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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97870066
· 쪽수 : 292쪽
· 출판일 : 2014-05-20
책 소개
목차
머리글|느림은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이다
시간의 압력에서 벗어나기 |한가로이 걷기 |듣기 |권태 |꿈꾸기 |기다리기 |내면의 고향 |글쓰기 |포도주의 지혜 |모데라토 칸타빌레 |리듬의 교체 |문화의 과잉 |도시계획의 지연에 대하여 |분주하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순박한 사람들의 휴식 |하루의 탄생
옮긴이의 글|우리 영혼이 한가롭게 거니는 시간
리뷰
책속에서
느림은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삶의 선택의 문제이다. 다시 말하자면, 정해진 시간을 앞당기지 말고 시간에 쫓겨 허둥대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사방에서 뭔가 재촉을 받고, 또 그런 압력에 자진해서 따르는 사회에서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하루 빨리 시작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머리글' 중
우리의 노력 때문에 본의 아니게 노동의 평균 기준이 턱없이 높아져버렸다. 그런 까닭에 우리는 과거보다 한결 높아진 이상을 다시금 쫓아가야만 한다. 지칠 줄 모르는 사람들은 자기만의 생각에 사로잡혀 있어 느림보들을 좀처럼 배려하지 못한다. 오히려 느림보들을 완전히 제압해서 문 밖으로 가차 없이 밀어내버린다. …… 요즘 달라진 것은 노동의 한계를 넘어서서 행동하는 것이 한층 우월한 가치로 여겨진다는 점이다.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 사람은 오히려 힘이 빠져 죽고 말 것 같은 분위기라고나 할까. 따라서 몽상가들, 예컨대 묵상하거나 기도하는 사람들, 조용히 지내는 걸 좋아하거나 존재하는 즐거움 자체에 만족하는 사람들은 이런 흐름에 역행한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는다. 사상가들이나 상당수의 저명한 공상가들 또한 오늘날의 이런 흐름에 편승하고 있다. 그들은 우리의 인격을 형성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움직임에서 등을 돌리고 노동의 한계를 넘어서는 행동을 예찬하기 시작했다.
'시간의 압력에서 벗어나기' 중
미소는 때때로 듣기보다 더욱 더 강렬하게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처럼 느껴진다. 상대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면 그로 인해 상대의 얼굴마저 달라 보인다. 미소는 완전한 형태를 갖추기도 전에 활짝 피어나는 꽃과도 같다. 불확실한 순간에는 상대가 미소를 짓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 상대가 우리에게 미소를 선물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한다. 그러다가 상대가 갑자기 미소를 지으면 그가 우리를 자신과 비슷한 사람으로 인정했다고 생각하게 된다.
'듣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