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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30663043
· 쪽수 : 404쪽
· 출판일 : 2025-02-06
책 소개
목차
서문
Q씨에게
작가의 가치관
순간순간은 새로운 것
두 여인상
산다는 것
자유 1
자유 2
자유 3
내 손과 내 말
문학의 자리
장마 끝의 생각
병적(病的)
열등감
위선
좌절된 영웅들
지성과 지식
어느 날의 망상
왜 쓰는가
선택
성격 문제
잠 안 오는 밤
자기의 목소리
회귀선에서
사소설 이의
시계 없는 시간
집필
표현의 방법
어떤 순간에
사실과 사상
동일한 상황의 이질적인 작품
대량 인쇄의 결과
휴일
소설을 쓰는 마음
사람
소재
창작의 주변
12년 만에
서문(序文)이라는 것
일상의 행위
화원을 꿈꾸며
신기루 같은 것일까
소리
의상
일
아침의 대화
언어
예의
다시 Q씨에게
가설(假說)을 위한 망상
저자소개
책속에서
흥미 있는 것은 프로할징 씨가 무서운 인내심으로 자신의 보루로서 물질을 지킨 것뿐이며 타인에게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았음에도 오히려 피해자로서 구원받지 못한 끝장이었고 라스콜니코프는 관념적인 초인적 개인주의가 범죄와 결부되어 악덕한 수전노 노파는 물론 선량한 노파의 동생까지 살해하는 가해자로서 오히려 구원을 받는 결말을 맺은 일입니다.
밤이 되면 열려 있는 창문으로 불빛을 따라 나비들이 찾아드는데 참말 신기하고 황홀한 나비들이 많았습니다. 나비 채집을 해보려고 그것들을 잡기 시작했습니다. 무더운 여름밤이었습니다. 잠시 잠이 들었든지 아니면 환상 속에서였었든지 내 방에 수천수만의 나비 떼들이 몰려들지 않겠어요. 막 춤을 추는데 그것은 눈보라 같기도 하고 흰 종이를 찢어서 마구 흩뜨린 것 같기도 하고, 그 무시무시한 나비 떼들은 미친 것처럼 춤을 추며 내 얼굴에다 흰 가루를 뿌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자기 투쟁 없이 인간에게 깊이 부딪치고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 쓰인다는 것은 매우 희귀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것은 아름다울지는 몰라도 맹물같이 맨숭맨숭한 것, 그것은 밝을지는 몰라도 인생 자체가 어두운 혼돈 속에 뒤틀고 있는 괴물인 바에야 에덴동산의 이야기에 불과하겠고 아무리 자신과 자부에 가득 차 있는 것 같지만 그 자신과 자부가 벌써 열등감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사람은 어떤 것으로든 반드시 열등감이 있게 마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