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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30819655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22-10-31
책 소개
목차
제1부 여행, 그 플러스 알파의 힘
칼랄라우의 하늘과 바다에서 다시 길을 찾다 / 쌍무지개 뜨는 마우이에서 진정한 친구가 되다 / 코히마르 어촌마을에서 『노인과 바다』를 만나다 / ‘독 짓는 늙은이’의 마음을 읽다 / 쿠바 음악과 혁명의 아이콘 체 게바라를 만나다 / 헤밍웨이 문학의 산실을 찾아서-키웨스트,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제2부 행복의 투이새를 찾아서
관계의 미학 행복의 투이새를 찾아서 / 아버지의 크리스마스 카드 / 아카시아꽃이 핀 줄도 모르고 / 당신은 웃어요, 내가 꽃으로 필게 / 큰할아버지의 시비를 따라가다, 통일의 길목에 서서 / 별을 찾아 떠나가신 그분, 황순원 선생님 / 꿈에 / 눈부시게 찬란했던 내 청춘의 <광화문 연가> / 시인이 흥얼거리던 <봄날은 간다>
제3부 마음의 물길
바다에서 / 윤동주의 나무 / 친정엄마 / 새해 첫날 / 양포 일출을 보며 / 오어사 가는 물길 / 삶이란
▪편집 후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공항을 나서자 우리를 태운 버스는 말레콘 해안선을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8킬로미터로 뻗어 있는 시멘트 방파제 너머 대서양의 짙푸른 바다가 넘실대고 있었다. 거리의 악사들과 사랑하는 연인들. 무심히 마냥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젊은이들의 실루엣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때마침 바다는 노을로 붉게 물들고 있었다. 언제나 노을은 우리를 현실에서 환상 속으로 또는 그리움 속으로 불러들인다. 환상이나 그리움이 없다면 삶은 얼마나 삭막할까. 바다 위로 떨어지는 해를 보며 내 묘비명을 생각해본다. 죽음이 있으므로 삶은 살아야 할 가치가 있다. 나는 한 마리 작은 제비갈매기가 되어 비상을 꿈꾼다. 작은 제비 갈매기는 먹이를 얻지 못하더라도 자유를 향하여 있는 힘껏 날갯짓을 할 것이다.
(「코히마르 어촌마을에서 『노인과 바다』를 만나다」)
인간은 누구나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이 관계를 통해서 사랑하고 미워하고 슬퍼하고 때로는 절망한다.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어떤 사람은 인간적으로 성숙되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은 완전히 인간성을 상실한 채 파괴되기도 한다. 그리고 인간은 관계 속에서 상대방을 바라보기도 하지만 자기 자신의 참모습을 바라보기도 한다. 관계는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문인 것이다.
돌이켜보면 나 역시 수많은 관계 속에서 아파하고 갈등하고 사랑하고 절망하며 살아왔다. 때로는 생각의 차이를 수용할 수 없어서, 때로는 신념과 가치관이 다르다는 이유로, 때로는 상대방의 감정과 정서를 이해할 수 없어서 힘들어했던 것 같다. 이제 세월이 흘러 중년으로 접어들면서 생각의 차이, 가치관의 차이, 정서의 차이를 상대방의 개성으로 그대로 수용하고 인정하려고 노력한다. 인간이 인간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관계에서조차도 그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지난한 일이다. 사소한 습관을 고치게 하는 것도 어렵고 가치관을 변화시키기도 어려우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감정을 공유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상대방을 이해시키는 것도 어려우며 설득하는 것은 더더욱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관계의 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