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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전 일본소설
· ISBN : 9791128852695
· 쪽수 : 172쪽
· 출판일 : 2020-03-26
책 소개
목차
여학생(女生徒)
사랑과 미에 대해(愛と美について)
피부와 마음(皮膚と心)
여인 훈계(女人訓戒)
아무도 모른다(誰も知らぬ)
해설
지은이에 대해
지은이 연보
옮긴이에 대해
책속에서
내일도 다시, 똑같은 하루가 오겠지. 행복은 평생 오지 않을 것이다. 그건 알고 있다. 그러나 반드시 온다. 내일 온다고 믿으며 자는 것이 좋겠지. (중략) 행복은 하룻밤 늦게 찾아온다. 멍하니 그런 말을 떠올린다. 행복을 애타게 기다리다 결국 참지 못하고 집을 뛰쳐나와 버렸는데, 그다음 날 멋진 행복한 소식이 버려진 집에 찾아오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행복은 하룻밤 늦게 찾아온다. 행복은….
<여학생>에서
여자란 이런 존재입니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하고 있어요. 그게 여자의 ‘천성’인걸요. 수렁 같은 난관을 하나씩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건 확실히 말할 수 있습니다. 여자에게는 그날그날이 인생의 전부인걸요. 남자와는 다르지요. 그것만은 분명하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죽은 다음의 일도 생각지 못합니다. 사색도 없지요. 여자는 순간순간 아름다움의 완성만을 바랍니다. 생활을, 생활의 감촉을 전적으로 사랑합니다. 여자가 밥공기나 아름다운 무늬의 기모노를 사랑하는 것은 그것만이 진정한 삶의 낙이기 때문입니다. 시시각각의 움직임. 그것이 그대로 살아가는 목적입니다. 다른 무엇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피부와 마음>에서
어떤 기분이었던 걸까요? 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오라버니 뒤를 따라가 죽을 때까지 떨어지지 않겠다고 각오했습니다. 세리카와의 일 따윈 상관없어요. 오라버니와 한 번 더 만나고 싶어요. 무슨 일이든 모조리 할 거예요. 오라버니와 함께라면 어디든 갈 수 있어요. 아아, 이대로 저를 데리고 도망쳐 주세요. 부디 저를 망가뜨려 주세요. 혼자만의 일방적인 감정이 갑작스럽게 활활 불타올랐습니다. 저는 어두운 골목길을 아무 말 없이 개처럼 정신없이 달렸습니다. 가끔씩 비틀거리며 넘어지기도 했지만 이내 옷을 여미고 다시 묵묵히 달렸더니 눈물이 솟구쳐 올랐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왠지 지옥 밑바닥으로 떨어진 심정이었습니다.
<아무도 모른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