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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88976824844
· 쪽수 : 224쪽
책 소개
목차
옮긴이 서문(권순모)
0. 마침내 봉기가 도래했다
1. 메리 크라이시스crisis 앤드 해피 뉴 피어fear!
2. 저들은 우리에게 통치하라고 강요하지만, 우리는 그 사주에 따르지 않을 것이다
3. 권력은 병참술이다. 모든 것을 봉쇄하자!
4. 구글, 꺼져버려fuck off!
5. 종적을 감추자
6. 우리의 유일한 조국: 유년기
7. 모든 것은 공유물이다
8. 오늘은 리비아, 내일은 월스트리트
옮긴이 후기: 혁명의 무당들이 불러낸 것들(이진경)
책속에서
대표자를 맞아들일 만큼 동질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때까지 관찰자들에게 포착되지 않은 새로운 혁명 주체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인민’이 거리로 나왔다고 말할 때 사전에 인민이 실존했던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사전에 인민은 없었다. ‘인민’이 궐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다. 사라졌던 공통의 경험과 지혜, 실생활의 언어와 인간 조직을 되살림으로써 궐기가 인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과거의 혁명은 새로운 삶을 약속했지만, 현대의 봉기는 새로운 삶의 열쇠를 가져다준다.
거리에서 승리하는 것, 권력 기구를 부수는 것, 권력의 상징을 불태우는 것만으로는 권력을 해체할 수 없다. 권력을 해체하는 것은 권력의 근거를 박탈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봉기가 하는 일이다. 봉기에서, 구성된 권력은 미숙하거나 효과적인, 조잡하거나 세련된 수많은 공작을 펴는 가운데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구성하는 권력의 베일이 갈가리 찢겨져 누구나 속을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에 ‘왕이 벌거벗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권력을 해체하는 것은 권력의 정통성을 박탈하는 것이고, 권력으로 하여금 자신의 자의성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우발적 차원을 드러내도록 만드는 것이다.
정치인들은 우리를 대표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있는 것이다. 권력은 다른 곳에 있기 때문이다. 이 정확한 직관이 현대의 모든 음모론에서는 광기로 변한다. 권력은 정말 다른 곳에, 기관들이 아닌 다른 곳에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감추어져 있는 것은 아니다. 혹은 애드거 앨런 포의 ‘도둑맞은 편지’처럼 감추어져 있다. 그것이 누구나 볼 수 있는 곳에 항상 있기 때문에―고압선, 고속도로, 로터리, 슈퍼마켓, 컴퓨터 프로그램 등의 형태로―아무도 보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