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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8120627
· 쪽수 : 316쪽
책 소개
목차
1부 아프가니스탄에서 만난 사람들
사람이, 아프다 … 희망이, 고프다
개정판 서문
아프가니스탄으로 가는 길
낯선 땅에 둥지를 틀다.
나사르 민박집의 여인들이 사는 법
‘구걸 소녀’ 오마이라가 꿈꾸는 세상
부르카를 벗어던진 아프간 첫 여성 앵커 마리암
그곳에는 어떤 삶이 있을까? / 아프가니스탄 난민촌 취재기 1
낯섦과 익숙함의 차이 / 아프가니스탄 난민촌 취재기 2
평화와 죽음과 이별이 공존하는 곳 / 아프가니스탄 난민촌 취재기 3
만남과 헤어짐, 그 운명 앞에서 / 아프가니스탄 난민촌 취재기 4
나는 목놓아 울어야만 하는 아프간 여인이다.
하룻밤 나의 ‘아프간 딸’이었던 막답
‘금지된 음악’ 무스타파 밴드의 마지막 콘서트
2부 이라크에서 만난 사람들
바그다드 최고의 맛집을 소개합니다
베일에 가린 보통 사람들의 삶 / 전쟁 전야, 무스타파 가족이 사는 법1
전쟁의 그림자는 점점 짙어지고 / 전쟁 전야, 무스타파 가족이 사는 법2
생사의 갈림길에 선 사람들 / 전쟁 전야, 무스타파 가족이 사는 법3
나의 ‘인간 내비게이션’, 알리
미쳐 버린 사람들의 도시, 바그다드
저항 세력의 본거지로 뛰어들다 / 이라크 저항 세력의 실체1
그들은 왜 다시 총을 들었나? / 이라크 저항 세력의 실체2
신념과 운명의 사이에서 / 이라크 저항 세력의 실체3
그들은 왜 이라크에 왔나 / 이라크의 미군들 1
미군 최정예 부대 스트라이커 중대에 가다 / 이라크의 미군들 2
생사를 넘나드는 종군 취재기 / 이라크의 미군들 3
군복 벗은 그들은 평범한 젊은이였다 / 이라크의 미군들 4
루비나의 편지, 그리고 희망을 만드는 아이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내게도 새내기 피디 시절이 있었다. 어떤 방송을 해야 하는지, 어떤 피디가 되어야 하는지 많이도 헤맸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던 나는 마치 자석에 이끌린 것처럼 무작정 아프가니스탄으로 갔다. 그리고 알았다. 내가 왜 이곳에 왔는지, 그리고 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야 하는지.
아프가니스탄에도 사람이 있었다. 상처받은 가슴 아픈 사연들이 가득했다. 그들은 세상의 관심 밖에 있었다. 말하자면 그곳은 그늘이었다. 당장 굶어 죽어도, 총에 맞아 길거리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도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그 세상 밑바닥에서 그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조금씩 카메라 초점을 그들에게 맞춰 가자 사람이 느껴졌다.
위험하다고 안 가면 그쪽 뉴스에 공백이 생긴다. 의사가 돈이 되는 과목만 병원을 한다면 의료 공백이 생기는 것과 같다. 뉴스의 공백은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 외신을 받아쓰면 외국의 시각을 베끼게 된다. 국민들에게 우리 시각의 제대로 된 뉴스를 다큐멘터리를 공급해야 하는 것이 나의 의무이자 직업이다. 이게 싫으면 다른 직업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나는 이 직업을 택했고 우리 기자들이 위험한 현장에는 많이 안 가는 것에 대한 공백을 메꾸는 것뿐이다. 그저 취재진의 기본만 지키는 것이다. 더도 말도 덜도 말고 그냥 원칙이다.
탈레반 시절 그 컴컴한 집에서 마리암은 5년간 외출을 하지 못했다. 물론 학교도 갈 수 없었다. 마리암은 집에서 독학으로 공부를 하며 비밀리에 동네 여자아이들을 모아 놓고 글자와 수학을 가르쳤다. 물론 탈레반에게 걸리면 사형을 당할 수도 있었다. 탈레반은 모든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교육받는 것을 법으로 금지했기 때문이다. 그 좁고 어두운 집에서 그녀는 바깥 구경도 못하고 숨죽이며 카펫을 짰고 아이들을 가르쳤다.
"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한 거죠?"
내가 마리암에게 물었다.
"나는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여자이기 전에 한 사람의 인간으로 알고 싶고 배우고 싶었습니다. 나도 그랬고 내가 가르친 아이들도 그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