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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30817576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21-01-20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장현숙│별을 찾아 떠나가신 그분, 황순원 선생님
꿈에
코히마르 어촌마을에서 『노인과 바다』를 만나다
정승아│엄마의 자리
엄마의 기도
자유로웠던 시간, 1년간의 보스턴
정지원│찬바람 나면 꼭 머플러를 챙기세요, 따뜻하게
떠날 때 보이는 것들
아득하고 머나먼 길
최명숙│자귀꽃과 편지
비 갠 오후, 봄 산
혼자, 어느 날 갑자기
한치로│따뜻한 차 한 잔
나와 아들
노산행(魯山行)
김동성│완벽한 변신
살려주세요!
카네기홀 아이작스턴 오디토리움에 서다
김현아│냉이꽃
긴 터널에도 출구가 있듯
아버지의 손을 잡다
박혜경│물의 정원
그놈의 김치
이런 칠리크랩 같은
엄혜자│마당 예쁜 집
소통이 있는 풍경
니아스섬, 시공간의 틈새
유미애│세상에 단 하나, 나의 꽃피는 아몬드 나무에게
나의 비밀 정원
내 여행의 시퀀스
저자소개
책속에서
행복한 삶이란 좋아하는 그대와 토닥토닥 함께 걷는 일이다. 함께 푸르른 가을 하늘도 쳐다보고, 앙상하게 제 몸을 드러내고 있는 나무에게도 인사하고, 파릇파릇 돌 틈에서 얼굴을 내미는 새싹을 보면서 예쁘게 미소 짓는 일이다. 침묵 속에서도 서로의 숨결을 느끼고 감싸 안으며, 그냥 좋은 그대와 동행하는 일이다.
산다는 것은 누군가와 인연을 맺는 일이다. 좋은 인연은 좋은 결실을 맺는다. 부세청연 선연선과(浮世淸緣 善緣善果). 부박한 세상에서 어떤 인연은 죽은 나무에서 꽃을 피우게도 하고, 어린 박새에게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기도 한다. 어떤 인연은 7천 겁을 지나 자귀꽃 피는 계절, 부부로 맺어져 미운 정 고운 정 쌓으며 동고동락한다. 또 어떤 인연은 8천 겁을 지나 부모와 자식으로 만난다. 어머니는 물떼새가 되기도 하고 장다리꽃이 되기도 하고 우렁이가 되기도 한다. 에어리염낭거미처럼 새끼에게 자기 육신을 먹이로 내어주기도 한다. 아버지는 따뜻하고 든든한 손으로 큰 세상을 마주할 때마다 자식의 손을 잡아준다. 오직 자식의 안녕만을 기도하며. 또 어떤 인연은 만 겁을 지나 스승과 제자로 만난다. 스승은 제자에게 어둡고 차가운 밤하늘을 화안히 밝혀주는 북극성으로 존재한다. 또한 스승은 추운 겨울 제자에게 머플러를 매어주는 따뜻한 손길이 되어주기도 한다.
이렇게 우리는 부부의 인연으로, 부모와 자식의 인연으로, 스승과 제자의 인연으로, 친구의 인연으로 만나 살아간다.(중략)
좋은 인연으로 만나, 저녁 어스름 내리는 서쪽으로, 우리가 하나의 어둠이 되어 또는 물 위에 뜬 별이 되어 꽃초롱 앞세우고 가는 그날까지, 서로에게 쪽배가 되어주고, 등대가 되어주며 동행하고 싶다. 따뜻한 차 한 잔 나누면서.
그대라서 좋다, 토닥토닥 함께.
- 책머리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