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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네, 변신에 도취하다

크리스티네, 변신에 도취하다

슈테판 츠바이크 (지은이), 남기철 (옮긴이)
  |  
이숲에올빼미
2011-11-01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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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네, 변신에 도취하다

책 정보

· 제목 : 크리스티네, 변신에 도취하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동유럽소설
· ISBN : 9788994228259
· 쪽수 : 476쪽

책 소개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슈테판 츠바이크의 장편 소설. 복잡다단한 인간 심리를 치밀하고 세밀하게 그려내기로 유명한 슈테판 츠바이는 사후 출간된 이 마지막 소설에서 인간의 내면에서 잠자는 이기적 욕망, 오랫동안 굶주렸던 욕구가 분출되는 과정을 집요하게 추적한다. 1988년 독일과 프랑스에서 TV 영화로 제작되어 방송되기도 했다.

저자소개

슈테판 츠바이크 (지은이)    정보 더보기
부유한 유대계 방직업자 아버지와 이름난 가문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슈테판 츠바이크는 빈에서 높은 수준의 교양교육과 예술교육을 받으며 성장했다. 스무 살의 나이에 시집 '은빛 현'으로 문단에 데뷔하여 일찌감치 작품성을 인정받는 작가로 자리매김한 그는 세계 여러 나라를 자유롭게 여행하면서 한 시대를 풍미하는 여러 예술가들과 교류하며 드높은 정신세계를 구축했다. 또한 2차 세계대전 이전 백만 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한 대중적인 작가이자 다른 나라 언어로 가장 많이 번역된 작가로 독일/오스트리아 문학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츠바이크는 ‘벨 에포크’라 일컬어지는 유럽의 황금 시대에 활동했다. 예술과 문화가 최고조로 발달했던 그 시기를 그는 진정으로 사랑했다. 그러나, 그토록 사랑했던 유럽이 한방의 총성으로 촉발된 세계대전을 통해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눈앞에서 목도하게 된다. 황금 시대의 빛과 영광을 박살낸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을 구축한 그들 유럽인들이었다. 이 때의 심경은 자신의 삶을 중심으로 유럽의 문화사를 기록한 자전적 회고록 『어제의 세계』에 잘 드러나 있다. 극심한 상승과 하강을 삶을 통해 모두 경험한 이후, 섬세한 그의 심성은 더 이상 부조리한 세계에서 버티지 못하고 스스로 죽음이라는 길을 택하도록 만들었다. 비극으로 생을 마감했지만, 그가 쓴 수많은 소설과 평전은 오늘날까지도 세계 여러나라의 언어로 번역되어 수많은 독자들로 부터 사랑을 받고 있으며, 상당부분 영화화되기도 했다. 또한 다른 예술영역에까지 영향을 미쳤는데, 대표적인 예가 천재 감독 웨스 앤더슨의 2014년 작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THE GRAND BUDAPEST HOTEL)이다. 앤더슨은 이 영화가 슈테판 츠바이크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영화는 츠바이크의 소설 '초초한 마음'의 첫 단락을 차용해서 시작하며, 엔딩 크레딧에서 “inspired by the writings of Stefan Zweig” 라는 문구를 삽입하여 그 사실을 확고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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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철 (옮긴이)    정보 더보기
건국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하고, 독일 마르부르크대학교에서 수학했다. 지금은 독일어권의 문학 작품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한다. 『우체국 아가씨』, 『테레제, 어느 여인의 일대기』, 『글 쓰는 여자의 공간』, 『타라바스』, 『우아하게 걱정하는 연습』, 『완벽의 배신』, 『아이를 낳아도 행복한 프랑스 육아』, 『에로틱 세계사』, 『거의 모든 시간의 역사』, 『제왕들의 사생활』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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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여자는 옆자리가 비어 있었지만, 감히 가방을 내려놓지 못했다. 차를 타고 가는 내내 무릎 위에 등나무 가방을 올려놓고, 이 오만한 사람들이 틀림없이 자신을 지켜보고 있으리라는 걱정 때문에 눈을 들지도 못하고 고개를 숙인 채 좌석 밑으로 보이는 것들에만 시선을 고정했다. 하지만, 다른 여자들이 신은 고급스러운 신발이 눈에 들어오자, 자기가 신고 있는 신발이 더욱 초라하게만 느껴졌다. 여자는 여름용 담비 모피 가운 아래로 나온 다리를 세련되게 꼬고 거만한 자세로 앉아 있는 여자들의 발과 남자들이 신은 대담한 무늬의 스키 양말을 참담한 심정으로 바라보면서 그들의 모습이 자신과 너무도 다르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했다. 모욕적인 기운이 파도처럼 밀려와 부유함의 지옥에 들어와 앉아 있는 여자의 뺨을 끊임없이 때렸다. 예상치 못했던 이 낯설고 우아한 사람들 사이에 앉아서 어떻게 절망하지 않고 버틸 수 있을까? 겁먹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마다 여자에게 새로운 고통을 안겨주었다. 맞은편 좌석에는 열일곱 살쯤 되어 보이는 소녀가 발바리 강아지 한 마리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 앉아 있었다. 강아지는 게으르게 엎드린 채 기지개를 켰다. 모피로 레이스를 달아놓은 강아지 옷에는 명품 브랜드의 모노그램이 새겨져 있었다. 강아지 털을 간질이는 소녀의 작은 손톱은 붉은색으로 매니큐어가 칠해져 있었고, 손가락에 낀 반지에는 다이아몬드가 번쩍이고 있었다. 구석에 세워둔 골프클럽에도 부드러운 크림색 고급 가죽을 댄 우아한 손잡이가 달려 있었다. 아무렇게나 던져놓은 여러 개의 우산에도 각양각색의 고급스러운 손잡이가 달려 있었다. 여자는 무의식적으로 얼른 손을 움직여 싸구려 가짜 뿔로 만든 자신의 우산 손잡이를 가렸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빌었다.
‘제발 아무도 이 우산을 보지 못했으면.’
여자는 걱정스러워 더욱 몸을 움츠렸고, 앞자리에서 웃음이 터져 나올 때마다 꾸부정한 등을 타고 불안감이 밀려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이 자기를 보고 웃는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고개조차 들지 못했다.


이제 그녀는 가는 곳마다 ‘크리스티아네 폰 볼렌’으로 알려졌다. 여기저기서 그렇게 소개되고 불리다 보니 그녀는 별 저항감 없이 그 이름에 익숙해졌다. 부드러운 색조에 윤이 나는 가구가 있는 방에 익숙해지듯이, 호텔의 호화스러움과 안락함에 익숙해지듯이, 큰 지출에 익숙해지듯이, 온갖 매혹적인 것들에 도취하듯이 익숙해졌다. 별안간 여자를 잘 아는 누군가 ‘호프레너 양!’ 하고 부르면 그녀는 몽유병 환자가 최면상태에서 깨어나듯 깜짝 놀랄 것이다. 꿈속에서 겪어봤듯이 산꼭대기에서 추락하는 기분일 것이다. 여자의 새 이름은 완벽하게 그녀의 일부가 되었고, 여자는 자신이 이제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신했다는 확신이 들었다.


새 옷을 입자 걸음걸이부터 달라져 육감적으로 엉덩이를 흔들며 우아하게 걸었으며, 한 걸음 한 걸음 옮길 때마다 자신감이 솟아났다. 밖으로 나와 사람들과 신나게 떠들어대자 놀랍게도 그때까지 늘 지쳐 있었던 몸에도 활기가 되살아났다. 춤은 여자의 몸을 유연하게 만들어주었으며 그녀가 새롭게 발견한 힘과 다시 찾은 젊음이 그녀의 재능을 거듭 확인하게 해주었다. 심장은 격렬하게 고동쳤고, 언제라도 날아오를 듯 상쾌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끊임없이 부풀었다가 가라앉는 가슴은 마치 감전된 듯한 전율을 손가락 끝까지 전해주었다. 그것은 이상하고, 강렬하고, 새로운 즐거움이었다. 호기심에 이끌려 이제는 오히려 가만히 앉아 있기가 어려워졌고, 갑자기 몰아닥친 강풍에 날리듯 여자는 여기저기로, 안으로 밖으로, 위층과 아래층으로 분주히 돌아다녔다. 계단을 오를 때에도 한 번에 한 칸씩 오르는 일이 없었다. 뭔가를 잊은 사람처럼 마음이 들떠 늘 세 칸씩 올랐다. 놀고 싶은 충동과 애정과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너무 강해서 손은 늘 사람이든 물건이든 무언가를 붙잡고 있었다. 그리고 이따금 양팔을 활짝 펼치고 먼 곳을 향해 터져 나오는 웃음과 환호를 참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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