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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97751419
· 쪽수 : 180쪽
· 출판일 : 2014-12-10
책 소개
목차
머리말
제1장 말리의 유령
제2장 세 유령 중 첫 번째
제3장 세 유령 중 두 번째
제4장 세 유령 중 마지막
제5장 결말
옮긴이의 말
책속에서
“그럼 달리 어쩌겠느냐, 이렇게 바보들의 세상에서 살고 있는데?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빌어먹을 메리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가 너한테 어떤 때냐? 돈은 없는데 청구서 날아온 돈은 지불해야지, 나이는 한 살 더 먹는데 요만큼도 더 부자는 되지 않지, 장부를 펼쳐 놓고 결산을 하려고 들여다보면 일 년 열두 달 적자 아닌 항목이 없지, 내 맘 같아서는…….” 스크루지가 잔뜩 성이 나서 말을 이었다.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지껄이고 다니는 바보 녀석들은 모조리 제가 먹을 푸딩 만들 때 같이 삶아서 심장에 호랑가시나무 말뚝을 박아 묻어버렸으면 좋겠어. 암, 그렇게 해야 해!”
“날 그냥 내버려두면 좋겠소.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물으니 하는 말이오, 신사양반. 이게 내 대답이오. 나는 크리스마스를 즐겁게 보내지도 않고, 게으른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여력도 없소. 나는 아까 말한 시설들을 지원하는 일에 도움을 주고 있소. 돈이 적잖이 들지. 그러니 형편이 아주 좋지 않은 사람들은 거기에 가야지.” “거기에 갈 수 없는 사람도 많습니다. 거기에 가느니 차라리 죽겠다는 사람도 많고요.” “차라리 죽겠다면 그러는 게 나을 거요. 잉여인구가 줄기라도 할 테지. 게다가, 미안한데, 그런 건 난 모르는 일이요.”
여자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과거의 크리스마스 유령’이 뿜어내는 빛에 그 눈물이 반짝였다. 여자가 차분하게 말했다. “별 의미가 없겠죠. 당신에게는 의미가 없을 거예요. 내가 있던 자리를 다른 우상이 대신 차지해버렸어요. 그 우상이 내가 그렇게 되려고 애썼던 것처럼 앞으로 당신에게 힘과 위로가 될 수 있다면 내가 슬퍼할 이유가 없어요.” “어떤 우상이 당신의 자리를 차지했단 말이오?” “황금의 우상이요.” “이것이 세상의 공평한 처사인가! 세상에서 가난만큼 힘든 건 없지. 그런데 부를 추구하는 것만큼 세상이 심하게 비난하는 것도 없으니 말이오!” 여자가 부드럽게 말했다. “당신은 세상을 너무 두려워해요. 세상의 험한 비난을 피하려다가 당신의 다른 소망들을 다 잃어버렸어요. 고귀한 포부가 하나둘 사라지더니 이젠 오직 하나,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어요. 내가 틀렸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