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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여성학/젠더 > 여성문제
· ISBN : 9788997889488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14-11-28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지금, 엄마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나 4
1장 산후조리원, ‘엄마’를 찍어내다 15
엄마 노릇의 첫 교육장
김보성
모유수유 캠프, 육아상품 박람회 / 산후조리의 상품화, 산후조리원의 등장 / 육아 소비 세계에 발 딛다 / 강도 높은 모성 이데올로기 / 고통을 말해선 안 되는 모유수유 / 모유에서 분유, 다시 모유로 / 소비하는 엄마로 거듭나라는 ‘교육’ / 스스로 정하는 행복한 엄마 노릇
2장 ‘나’와 ‘엄마’ 사이에 가로놓인 산후우울 39
여성 스스로의 언어로 이야기해야 할 때
안미선
산후우울증, 떠도는 이야기 / 가족을 파괴하는 무서운 병? / 출산율 증가에만 맞춰진 대책 / 사회문화적인 산후우울증 / 여성들의 목소리를 통해 본 산후우울 / 산후우울을 설명하는 왜곡된 언어들 / 엄마로서 홀로 책임져야 하는 문제들 / 사회적 돌봄과 지원의 부재, 여전한 성별 분업 / 산후우울, 다양한 목소리로 바뀌다
[인터뷰] “내가 세상에 혼자 남겨진 느낌이 들어요” 70
결혼과 함께 찾아온 우울증 / 내가 괜찮다니까 정말 괜찮아 보여? / 난 한 번도 만족스럽지 않았어 / 아무도 못 찾는 곳에 숨어버릴 거야
3장 전문적으로 키우고 있나요? 85
유아용품 광고가 만드는 ‘완벽한 아이’ 신화
김향수
육아도 과학이다 / 임신의 다른 이름, 퍼펙트 베이비 프로젝트 / 육아과학과 과학적 모성 / 육아과학의 전도사가 된 엄마들 / 아이에게 성장 단계별 제품을? / 불안감을 조장하는 광고에 흔들리지 않기
4장 도시에서 아이 키우기 107
모성을 틀 짓는 공간의 문제
김보성
아이를 데리고 갈 데가 없다 / 모성을 틀 짓는 도시라는 공간 / 돈으로 산 놀이 공간 ‘키즈카페’ / 자투리땅조차 없는 거대한 아파트촌 / 도시에서 아이 키우기
5장 엄마가 깐깐할수록 아이는 건강해진다? 125
엄마 혼자 짊어진 ‘가족 건강’의 책임
김향수
방사능 괴담 / 위험사회와 신경질적인 주부들 / 과학사회 논쟁에 뛰어든 엄마들 / 유해 화학물질로부터 아기를 지켜라! / ‘탄광 속 카나리아’ 소리에 귀 기울이기
[인터뷰] “엄마가 잘못해서 아이가 아픈 게 아니야” 146
24시간, 365일 풀가동 / 아토피의 시간을 견디다 / 서울을 떠나 산에 들어가다 / 엄마와 아이는 다 연결되어 있다 / 나를 변화시키려고 온 아이
6장 아기는 언제나 이벤트 중 161
상업적 프로젝트가 된 아기 의례들
김향수
엄마인가, ‘사생팬’인가 / 사진 대중화와 가족사진 / 성장앨범과 돌잔치 시장 / 엄마표 DIY로 비용은 줄고 일은 늘고 / 의례에서 부모 사랑의 증표로 / 지금 이 순간을 놓칠 수 없다 / 힘겨운 엄마 노릇을 인정받는 장
7장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늦어요! 187
유아기까지 드리운 조기교육 경쟁
김향수
인적자원이 되어버린 아이들 / 자녀의 입신양명을 책임지다 / 유아기까지 내려온 고질적 사교육 문제 / 불안과 죄책감이 키우는 교육 시장 / 조기교육이냐, 적기교육이냐 / 모성의 덫, 끝나지 않는 엄마 역할
[인터뷰] “내가 불안해서 사교육을 시킨 거예요” 213
다른 애들보다 늦다는 한마디로 시작된 일 / 취학 전에 사오천만 원을 사교육비로 쓰다 / 이런 게 필요한 게 아니었구나 / 학교 가서 상처받지 말라고 그랬던 건데 / 비교할 수 없는 삶들
8장 일하는 엄마와 살림하는 엄마의 끙끙앓이 231
‘이상적 어머니’와 ‘이상적 노동자’ 신화에 갇힌 엄마들
김보성
일하는 엄마의 딜레마 / 살림하는 엄마가 빠진 덫 / ‘이상적 어머니’라는 환상과 어머니 찬양 또는 비난 / 풀타임 엄마인 동시에 풀타임 노동자 / 여성을 짓누르는 ‘이상적’ 규범을 넘어
[인터뷰] “육아도 삶도 균형이 중요해요” 249
내 새끼를 내가 왜 못 키우냐! / 워킹맘의 아킬레스건 /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돌볼 수 있다면 / 죽기 살기로 쫓아다닌 부모교육 / 아이는 평생 자라야 하니까
에필로그
엄마들은 이미 투쟁 중 265
참고문헌 270
미주 276
리뷰
책속에서
이렇게 모유수유는 새내기 엄마들에게 바람이고 희망인 동시에 강제이자 억압이 된다. 모유가 아이의 건강과 정서 발달에 더없이 좋다는 온갖 의학적, 과학적인 설득, 그리고 모유수유가 가장 자연스럽고 이상적인 수유 형태라는 예찬은 엄마들에게 모유수유를 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안겨준다. 그러나 정작 수유를 하는 기간 동안 여성이 감내해야 하는 불편과 고통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그 ‘불편과 고통’을 공공연히 말하는 것 자체가 금기시되기 때문이다. 모유수유가 이른바 ‘엄마가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라고 치켜세워지는 사회적 풍토 속에서, 젖이 잘 돌지 않거나 직장 등 사회생활로 인해 모유수유를 할 수 없는 엄마들은 ‘죄인’이 될 뿐이다.
-1장 산후조리원, ‘엄마’를 찍어내다
아이를 거부하고 싶은 순간, 아이가 옆에 있다는 것을 더 견딜 수 없는 순간에 아이를 때리고 밀치거나 누르기도 한다. 아무도 없는 방에서 아이에 대한 감정을 폭발시키고 울부짖기도 한다. 아이를 침대에 확 밀쳐 굴려버리거나 모든 것에 무기력해져 어질러진 깜깜한 방에 멍하니 앉아 있기도 한다. 이런 것들은 엄마가 된 여성들이 가장 말하기 힘들어하고 수치스러워하는 기억이다. 아이를 진심으로 거부하고 싶었던 그 몇 번의 일이 자신의 엄마 자질을 의심하게 하며, 스스로 손가락질하게 한다. 하지만 사람은 일시적인 분노를 느낄 수 있으며 그녀들은 그 후로도 충실히 엄마 노릇을 했다. 화가 났다고 해서 이성을 잃거나 아이를 죽이는 일이 일어날 거라고 두려워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상상이다.
산후우울증은 부당하게 고립되고 사회적으로 잊힌 여성이 자신을 찾고 싶어하는 막다른 몸짓을 일컫는 말이 될 수 있다. 여성들 스스로 그렇게 혹독하게 낙인찍어야 할 만큼 커다란 잘못이 아니다. 그녀는 아이를 사랑하고 자기 책임을 다하려 한다. 욕망과 감정을 직시할 수 없을 만큼 조여오는 완벽한 모성이라는 환상이 가혹한 것이다.
-2장 ‘나’와 ‘엄마’ 사이에 가로놓인 산후우울
육아과학은 아이를 돌보고 기르는 것을 하나의 프로젝트로 변화시켰다. 신체적, 정서적, 지적 발달을 도모하여 완벽한 아이를 만드는 프로젝트이다. 몸의 다양함에 너그럽지 않은 사회, ‘몸도 스펙’이라 공공연히 이야기하는 한국 사회는 여성들이 이 프로젝트를 완수해야 할 절박한 이유가 된다. 한 엄마에게 맡겨진 의무와 책임은 육아과학의 발달로 더 다양해지고 세분화되고 있다. 육아과학은 엄마 개인들에게 아이의 상태를 이해하고 과학의 언어로 설명하는 능력을 가져다주었다. 여성들은 과학적 육아의 수용자이자 실천자이자 전파자가 되기도 했지만, 과학적 모성은 엄마의 돌봄 매뉴얼을 쏟아내며 돌봄 노동을 증대시켰으며 좋은 엄마라는 이상 역시 변화시켰다. 방대한 육아 지식은 아이를 존재 그 자체라기보다 불완전한 개체이자 엄마의 노력에 따라 개선될 수 있는 존재로 만들었다. 유아용품 광고는 현명한 엄마라면 발달 단계에 맞춰 적절한 상품을 아이에게 선물해야 한다고 설득한다. 노동집약적이며 소비적인 과학적 모성은 육아산업의 성장으로 강화되고 있다.
-3장 전문적으로 키우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