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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6612964
· 쪽수 : 96쪽
책 소개
목차
18. 생각하는 '식물'에 대해 '생각하다'
30.나의 이름은 매직트리입니다.
42. 미션! 나무로 살아남기!
52. 오늘도 우리는 나무와 함께
64. 나무, 그 신비로운 이야기
76. 아낌없이 주는 의사 강전유 선생님
84. 종이가 우리 손에 오기까지
저자소개
책속에서
우리가 식물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아주 미흡하다. 단지 지금 우리의 수준에서 내릴 수 있는 불완전한 정보와 관념만으로 '식물은 지능이 없다'고 판단하면서, 생명도 생각도 없는 물건처럼 여기며 쓰고 버릴 따름이라면 너무 성급하고 오만한 것은 아닐까? 아직 식물로부터 직접적인 신경섬유나 뇌조직을 발견한 사례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학자들은 식물도 원초적인 신경 기관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밝혀질 사실들에 비하면 아주 작은 추측일 뿐이지만, 언젠가 우리는 지금 동물들과 그러하듯이 나무들과 소통할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그리고 그들의 의미에 대해서,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행성에 대한 새로운 생각과 이야기를 함께 할 기회를 맞이할 수도 있다고.
아프리카의 자연을 떠올리면 드넓은 초원 위에 서 있는 아카시아나무, 뿌리가 하늘을 향해 솟은 듯한 바오밥나무가 연상된다. 이 생명들은 그 땅의 사람들과 동물들에게 안식처가 되어 준다 . 아카시아나무는 햇볕이 내리쬐는 한낮에 그늘을 드리워 쉬어갈 공간을 마련하고 너른 풀밭에 은은한 향기를 퍼트린다. 그리고 초식동물에게 언제나 풍요로운 식사를 제공한다. <어린왕자>에 등장하는 바오밥나무는 건기의 척박함 속에서도 커다랗고 무성하게 자란다. 아프리카 창조 신화에 이 나무가 등장하는 이유도 그 생명력과 존재감일 것이다. 바오밥나무는 오래 살수록 속이 텅 비게 되는데 원주민들은 거기에 물건을 넣어두기도 하고 생활 공간의 일부로 활용한다. 그 비어 있는 속은 무덤으로 쓰이기 때문에 영혼의 안식처라고도 불린다.
그들이 어울려 이루어진 숲으로 바람이 분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나무들은 어느 한 그루 똑같이 움직이지 않는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어도 사람의 마음과 행동이 제각각인 것처럼 나무도 같은 바람 앞에서 그 생김과 성질에 따라 자기만의 바람을 탄다. 어떤 예술작품에서도 그런 적 없는 독창적인 선을 그리고 리듬을 만든다. (중략) 바람에 하염없이 흔들리는 것처럼 보이는 나무는 바람을 맞이하고 껴안고 흘려보낸다. 그리고 잠연히 말을 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