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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30681429
· 쪽수 : 424쪽
· 출판일 : 2022-03-17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제1장 평온의 종말과 협박
제2장 기억의 붕괴와 공백
제3장 진상의 해명과 낙뢰
제4장 원한의 문자와 살인
제5장 영상의 암시와 시신
제6장 최후의 살의와 결말
에필로그 뇌신
리뷰
책속에서
피투성이로 땅에 널브러진 에쓰코. 춤이라도 추듯 기묘한 방향으로 내뻗은 팔다리. 경차에서 내린 나이 든 여자는 망가진 기계처럼 온몸을 떨었다. 산산이 부서진 경차의 앞 유리창. 그 앞 유리창을 깬 물체는 박살 나서 아스팔트 위에 흩어졌다. 갈색 흙. 자홍색 꽃. 흰색 도자기 조각. 그 조각 중 하나에 ‘엉겅키’라는 글씨가 적혀 있었다. 내가 무엇 하나 이해하지 못한 사이에 구급차는 달려갔다. 맨션 계단을 뛰어올라 집에 들어가자 유미가 활짝 웃으며 달려왔다.
“아빠 꽃, 쑥쑥 클 거야.” 자랑스럽게 콧구멍을 벌름거리면서. “꽃은 해님을 봐야 쑥쑥 커진대.”
하지만 베란다에 화분은 없었다.
― 돈을 좀 마련해줬으면 해서 말이야.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상대는 미리 준비해두었음이 분명한 말투로 이야기를 꺼냈다. 보이스피싱이 제일 먼저 떠올라 아무 말 없이 수화기를 내려놓으려고 했다. 하지만 다음 말이 귀에 들어온 순간 손이 멈췄다.
― 비밀을 알아.
불길한 예감에 가슴이 싸늘해졌다.
― 자세히 말하면 내 정체도 들통 날 테니 간단하게 말하자면, 사고를 친 건 당신 딸이야. 당신은 그걸 알면서도 감췄고. 지금까지 쭉.
그리고 남자는 마치 비장의 카드를 내밀듯 이렇게 말했다.
― 엉겅퀴를 키운 것도…… 난 다 알아.
나와 누나가 번개에 맞은 날, 늦은 밤에 구급차로 실려 온 사람은 구로사와 소고, 아라가키 다케시, 시노바야시 가즈오, 그리고 병원장 나가토 고스케였다. 심한 설사와 구토 증상으로 보건대 식중독일 가능성이 높았으므로 즉시 위세척을 하고 항생제를 투여했다. 그러자 증상은 일단 진정된 것처럼 보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네 명 모두 온몸에 심한 경련을 일으켰다.
다음 날 아침, 아라가키 금속 사장인 아라가키 다케시가 죽었다.
그리고 그다음 날에는 마을에서 가장 큰 버섯 농가 주인인 시노바야시 가즈오가 죽었다.
남은 두 명, 석유 부자인 구로사와 소고와 나가토 종합병원 원장인 나가토 고스케는 목숨을 건졌지만, 상태가 회복되지 않아 계속 입원 치료를 받았다. 경찰 수사 결과, 네 사람은 흰알광대버섯을 먹고 중독되었음이 밝혀졌다. 산속에 자생하는 무서운 독버섯으로, 그 지방에서는 ‘저승사자’라고도 불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