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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88994747309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14-08-18
책 소개
목차
옮긴이의 글
프롤로그
연필 명상을 위한 십계명
연필 하나
내면의 나와 멀어지다
바라보는 것과 보는 것의 차이
백합과 하나 되기
보고 그리는 일이 곧 명상이다
선이란 무엇인가
선과 예술가의 만남
말의 함정
내가 사라지는 체험
제3의 눈
현대인에게 맞는 명상법
조주와 고양이
그림에서 명상으로
준비물
있는 모습 그대로
모든 감각의 이심전심
연필 둘
눈앞에 살아 있는 것들을 신뢰하라
나의 첫 경험
이국적인 풍경 그리기
말을 그리려면 말을 느껴야 한다
연필 셋
나의 스승들
누드에 대하여
완벽한 몸
죽음과의 만남
군중을 그리는 법
진짜 나와 가짜 나의 싸움
연필 넷
신기한 습관
얼굴을 그리다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마주 보라
연필 명상의 핵심
만물의 외침을 듣는 사람
깨달음이 오는 순간
우리가 계속 그려야 할 이유
연필로 명상하기를 통한 변화의 움직임
더하지도 빼지도 않은 상태를 끝까지 유지하라
책속에서
다음 날 아침은 화창한 봄날이었다. 저렴한 스케치북과 연필을 나눠주고 바깥으로 나가 워크숍을 진행했다. 나는 참석한 사람들을 잔디밭으로 데리고 가서 이렇게 말했다.
“서로 최소한 2미터 정도 떨어져서 아무 데나 앉으세요. 말은 하지 말고 그냥 앉아서 긴장을 풀어요.
무엇이든 앞에 있는 대상에 눈길을 주세요. 작은 나무일 수도 있고, 관목일 수도 있고, 큰 나무일 수도 있고, 그냥 풀일 수도 있겠죠.
자, 5분 동안 눈을 감으세요.
이제 눈을 뜨고 작은 나무든, 풀잎이든, 민들레든 앞서 본 것에 집중하세요. 마주본다는 느낌이 들 때까지 그 눈을 들여다보세요.
이 세상에 당신과 그 대상만 남았다고 느끼세요. 그 대상이 우주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느끼세요. 눈앞에 있는 그것이 생사의 모든 수수께끼를 품었다고 느끼세요.
정말로 그래요!
당신은 더는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보고 있는 겁니다.
이제 초점을 유지한 채로 느슨하게 연필을 쥐세요. 눈이 받아들이는 대로 손이 종이 위에서 따라가게 하세요. 연필심으로 윤곽을, 그 잎의 전체 둘레를, 풀의 잔가지를 쓰다듬는다고 느끼세요.
그저 손이 움직이게 하세요! 어떤 그림이 그려지고 있는지 확인하지 마세요. 그건 전혀 중요치 않아요. 연필이 스케치북 밖으로 나가도 괜찮아요. 다시 시작하면 되니까요. 다만 보는 대상에서 눈길을 돌리지 말고, 연필을 떼지 마세요.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 열심히 그리지 마세요. 그리고 있는 대상을 ‘생각’지 마세요. 그저 눈이 보는 대로 손이 따르게 하세요. 보이는 것을 쓰다듬으세요.”
나는 그리지 않은 것은 결코 진정으로 보지 못한 것임을 배웠다. 그리기 시작할 때 평범한 대상이 얼마나 특별해지는지 모른다. 나무의 갈라져 나간 가지나 민들레 씨앗 방울의 구조가 순전한 기적임을 깨닫는다.
시인 월트 휘트먼은 “생쥐는 수많은 불신자들을 놀라게 할 만큼의 기적이다”라고 말한다. 나는 만물 중에 평범한 것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모든 것은 보여지고, 그려질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