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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고고학
· ISBN : 9788994418384
· 쪽수 : 440쪽
책 소개
목차
서문_ 크로마뇽인, 그들은 어떻게 세상의 변화에 적응했는가_4
작가의 말_16
1. 네안데르탈인과 크로마뇽인의 역사적인 접촉_21
2. 네안데르탈인, 환경에 순응하는 생존법을 터득하다_53
3. 네안데르탈인들은 겨울잠을 잤다?_83
4. 네안데르탈인에게는 식인풍습이 있었다_113
5. 현생 인류의 일만 번째 할머니, 아프리카 이브_141
6. 뛰어난 이동성, 아프리카에서 서아시아로 다음엔 유럽으로_171
7. 사자인간, 초자연적 존재에 대한 영적 믿음의 상징_211
8. 척박한 겨울을 나기 위한 필수품, 동물의 지방과 수석 그리고 모피_241
9.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효율적 무기 제작의 대가들_273
10. 관찰과 지형을 활용한 사냥기술의 발달_307
11. 개인의 정체성이 중요해지고 예술적 천재성이 발휘되다_339
12. 온난화가 불러온 도전과 농경사회의 시작_369
참고문헌_406
색인_428
리뷰
책속에서
나는 좋은 투창기는 창을 던질 때 약간 휘어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치 스프링이 내장된 것처럼 휘어졌다 던지는 마지막 순간에 힘을 추가해주는 원리다. 무게를 더해주는 투창기를 사용했을 때 효과는 증가했고 이것이 이후 크로마뇽인 투창기에 동물의 이미지가 정교하게 조각된 이유일 것이다. 이런 조각이 무게를 더하는 역할을 했다(화보 10). 아름답게 만들어진 비싼 산탄총에 정교한 장식을 새기는 전통은 오늘날에도 남아 있다. 투창기는 아마도 오랫동안 지니고 다니며 사용한 소중한 소유물이었을 것이다. 이것이 왜 정교하게 장식된 투창기들이 많이 발견되는지를 설명해준다. 크로마뇽인들이 사용한 투창기는 대부분 쉽게 만든 단순한 장치였고, 휴대하기 가볍고, 전문가가 사용했을 경우 매우 효과적인 사냥무기였을 것이다. 이후에 발견된 일부 소형 투창기들은 어린아이들이 무기 사용방법을 배우기 위해 사용했던 어린이용 투창기였을지도 모른다.
나무가 없는 환경에서 투창기처럼 가공된 공예품을 제작하기 위해 원자재를 찾는 일에는 독창성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나무가 턱없이 부족한 북쪽의 환경에서 도구나 무기뿐만 아니라 건축 자재나 연료에 사용할 재료로 나무 대신 뼈와 뿔을 이용했다. 툰드라 지대에서 가장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원자재는 동물의 뼈였다. 누구도 동물의 뼈 없이는 정착은 고사하고 사냥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동물의 뼈를 손에 넣기 위해서는 뿔과 뼈를 날카롭게 다듬은 무기나 다른 소형 공예품으로 만들기 위한 매우 효과적인 석기가 필요했다. 즉, 매머드 상아와 순록의 뿔, 장골이 가진 도구로서의 가능성을 이용해야 했다. 크로마뇽인들은 이 같은 재료의 긴 조각 없이는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가벼운 무기나 뼈송곳, 그리고 가장 혁신적인 발명품인 바늘귀가 있는 바늘 같은 정교한 공예품을 제작할 수 없었다. 돌날격지는 이 같은 공예품을 만들 수 있는 여지를 제공했다. 수십 개의 표준 규격을 가진 돌날로 만드는 다목적 도구의 디자인은 제작자의 기발한 독창성에 좌우됐다. 이처럼 단순하지만 다재다능한 기술은 앞서 언급한 몸체 하나에 여러 가지 도구가 들어 있는 스위스아미 칼을 연상시킨다.
- <척박한 겨울을 나기 위한 필수품, 동물의 지방과 수석 그리고 모피> 중에서
화산폭발과 그 뒤에 이어진 추위가 인간의 활동을 바꾸어놓았다. 식량 부족과 추위로 인해 다른 무리들과 중대한 사안들을 상의하기 위해 밀접한 관계를 맺어야 했기 때문에 크로마뇽인들이 더 제한된 지역에 집중되는 경향이 생겼다. 고립된 삶이 깨졌고, 지능이 높아지고, 다른 무리와의 연락이 빈번해졌으며, 기술적 혁신이 꽃을 피웠다. 이윽고 기술혁신은 사회적·종교적 삶, 미술과 음악, 냉혹하고 끊임없이 변하는 세계를 규정하는 복잡한 믿음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평생 다른 무리를 거의 만나본 적이 없는 무리들 사이에서 최초의 접촉은 아주 신중하게 이루어졌을 것이다. 이전까지 그들이 다른 무리들과 접촉했던 경우는 아마도 먼 산등성이에 있는 사람을 목격하거나 사냥 사고에서 살아남은 사람을 만나 다른 무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것이 전부였을 것이다. 유창한 언어능력이 촉매가 되고, 생존이 협력과 직결되며, 환경에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는 세상에서는 정보를 교환하고, 이야기나 농담을 나누며, 젊은 남성이 젊은 여성에게 호감을 가지는 방식으로 접촉이 일어나고 그다음엔 더 장기적인 상호작용으로 이어지는 현상은 거의 불가피한 일이었다.
- <뛰어난 이동성, 아프리카에서 서아시아로 다음엔 유럽으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