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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기타국가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91643666
· 쪽수 : 301쪽
· 출판일 : 2010-08-25
책 소개
목차
올리버 색스의 추천글
메모리 북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나는 멍하니 주위를 둘러보았다. 간호사도, 커튼도, 이불을 덮은 무릎에 난 혹도, 창문 밖으로 보이는 길 건너 병동도 볼 수 있었다. 시각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그 순간,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간호사가 창문 옆에 가지런히 접혀 있는 신문지를 건네주었다. 나는 1면을 펼쳐보았다. ……하지만 일반적인 흑백 글자들은 여전히 비밀 암호처럼 느껴졌다. 해독이 불가능했다. 혹 다른 면은 제대로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며 신문을 뒤집어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나는 단순 기억상실증 환자일 뿐만 아니라, 글씨까지 읽을 수 없게 된 것이다. _1장
나는 사실을 확인해보기 위해 손에 집히는 대로 종이를 들고는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이 모든 상황이 누군가 나를 골탕 먹이기 위해 꾸민 음모라면 이보다 더 철저할 수는 없었다. 글자가 인쇄된 종이를 아무리 쳐다봐도 내가 해독할 수 있는 단어는 하나도 없었다. <글로브 앤 메일>지도 <타임>지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라틴어로 뭐라 뭐라 했던 병도 괴로웠지만, 이런 상황을 내 스스로 바꿀 수 없다는 사실에 더 괴로웠던 것 같다. _3장
내가 병실에 갇혀 있는 채로 다른 사람들을 조종하고 있는 끈을 생각해보았다. 애나는 사무실을 확인하고 있다. 마사는 벌써 전화로 정보를 주었고, 토론토 경찰들도 곧 더 많은 정보를 알려줄 것이다. 기이한 방식이기는 하지만, 내 위치는 유리했다. 막 함박웃음을 머금는 찰나, 한 가지 생각이 뒤통수를 쳤다. 앞으로의 전망이 장밋빛이기는 한데, 로즈는 어디에 있는 걸까? 로즈가 나를 보러 왔던가? 아니, 한 번도 오지 않았다. 몇 주 동안……. 그런데 몇 주나 됐지? 로즈가 만약 내 의뢰인이었다면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 머리를 땜질하지 않은 사립탐정을 찾으러 갔나? 이제 나를 괴롭히는 건 로즈의 존재가 아니라, 로즈의 부재였다. _13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