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꿈속을 걸어 나오다

머리말 ● 이순신의 꿈속을 걷다 9
프롤로그 ● 목자득왕木子得王, 천명天命을 받은 사람들 ― 이순신, 이성계의 혁명을 꿈꾸다
석자 길이의 칼 14｜거북선을 창조하다 16｜닮은꼴, 이성계와 이순신 19｜혁명의 천명, 수호의 천명 22｜천명의 상징 코드, 목자木子 이李씨 25｜불패의 상승常勝 장군들 30｜고요하고 겸손한 백성들의 스타 35｜활의 민족, 신궁 고주몽의 후예 38

1부 ● 출세와 욕망의 거울, 꿈
1장_ 이순신의 꿈을 만나러 가는 길
꿈의 해석, 감옥과 왕관의 갈림길 45｜이순신의 꿈 ― 욕망과 통찰의 힘 48
2장_ 제왕은 제왕의 꿈을 꾼다
출세를 꿈꾼 양반, 승리를 꿈꾼 이순신 53｜홀로 벼슬하며 그대를 생각하노라 ― 미암 유희춘의 꿈 58｜천리 밖에서도 서로 사랑하며 ― 오희문의 꿈 62｜무슨 일을 걱정하느냐 ― 남평 조씨의 꿈 66｜키가 1촌만 더 컸더라면 ― 노상추의 꿈 68

2부 ● 혁명의 꿈과 현실의 한계
1장_ 호국해룡護國海龍의 신화가 되다 ― 커져가는 욕망과 선택
뿌리 뽑히는 큰 나무, 한韓을 온몸으로 받치다 73｜서에서 동으로 뻗친 정복해야 할 산들 78｜비겁한 자들은 도망갔지만, 나는 지켜보았다 86｜하늘을 날던 붉고 푸른 용, 화룡畵龍이 되다 91｜화살을 멀리 쏘고, 갓을 발로 차서 부수는 사람 109｜남해의 호국룡이 되다 116
2장_ 신인神人을 만나다 ― 하늘을 감동시킨 열망과 계시
일어나라! 일어나! 적이 왔다 125｜ 적의 모습이 보였다. 진을 쳐라! 130｜신인神人이 승리의 전략을 알려주다 132｜떠돌이 귀신들에게도 존경을 받다 143｜흉한 것 같았지만 도리어 좋은 꿈 147｜ 포로로 잡혀간 이가 돌아올 징조 150｜ 김서신金書信이 왜군들의 항복을 전하다 154｜ 아기를 안았다 도로 내려놓다 157
3장_ 한쪽 눈 먼 말一目盲, 수로장성水路長城을 타고 넘다
바다의 만리장성水路長城이 되다 159｜두 가지 상서로운 꿈 165｜탁상공론을 하는 한쪽 눈이 먼 말一目盲 166｜악연, 순변사 이일을 질책하다 169｜이순신을 경계하기 시작하다 172｜옴에다 치질까지 걸린 나라 175｜꿈속에서 땀을 흘렸다 179｜영의정과 함께 조용히 이야기했다 183｜왕명을 받은 선전관들, 이순신 주위를 맴돌다 185
4장_ 아, 나의 수군이여! ― 원균 패전 그리고 분노와 양심의 갈등
사나운 호랑이를 때려잡아 휘두르다 195｜부활을 계시하는 종들의 반가운 인사 202｜원균과 최후의 만찬을 하다 207｜조선 수군의 칠천량 패전을 예지하다 210｜삼도수군통제사 재임명의 징조 214
5장_ 아! 어머니, 불쌍한 내 아들아! ― 껍질만 남아 울부짖다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지은 이름, 순신 217｜아들의 결혼식, 그리운 아버지 218｜머리를 풀고 울부짖다 221｜첩이 아들을 낳다. 꿈이지만 내쫓아버렸다 224｜아이를 낳을 징조 226｜어머니 소식을 듣지 못한 지 7일 228｜아! 어머니! 취한 듯 미친 듯 마음을 가눌 수 없다 230｜아! 아들아! 내가 죽고 네가 사는 것이 이치인데 235｜가슴이 찢어진다. 견딜 수가 없다 240｜원수를 갚는 데 저승과 이승이 무슨 차이가 있습니까 242

3부 ● 하늘에 운명을 묻다, 운명을 거부하다
1장_ 400여 년 만에 밝혀진 이순신 척자점
모든 인간에게는 미래욕이 있다 245｜점占으로 정한 도읍, 한양 247｜조선 시대의 역술가 251｜이순신은 왜 점을 쳤나 254｜척자점은 윷점이 아니다 256｜척자점, 비밀을 드러내다 261
2장_ 이순신, 염원을 담아 운명을 묻다
뱀이 독을 내뿜는 것과 같다 267｜승려가 속세로 돌아오는 것과 같다 271｜산이 움직이지 않는 것과 같다 273｜수레에 바퀴가 없는 것과 같다 277｜가난한 사람이 보배를 얻다 278｜불운의 연속, 앞이 보이지 않는 운명 280｜운명을 뛰어넘는 신화의 길을 가다 286｜원균, 비극의 주인공, 운명의 수레바퀴와 충돌하다 290

에필로그 ● 해룡 이순신, 홍길동과 해도진인海島眞人으로 부활하다
한산도의 이순신, 율도국의 홍길동, 《정감록》의 해도진인 295｜불편한 상상 ― 조선 최대 역모 사건과 이순신 304
부록 ● <이순신 비결> 읽기와 점치기
1. 〈이순신 비결〉 활용법 315
점을 치는 자세 316｜점치는 순서와 질문법, 괘를 얻는 법 317
2. 〈이순신 비결〉 원문 해석 323
3. 척자점 원문 사진 자료 347
주 349
참고문헌 361

《난중일기》를 보면, 이순신은 자신의 꿈을 적극적으로 해석했다. 이순신도 다른 사람들처럼 동양 사회의 오랜 전통과 관습에 따라 꿈을 어떤 징조나 계시, 길흉의 조짐으로 판단하거나 자기 상황에 맞게 해석했다. 그러나 이순신의 꿈에는 강력한 예지력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 예지력은 어떤 종교적 힘이나 초자연적인 힘에 근거한 게 아니다. 시대 상황, 자신의 위상과 소임 등에 관한 고도의 집중력과 분석력에 기초한 통찰의 결과다. 또한 몇몇 상징적인 꿈들은 완벽할 정도로 철저하게 자신을 절제하는 평상시의 모습과 달리 폭발하는 잠재의식의 분출로 보인다. 예지력을 지닌 꿈과 은폐된 정치적 욕망이 분출하는 꿈이 이순신 꿈의 큰 특징이다.

이 연속적인 꿈들은 이순신의 잠재의식이 변화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높은 산에 올라 자신이 더 정복해야 할 서쪽에서 동쪽으로 펼쳐진 산을 바라보는 이순신, 홀로 달려오는 외딴섬을 당당히 지켜보고 준마를 타고 걸어가는 이순신이 이제는 용꿈을 꾼다. 자신의 잠재의식 속의 목표를 이 용꿈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다.

결국 꿈속의 유성룡과 이순신이 나누는 대화는 자신들을 압박하는 선조와 조정에 불만을 토로하고 왜군과 맞선 싸움도 힘겨운 상황에서 여진족의 침입까지 대처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염려한 것이다. 이순신이 자신이 직면한 남해의 왜군만을 고려하는 게 아니라, 국가 전체의 시각에서 자신의 구실을 고민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