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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41600822
· 쪽수 : 428쪽
· 출판일 : 2024-06-14
책 소개
목차
카페 로스탕에서 아침을 … 007
카페의 나날 … 091
프레드를 위한 어느 4월 … 147
그루 남작 … 183
알바니아문학의 새싹들 … 203
악몽 … 249
맥베스 … 291
모자이크 … 355
잃어버린 한나절
공산당 정치국의 나날
한밤의 눈물
기념비를 세우다
알바니아의 붕괴
10월 초
심문조서
에스파냐와 관계된 무엇
중세 노래의 여성형 이본
카바 다리
옮긴이의 말 … 419
책속에서
언젠가 카페 로스탕에 관해 뭔가 써야겠다는 생각이 내게 너무 익숙해져서, 처음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날짜를 특정하거나 어떤 상황에서 생겨났는지 기억해낼 수가 없다. 그곳은 뉘우침과 고마움이 뒤섞인 감정이랄까, 늘 곁에 있지만 우리의 관심을 충분히 누리지 못한, 혹은 그런 것으로 보이는 일생의 동반자를 향해 느끼는 감정을 떠올린다.
설명할 길은 없지만, 그 시절엔 글만 쓰기 시작하면 모든 것과 모두에 대해 냉소적이라거나 불손하다거나 혹은 그저 조리 없다고 규정할 수 있을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그것은 말하자면 음험한 격노였다. 이유 없이 ‘될 대로 되라지’ 하는 태도. 심지어 분열하듯 번지는 방어막 같은 것.
아마도 분열이라는 말로 그걸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이 이상한 시기 동안 내 안에서 서로 맞서던 두 삶이(흔히들 말하듯 두 개의 현실이) 그리 자연스럽지 못하게 뒤얽힌 결과임이 분명했다.
카페에 대한 나의 끌림은 애초에 존재했을까 아니면 이 일 이후로 굳어졌을까?
나는 늘 그런 끌림을 느껴왔다고, 달리 말해 본능적으로 느껴왔다고 믿고 싶었다. 게다가 인간 삶의 한 부분은 그렇게 모든 것 바깥에서, 생각이 윤곽을 그려줄 세월을 기다리며 잠재적 상태로 남아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