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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98791162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14-02-21
책 소개
목차
J. 하버쿡 젭슨의 진술
가죽 깔때기
경매품 249호
북극성호의 선장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남부 출신 신사분은 없고요?” 낯선 이가 열심히 물었다.
“없습니다, 선생님.”
“혹시 승객을 더 받을 자리가 남아 있나요?”
“세 사람분 선실이 남았습니다.” 사무원이 대답했다.
“제가 타겠습니다.” 그 쿼드룬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탈 테니 바로 승선권을 구입할게요. 적어 주세요. 뉴올리언스에서 왔고, 이름은 셉티미어스 고링.”
사무원이 양식을 채우더니 낯선 이에게 건네며 아래쪽에 있는 빈칸을 가리켰다. 고링이라는 남자가 몸을 굽혀 서명하는 모습을 본 나는 섬뜩한 공포를 느꼈다. 오른손에 있는 손가락들이 잘려 나가 엄지와 손바닥만으로 펜을 붙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전장에서 수천 번이나 죽음을 목격했고 온갖 믿을 수 없는 외과 수술을 보조했으나, 엄지만이 볼록하게 나온 그 큼직한 갈색 스펀지 같은 손만큼 몸서리나게 역겨운 모습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J. 하버쿡 젭슨의 진술」
이 독특한 방의 중앙에는 커다랗고 네모진 탁자가 놓여 있었고, 서류며 병 따위와 함께 손바닥 모양의 우아한 마른 잎이 그 위를 어수선하게 뒤덮고 있었다. 탁자 앞에는 미라가 담긴 관이 있었는데 관을 둘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온갖 물건들을 한데 치워 쌓아 둔 걸로 보였다. 비어 있는 공간으로 보건대 벽으로부터 그 관을 옮겨 온 듯했다. 새까맣게 말라비틀어진 미라는 마치 옹이 진 나무 위에 불탄 머리가 놓여 있는 것처럼, 꺼림칙하게 관 밖으로 반쯤 빠져나온 채 누워 있었다. 뼈가 드러나 보이는 팔과 갈퀴 모양의 손은 탁자 위에 올라가 있었고, 누렇게 낡은 파피루스 두루마리가 석관에 기대어 있었다. 그 앞에 놓인 나무 안락의자에 이 방의 주인이 앉아 있었다.
-「경매품 24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