기 동안의 투쟁이 필요했다. 이른바 새로운 질서를 담아낼 언어를 창출하는 투쟁이었다.
기존의 사회적 관계 속에서 시들어가는 모든 것을 일일이 거론하는 일은 시간 낭비일 것이다. 사람들은 가족이 돌아오고 커플이 합치는 중이라고들 말한다. 그러나 돌아오는 가족은 떠났을 때의 그 가족이 이미 아니다. 돌아온다는 것은 이미 만연해 있는 이별을 심화시킬 뿐이어서 그 자체가 일종의 기만으로 작용한다. 해마다 거듭되는 가족 모임으로 인해 쌓여가는 서글픔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 억지로 웃는 얼굴들, 너 나 할 것 없이 가식적인 모습을 보는 데 따른 당혹스러움, 식탁 위에 시체 한구가 놓여 있는 것 같은 기분, 그런데도 다들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행동한다는 느낌 등등 말이다. 연애에서 이혼까지, 동거에서 재혼 가정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그처럼 허탈한 가족 중심의 무용성을 예외 없이 실감하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마저도 포기한다면 훨씬 더 서글플 거라 판단하는 것 같다.
마침내 우리는 깨달았다. 경제가 위기에 처한 것이 아니라, 경제 자체의 속성이 곧 위기라는 사실을. 일자리가 모자란 것이 아니라, 노동이 남아돌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를 의기소침하게 만드는 건 위기가 아니라 바로 성장이라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