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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러시아소설
· ISBN : 9791130411606
· 쪽수 : 234쪽
· 출판일 : 2013-10-10
책 소개
목차
이웃 학자에게 보내는 편지
재판
만남이 이루어졌다 할지라도…
이발관에서
알리비온의 딸
뚱보와 홀쭉이
보드빌
외과 의술
세상에 보이지 않는 눈물
카멜레온
장군과 결혼식
살아 있는 연대기
바냐에서
가물치
말[馬]의 성(姓)
계략을 꾸미는 자
프리시베예프 하사
부인들
별장에서
복수
복수자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에서
‘돼지 새끼 같은 그놈 때문에 사할린으로 가다니, 이것도 현명한 짓은 못 돼’라고 시가예프는 생각했다. ‘만일 내가 유형 간다면, 그년이 재혼할 가능성을 갖게 돼. 그렇게 되면, 그년이 좋아 자빠져 으스대면서 두 번째 남편을 맞을 테지… 그러니, 그년도 살려 두고, 나도 죽지 말고, 그놈도… 역시 살려 두는 게 낫겠어. 더 현명하고 혹독한 방법을 궁리해야겠어. 그것들을 모욕해서 벌을 주고, 이혼 수속을 밟아서 추문을 세상에 폭로하는 거야….’
“므시외, 또 다른 신형 권총이 있습니다”라고 점원이 장에서 한 다스의 신형 권총 상자를 꺼내며 말했다. “뇌관에 특수 장치가 돼 있습니다. 자세히 보세요….”
시가예프가 아무도 죽이지 않기로 결심한 이상, 이제는 권총이 필요하지 않았으나, 점원은 여전히 자기 앞에다 권총을 늘어놓으며, 더 상냥하게 대해 주었다. 모욕을 당한 남편은 점원이 자기 때문에 시간을 낭비하고, 웃음을 팔고, 쓸모없이 기를 쓰며 칭찬했다는 생각을 하니 무척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좋습니다, 그렇다면…” 하고 시가예프는 중얼거렸다. “다시 내가 오든가 사람을 보내든가 하겠습니다.”
그는 점원의 얼굴 표정을 보지 않았으나, 다소 면목이라도 세울 양으로 다른 물건이라도 사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무엇을 살까? 그는 무엇이든 값이 싼 것만을 고르며, 상점의 벽을 두루 살폈다. 이윽고 그는 문가에 걸린 풀빛 그물에 시선을 멈추었다.
“저… 저건 뭐죠?” 하고 그가 물었다.
“메추라기 잡는 그물입니다.”
“얼마죠?”
“8루블입니다, 므시외.”
“싸 주시죠….”
모욕을 당했던 남편은 8루블을 주고, 새 그물을 받아 든 다음, 한층 더 모욕당한 기분을 느끼며 상점 문을 나섰다.
- 복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