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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5997109
· 쪽수 : 169쪽
책 소개
목차
권두작품 - 이상범
제1회 독후감 공모전 당선작 - 김선경 외
편집후기 - 전영관
개화(開花) - 고현숙
조약돌 사랑 - 이지영
노모의 노심초사 - 임병식
달마중 - 전대선
마루에서 부르는 노래 - 김창애
이불 - 변소영
달빛소나타 - 강경자
엄마 - 김명숙
냄새의 집 - 전영관
진작 알았더라면 - 장은초
당신의 새끼손가락 - 임영숙
나는 괜찮다 - 박래여
물빛 그리움 - 임은수
서른아홉의 꽃으로 - 김영태
어머니의 춤 - 김언홍
시린 기억의 저편 - 한판암
양수가 그리운 아들 - 이승훈
엄마의 가방 - 우미정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때부터였다. 내가 이불에 집착한 것이. 그때 한창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전우' 라는 시리즈를 즐겨보아 난 자주 전쟁 꿈을 꾸었는데 그 꿈속에서 전쟁이 터지면 난 죽자사자 이불을 챙겨 양 어깨에 짊어지고 피난을 갔다. 무겁고 부피가 큰 이불 때문에 작은 몸을 휘청거리면서도, 비질비질 식은땀을 끊임없이 흘리면서도 난 이불을 짊어진 채 죽을힘을 다해 피난을 가다가 꿈에서 깨어나곤 했다.
꿈이 아닌 현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포근하고 도타운 이불만 보면 난 사족을 못 썼다. 필요 없음을 알면서도 이불 판매대에 성큼 다가가 손으로 만져보고, 사고, 집에 가져와 깨끗이 빨고, 어디론가 쉬 가져갈 수 있도록 눈에 잘 띄는 곳에다 놓아두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도 그랬다. 이불은 돈에 집착하지 않는 엄마, 야단치지 않는 엄마, 발가벗겨 날 내쫓지 않는 엄마였다. 야단치거나 쫓아내는 대신 날 포근하게 감싸주는 엄마, 꽃병 사오라고 재촉하지 않는 선생님, 나 혼자 살아갈 수 있도록 탄탄한 방어막이 돼주는 마이 스위트 홈이었다. - 변소영, '이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