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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91130699561
· 쪽수 : 516쪽
· 출판일 : 2023-06-07
책 소개
목차
6장 본정통(本町通)에서
7장 빗속을
8장 오열(嗚咽)
9장 외투 입어!
10장 갯바람 솔바람
11장 이향(離鄕)
12장 강물에 띄워 보내고
13장 혼담
14장 탈 속에는
15장 인간으로서
16장 혼례
제3편 태동기
1장 동행
2장 오가타 지로[緖方次郞]
3장 산호주(珊瑚舟)
4장 노령(露領)의 빙판
5장 종놈의 아들
6장 초대
7장 죽음의 자리에서
8장 형평사(衡平社)
9장 죄인들
10장 박제한 학
어휘 풀이
저자소개
책속에서
어둠은 한없이 깊고 칠흑같이 깊고, 유폐(幽閉)하려 들듯이 사방에서 밀려온다. 걸음을 멈추고 서버리면 그 자리에 영원히 유폐되어 칠흑 같은 어둠을 헤치고 나올 수 없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어디든 가야 하고 멈추어서는 안 된다. 길켠에는 명멸하는 창가 불빛이 있는데 왜 이렇게 어두운가. 멈추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그러한 의식은 때때로 가냘프게 날갯짓하고, 소망도 한낮의 촛불같이 희미해지면 코트 자락이 밤바람에 펄럭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3부 2편 7장 「빗속을」 중에서
평사리에 올 때마다 용이는 아들에게 인사 갈 것을 명령했고 홍이 역시 김훈장에 대한 정리를 생각하여 순순히 아비 의사에 따랐다. 그러니까 범석이네 집과는 상당히 구면인 셈이다. 이번에는 추석까지 꽤 오랫동안 평사리에 체류하게 되어 무료하기도 했었지만 범석이는 좋은 친구였기에 종종 놀러 가곤 하는 것이다. 김훈장의 장손 그러니까 양자로 데려온 한경이의 큰아들 범석이는 올해 열여덟, 홍이보다 두 살 아래였지만 외모로는 홍이보다 숙성했다.
-3부 2편 13장 「혼담」 중에서
서의돈은 두 다리를 쭉 뻗고 늙은이와 병든 여자가 나가버린 빈 좌석을 멍청히 바라보고 있었다. 텅 비어버린 좌석은 여행의 끝처럼 쓸쓸하고, 밤기차란 으레 그런 것이지만 희망도 없는 듯 암울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선우신이 자리에 돌아와 앉자 서의돈은 창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어둠과 불빛과 그림자가 교차하는, 움직임이 선명한 그곳을 방금 내린 승객들이 얼기설기 지나간다.
-3부 3편 1장 「동행」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