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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30664101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25-03-10
책 소개
목차
번역에 관하여
1 복수
2 모든 것은 결국 드러나게 되어 있다
3 그때 그 노래
4 열리고 닫히고
5 땅 위의 주름
6 내가 한 선택들
7 용서와 분별력
8 간절하지만 기쁜 마음으로
9 오직 우리뿐
10 우리는 마법처럼
감사의 말
리뷰
책속에서
현재는 과거의 복수다. 한국엔 전생에 자신이 가장 마음을 아프게 했던 사람의 부모로 다시 태어난다는 믿음이 있다. 나는 1988년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의 오코너병원에서 태어남으로써 복수에 성공했다. 억울한 누군가의 환생이었기에 엄마의 몸 한 조각을 도려내며 태어나도 마땅했다.
만약 두 분이 서울로 간다면 그들은 현명한 부모가 될 뿐 아니라 돈도 잘 벌고 누구보다 위풍당당한 삶을 누리게 될 터였다. 아빠는 대기업 임원이 될 것이며 엄마는 17년 전에 떠나온 형제자매와 재회할 것이다. 고급 차 두 대, 고층아파트, 넉넉히 지급되는 회사 소유 백화점 상품권, 자신들과 비슷한 위치의 새 친구도 얻게 될 것이다. 아이들과 떨어져 살아야 하겠지만 그 기간은 딱 3년에 불과하다. 아이들에겐 곁에 있어주는 것보다 든든한 경제적 지원을 해주는 게 더 나을 것이다.
편지에서는 전화보다 엄마 목소리가 더 가깝게 들렸다. 나는 내 방 책상에 앉아, 문간에 서서, 침대에 누워 편지를 읽었다. 그리고 도로 접어 봉투에 집어넣고 침대 옆 협탁에 두었다. 엄마를 가까이에 두고 싶어서였다. 편지 한 통을 한 번이나 두 번씩 읽었다. 다시 읽을 땐 입술을 움직이며 읽었다. 읽을 때마다 새로운 무언가를, 내가 놓친 단어를 찾기를 바랐다. 편지를 치우면 다시 공황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