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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88993066210
· 쪽수 : 190쪽
· 출판일 : 2013-08-21
책 소개
목차
감사의 글
* 꽃들이 들려준 이야기
아침참선 / 연꽃 앞에서 / 개화 / 잊고 살았다 / 연심 / 버려야 얻는 것 / 꽃이 하는 말 /
내 안의 빛 / 공중하화 / 인과 / 각성 / 산화 / 꽃 / 니르바나 / 윤회 /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영란 / 무시무종
* 계절과 세월이 들려준 이야기
영춘 / 화신 / 창 밖엔 봄 / 봄볕에 어울리는 꽃이 되려면 / 가을비 내린 뒤 / 담쟁이 / 꽃사과 / 그림자 / 오상고절 / 어울림 / 간격 / 혈맥 / 성자 / 잎꽃 / 형영 / 생명의 온기 / 설회춘묘
/ 봄빛
* 비와 바람, 이슬과 서리가 들려준 이야기
바람의 흔적1 / 바람의 흔적2 / 빗방울 / 아침이슬1 / 아침이슬2 / 아침이슬3 / 해상
/ 불가촉귀화
* 강과 호수와 바다가 들려준 이야기
끝이 곧 시작 / 감로법문 / 착시 / 동행 / 꿈꾸는 섬 / 바다 / Who are you? / 저수지가 아름다운 까닭 / 미망 / 영과 이진 / 적정 / 마음의 거울 / 공 / 몽유효제
* 집과 마을과 길 위에서 들은 이야기
구름 그리고 삶 / 빛과 그림자 / 추양독서 / 물듦 / 의자 / 차 / 화엄의 미소 / 길 / 사랑의 서약 / 기도 / 개심 / 심안 / 점등 / 불일불이
* 사진에 담긴 사연과 추억
빗장 / 춘양광휘 / 우담바라 / 추억의 명화 / 시원이 / 여인 내게로 오다 / 영결 / 쓸쓸한 결실 / 오는 길이 가는 길 / 절하는 꽃 / 가치 / 일편단심 / 어둠이 빛을
책속에서
아침 이슬 2
어린다고도 하고 맺힌다고도 하고
내린다고도 하고 엉긴다고도 하는 것이다
젖는다고도 스민다고도 맞는다고도 하고
밟는다고도 하고 채인다고도 하는 것이다
맑다고도 하고 깨끗하다고도 하고
싱싱하다고도 하고 덧없다고도 하는 것이다
흩어져 있을 때는 보이지도 않다가
어리면 온 세상을 한 방울 안에 담아내고
제 안에 든 모든 것 감춤 없이 드러낸 뒤
흔적 하나 안 남기고 사라져버린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니 마음이 어찌 이슬 아니랴
절하는 꽃
1080배를 하는 자리에 함께 있었다.
나는 절하는 사람들의 맨 뒷줄휠체어 위에 앉아서
다섯 시간 가까이 절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었다.
땀 뻘뻘 흘리면서 절하는 이들이야 당연한 일이었을 테지만
보고 있는 나까지도 허리가 뻐근해졌다.
절하는 이들을 지켜보는 동안 들었던 쓸 데 없는 생각,
절을 하는 이 순간 누구 하나라도 내 처지를
부러워하는 이들이 있을까?
아니 부러움은 차치하고 절할 수 있는 것에 고마워하는 이가 있기는 할까?
1080배를 마친 사람들의 말간 얼굴이 꽃과 같았다.
절은 않고 엉뚱한 생각이나 하느라고
절하는 이들 모두 꽃이었던 것을 절하지 않은 나만 모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