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궁궐사건

들어가는 말 | 4
궁궐로 보는 조선왕조 500년 | 11
지도로 보는 궁궐 사건 | 16

1부. 경복궁
1. 폐허로 버려진 궁궐, 273년 만에 되살아나다! | 경복궁의 역사 | 29
2. 만백성의 소리를 들어라! | 광화문 | 38
3. 사대외교를 위한 화려한 불꽃 | 영제교 | 44
4. 대왕 세종의 길을 걷다 | 근정전 | 48
5. 사육신을 처단한 친국 현장 | 사정전 | 57
6. 신하들의 공간, 궐내각사의 중심 건물 | 수정전 | 65
7. 태종 이방원의 정치적 승부처 | 영추문 | 73
8. 흥청망청의 발원지 | 경회루 | 79
9. 천재 과학자 장영실의 자취를 찾아 | 흠경각 | 85
10. 조선의 역사를 바꾼 한 여인의 선택 | 강녕전 | 91
11. 28년간 세자의 삶을 살다간 문종의 자취 | 자선당 | 98
12. 조선왕조 마지막 대비, 신정왕후의 삶 | 자경전 | 105
13. 젊은 성군, 인종을 보내며 | 청연루 | 112
14. 조선의 땅에 전깃불을 밝히다 | 향원정 | 119
15. 근대사 최고의 비극, 을미사변 | 건청궁 | 126
16. 근대화를 위한 고종의 치밀한 준비 | 집옥재 | 135
17. 중종, 쿠데타를 일으키다! | 신무문 | 140
18. 왕궁을 점령한 일본군의 경복궁 습격사건 | 건춘문 | 148

2부. 창덕궁
19. 화재의 연속, 비운의 궁궐 | 창덕궁의 역사 | 157
20. 문이 열리는 순간, 조선의 운명이 바뀌다 | 돈화문 | 162
21. 드라마틱한 영조의 왕위 즉위 | 인정전 | 170
22. 애민 군주 영조, 암행어사 박문수를 만나다 | 선정전 | 178
23. 조선의 마지막 희망이 잠들다 | 희정당 | 183
24. 광복하라, 광복하라! | 대조전 | 192
25. 갑신정변의 마지막 현장 | 관물헌 | 199
26. 정조, 문효세자를 가슴에 묻다 | 중희당 | 204
27. 황실은 살아 있다 | 낙선재 | 211
28. 새로운 세상을 꿈꾸던 군주와 학자들 | 주합루 | 218

3부. 창경궁
29. 궁궐, 유원지로 전락하다 | 창경궁의 역사 | 229
30. 치욕의 눈물로 밤을 지새우다 | 양화당 | 232
31. 조선의 또 다른 희망, 소현세자 | 환경전 | 238
32. 장희빈을 보며 인생무상을 느끼다 | 통명전 | 245
33. 뒤주 속 사도세자의 최후 | 문정전 | 250
34. 정조는 독살당했는가? | 영춘헌 | 256
35. 한 많은 여인, 혜경궁 홍씨의 삶 | 경춘전 | 264

4부. 경희궁
35. 광해군의 의지로 태어난 궁궐 | 경희궁의 역사 | 277
36. 정조 이산 드디어 왕위에 오르다 | 숭정전 | 281
37. 숙종의 시신이 안치되었던 빈전 | 자정전 | 286

5부. 경운궁
38. 정릉동 행궁에서 궁궐이 되기까지 | 경운궁의 역사 | 295
39. 독립의 소리를 전하다 | 대한문 | 299
40. 천륜을 저버린 광해군을 폐위하다 | 석어당 | 304
41. 을사늑약의 슬픈 역사가 서린 곳 | 수옥헌(준명전) | 309
42. 백성들의 아기씨, 덕혜옹주 | 준명당 | 316
43. 주인공이 없었던 황제 양위식 | 중화전 | 321
44. 근대 여성교육의 선구자 엄황귀비 | 즉조당 | 327
45. 고종황제 독살의 증거 | 함녕전 | 331

몇몇의 특정 건물을 제외하자면, 사실 궁궐의 모습은 일반인들이 보기에 거의 다 비슷한 수준이다. 물론 그런 생각을 한다면 모든 궁궐을 다 돌아다닐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역사적 사실을 생각하며 그 건물에서 있었던 사건, 또 그 건물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할 때 궁궐의 모습은 제대로 들어온다는 것이다.
근정전 앞마당에서 1418년에 세종대왕이 즉위식 날 걸었던 어도를 따라 걸으며 세종의 모습을 상상하고, 경회루 2층을 보며 1455년 단종이 숙부인 세조에게 눈물을 머금고 옥새를 전했던 모습을, 창경궁 영춘헌 창살 안을 보면서 사투를 벌였던 개혁 군주 정조의 모습을, 그리고 90여 년 전 한반도를 뒤흔들었던 3?1독립운동 당시의 함성 소리를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들어야 하는 것이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순조는 반 외척세력이었던 김재천을 세자의 스승으로 삼게 해 세도정치의 청산을 꿈꾸었고, 세자가 9살이 되는 해 당시 최고의 수재들이 모인 성균관에 입학을 시킨다. 이 성균관 입학식 그림에는 아버지 순조가 아들에게 얼마나 많은 공을 들이고 있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순조가 세자를 신뢰할 수 있었던 것은 창덕궁 후원에서의 일화 때문이다.
“아바마마, 이곳에 독서를 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을 하나 지었으면 하옵니다.”
“독서 공간이 필요하면 공간이 많을 터인데 굳이 이곳을 택한 이유가 있느냐?”
“독서는 마음으로 읽는다고 하였는데, 이곳은 출입하는 이들이 그리 많지 않아 독서를 하기에 적합하며 또한 할바마마께서 세우셨다는 규장각과 가까우니 배울 점이 많을 듯싶어서이옵니다.”
순조는 규장각이 아버지 정조의 정치철학이 가장 잘 담긴 곳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세자가 이를 숭상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순조는 세자에게 자신이 감히 할 수 없었던 일들에 대한 희망을 보았던 것이다. 결국 1827년 2월 9일, 순조는 대소신료들에게 세자의 대리청정을 공포하기에 이른다.
- 조선의 마지막 희망이 잠들다 | 창덕궁 희정당 중에서

1637년 1월 30일 밤 창경궁 양화당.
“전하 고정하시옵소서. 옥체가 상할까 걱정되옵니다.”
“내 어찌 죽어서 열성조를 뵙겠는가? 차마 다시 돌아볼 수 없는 치욕이다….”
“전하…….”
인조는 치미는 분통과 슬픔에 어찌 할 줄 모르고 있었다. 그날은 조선왕조 외교 역사상 가장 굴욕적인 삼전도(경기도 광주군 송파리에 있던 나루 이름) 사건이 일어난 날이었다.
당시 조선에게 청나라는 멸시해도 되는 오랑캐이고 명나라는 임금으로 받들어야 하는 부모의 나라였다. 그런 청나라의 침략으로 임금이 남한산성으로 피난을 가고 결국 40일 만에 항복해 청나라 태종 앞에서 세 번 절하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리는 치욕을 당하게 된다.
- 치욕의 눈물로 밤을 지새우다 | 창경궁 양화당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