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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30625997
· 쪽수 : 196쪽
책 소개
목차
추천사 _ 9
늦깎이 요리사 _ 17
경고: 현학자 근무 중 _ 28
중간 크기의 양파 두 개 _ 38
책대로 _ 50
10분 요리의 대가 _ 60
아니, 그 짓은 못 해! _ 72
선인장과 슬리퍼 _ 82
이의 요정 _ 91
좋은 것 _ 101
찌르퉁한 서비스 _ 111
한 번으로 족하다 _ 119
그걸 이제야 알려주다니! _ 129
단순한 음식 _ 141
보라색의 위엄 _ 151
이것은 디너파티가 아니다 _ 163
주방 폐물 서랍장 _ 172
교훈 _ 182
옮긴이의 말 _ 194
책속에서
여러분은 요리책을 몇 권 가지고 있습니까?
(a) 충분하지 않다
(b) 딱 적당한 만큼
(c) 너무 많다
(b)라고 답한다면 거짓말이라는 이유로 결격이다. 자기만족 때문에, 또는 음식에 관심이 없다는 것으로, 또는(이건 제일 겁나는 이유일 텐데) 모든 것에 다 완전히 통달했기 때문인 것으로 간주되어 또한 결격이다. (a)나 (c)라고 답하면 점수를 딴다. 최고 점수를 따려면 (a)와 (c) 둘 다를 똑같은 비중으로 선택해야 한다. 누군가는 모든 것을 더 명료하고 쉽게 씀으로써 독자가 실패할 염려를 줄이고 더 믿을 만한 레시피를 내놓는다며 항상 새로 배우겠다는 자세를 보여주는 답이 (a)다. 그리고 이 (a)를 적용할 때 자주 실수하기 때문에 (c)도 답이다.
“잘 익은 방울토마토 2.5킬로그램, 이등분해서 씨를 뺀다.” 2.5킬로그램이라면 5파운드도 훨씬 더 된다. 이 조그만 녀석들이 몇 개나 모여야 1파운드가 될까? 내가 말해주겠다. 방금 열다섯 개의 무게를 달아보았더니 4온스였다. 다시 말해 1파운드면 60개란 얘기다. 그러니까 파운드면 3백 개다. 이걸 모두 반으로 자르면 6백 조각이 되는데, 한 개라도 빠트릴까 봐 마음을 졸이며 칼로 하나하나 씨를 톡톡 빼내다 보면 사방이 온통 토마토 주스로 범벅이 된다. 자, 그럼 다 함께?아니, 우린 그 짓은 못 해! 그러고는 토마토 씨는 추가 섬유질이라는 명분으로 그냥 두기로 한다.
잠깐, 그게 아니고, 실은 그러지 못했다. 우선 치커리가 아직 식칼에 잘 굴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끈적끈적한 찌꺼기” 따위는 일절 없었다는 점이다. 세 번째 이유는 내 눈길을 끈 마지막 화보에서는 짙은 갈색 농축액이 돼지고기에 흘러내리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또 거짓이잖아!” 나는 소리를 질렀다. (현학자의 부엌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외침이다. 현학자가 요리를 해주는 그녀는 그것을 단순한 청각적 구두점으로 간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