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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심리학/정신분석학 > 교양 심리학
· ISBN : 9788994013619
· 쪽수 : 512쪽
책 소개
목차
INTRO
〈저자의 말〉을 대신할 여러 작가의 문장들
1 운명이라 불리는 것으로 이루어진 삶
I 내가 이미 타고난 세상
II 운명의 부름
III 열등감과 보상심리의 오류
IV 도토리를 나무로 만드는 힘
V 비범함과 비정상의 차이
VI 내 운명을 부르는 것
VII 삶의 아름다움을 찾아서
2 우리는 위가 아닌 아래로 성장한다
I 높이에서 깊이로
II 고난은 축복이 되는 마법
III 고독, 그 자유로운 쓸쓸함
IV 하강 성장이 우리에게 주는 것
3 우리가 미처 몰랐던 ‘부모’에 관한 잘못
I ‘부모’ 선택하기 119
II ‘어머니’라는 우상 124
III 부모 오류에 갇힌 아이들 136
IV 아버지의 부재 145
V 데카르트 세상으로의 회귀
4 보이지 않는 세상으로 돌아가기
I 모든 것을 보고 있다는 착각
II 선명하고, 재빠르고, 완전한 직관
III 한쪽 눈을 감아야 보이는 세계
IV 두 세계의 연결
5 존재한다는 것은 인식되는 것
I 내면의 비밀을 알아보는 눈
II 나는 어떻게 ‘존재’하는가
6 삶을 좌우하는 제3의 요인
I 심리학이 말하지 않는 삶의 조건
II 영혼의 코드, 그 천성적 삶의 패러다임
III 자신의 몫
IV 여러 가지 층위로 이루어진 사랑의 지도
V 공유될 수 없는 유일한 환경
7 삼류 통속소설과 순진한 판타지
I 영혼에 맞는 음식
II 위험한 판타지의 결핍
8 자신의 삶을 포장하는 위장과 은폐
I 일어난 적이 없는 ‘기억’의 회상 301
II 이름과 별명
9 운명, 우리가 도망칠 수 없는 필연성
I 운명과 운명론의 차이
II 목적과 목적론의 차이
III 우연적 사건 속의 필연성
IV 비합리적이고 예측불허인 삶의 법칙
10 나쁜 씨알머리를 말한다
I 다이몬에 사로잡힌 히틀러
II 냉혹한 심장
III 나쁜 씨알머리의 특성
IV 나쁜 씨알머리의 8가지 행동
V 또 다른 히틀러를 막는 법
VI 잠재력과 나약함의 균형
11 우리는 단수형이다
I ‘평범한 영혼’은 없다
II 성격은 운명이다
III 나는 바로 내가 존재하는 방식
IV 평범함의 진정한 의미
V 어느 민주주의자의 플라톤주의
꼬리말
방법론에 대한 짧은 변명
주
리뷰
책속에서
인간의 삶에는 흔히 우리 나름대로 삶을 정의한 인생론을 넘어서는 더 많은 것이 존재한다. 그중에서 빠르거나 늦거나 시기는 다르지만, 우리를 특정한 길로 불러들이는 것처럼 보이는 ‘무엇인가’가 존재한다. 어쩌면 사람들은 이 ‘무엇인가’를 어린 시절에 접했던 결정적인 신호의 순간으로 기억할 수도 있다. 그 시절에 갈 길을 잃은 충동, 매료, 여러 가지 사건의 특이한 반전 등은 강력한 신호로 다가온다.
“그래! 이게 바로 내가 꼭 해야 하는 일이야. 이게 바로 내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하는 거야. 이게 바로 내 모습이야.”
이 책은 바로 그런 운명의 부름에 대한 이야기다.
어쩌면 선명하지도 않고 확실하지 않을 수도 있다. 굳이 말하면 그 부름은 나도 모르게 작은 시냇물에 가볍게 발을 담그는 일과 비슷하다. 은연중 강둑으로 나왔다가 바람에 흔들리듯 그 시냇물을 만난 것이다. 당신은 훗날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서 ‘아, 운명이 나를 이곳으로 이끌었구나’라고 깨닫게 된다.
그렇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운명을 인식하는 감각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런 유형의 신호와 회상은 폭력적인 공포의 기억만큼이나 강렬하게 한 사람의 일대기를 채우기 마련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상대적으로 불가사의한 이런 순간들은 옆으로 밀리곤 한다. 우리 인생론은 이런 불가사의한 순간보다 과거의 상처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즉 그 과거의 상처를 극복해 나가는 ‘영웅적인’ 존재로 인생을 설정하려 한다는 뜻이다. 어린 시절의 상처와 분노의 여신이 던지는 돌팔매에도 우리는 처음부터 고유의 기질을 드러내는 이미지를 타고나며, 그 기질은 어느 정도 변하지 않고 지속되는 특성을 보인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질의 힘에 대해 이야기한다.
타고난 이미지를 발견하려면 대중적이지만 낡아빠진 심리학 특을 일단 옆으로 치워야 한다. 그 틀은 삶을 충분히 드러내주지 못한다. 오히려 그 틀에 끼워 맞추기 위해 삶을 재단하게 된다. 유아기부터 문제 많은 청년기를 거쳐 중년의 위기와 사그라져 가는 노년, 결국 죽음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전개 발전되는 삶…. 이것은 이미 짜놓은 지도를 따라 터벅터벅 걸어가는 일, 다시 말하면 어딘가에 도착하기도 전에 당신이 어디에 가 있는지 미리 말해주는 일정표 위에 서 있는 것과 같다. 또는 보험회사 직원이 계산해서 미리 알려주는 평균 통계수치와 다를 바가 없다. 그러한 프레임 안에서 당신의 인생 경로는 미래완료형으로 기술되며 이는 시간 순서대로 써내려가는 제출용 이력서의 경력 사항처럼 느껴진다. 이것 다음에는 저것 식으로 사건들을 죽 나열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이러한 삶은 이야기 구성이 실종된 서사와 같고, 이런 서사는 점점 더 따분해지는 주인공인 ‘나’를 붙들고 말라비틀어진 ‘경험’의 사막에서 방황한다.
현장 의사들은 처음부터 악의적으로 불충분한 치료를 시도하진 않는다. 좋은 의도로 시작하지만, 통용되는 이론의 불충분하고 악의적인 성질로 말미암아 어쩔 수 없이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소위 정상적인 발달심리학 통계치가 인간 삶이 특별한 복합성을 판별하는 기준을 결정하는 한 일탈은 곧 비정상적인 인간이 된다. 그 통계와 맞물린 진단은 질병이다. 아니, 통계와 맞물린 진단은 바로 그 찬란한 이름, 진단 및 통계 안내서다. … 우리는 ‘비정상’이라는 용어를 ‘비범함’으로 바꾸어 병리학과 비범함을 연결시키고자 한다. 그리고 비범한 사람들을 우리 평범한 삶을 점검할 때 필요한 비전으로 만들고 싶다. 이런 방식이 바로 이 글을 진행하면서 선호하는 방식이다. 제대로 된 심리학자라면 개인의 병력이 아니라 인간의 역사를 읽고, 생물학이 아니라 인물의 전기를 읽으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