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원의 프린세스

1~14
Epilogue

“메이나드 씨, 한 번 더 생각해 보시죠.”

“한 번 더 생각해 보라니? 당신은 아직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듣지도 않았잖아요?”

그녀의 당황한 모습이 아주 즐겁기라도 한 듯, 그의 차가운 갈색 눈동자에 재미있다는 듯한 빛이 내비쳤다.

“그럼 당신이 어떤 생각인지 말해 주실래요?”

“오늘 밤 여기 있어 줬으면 합니다. 시험 삼아서 우리 조카와 함께 지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해요. 비서에게 간단한 계약서를 작성하라고 하겠습니다.”

그가 문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지켜본 카로는 휘청거리며 창 아래 소파에 풀썩 주저앉았다. 그녀는 몸이 오싹해지면서 불안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동시에 너무도 행복한 느낌이었다.

드디어 기회를 잡은 것이다.

아리안과 함께 있을 기회가 생긴 것이다.

오랫동안 그 소식을 알지 못했던 딸과 함께 있을 기회가 생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