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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41602921
· 쪽수 : 480쪽
· 출판일 : 2026-04-09
책 소개
그다음부터는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들에만 집중할 수 있네.”
불가능 범죄 해결에 도전하는
‘SF계의 셜록 홈스’ 다아시 경이 돌아왔다!
과학 대신 마술이 발달한 20세기 영불제국, 안개 자욱한 도시 런던에서 끔찍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수많은 마술사들이 모인 마술사 컨벤션의 날, 런던 후작의 법정 마술사가 주문으로 잠긴 방 안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것이다. 곧 현장의 최초 발견자이자 사망자와 경쟁 관계에 있던 마술사 숀 오로클린이 흑마술 사용 혐의로 런던탑에 수감되고, 그 소식을 접한 다아시 경은 소중한 동료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급히 런던으로 달려오는데…… 완벽한 ‘밀실’을 만들 수 있었던 용의자는 적게 잡아도 수십 명. 이토록 많은 마술사들 중에서, 다아시 경은 과연 진범을 찾아낼 수 있을까?
대안역사와 마법, 그리고 정통 미스터리의 완벽한 변주
기다림 끝에 완전히 새로운 번역으로 돌아온 장르 문학의 고전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의 41번째 작품으로 랜들 개릿의 『마술사가 너무 많다』가 출간되었다. 미국의 SF 및 판타지 거장 랜들 개릿이 창조한 ‘다아시 경’ 시리즈 중 유일한 장편소설인 이 작품은, 지난 2006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이래로 장르 팬들 사이에서 전설적인 필독서로 손꼽혀왔다. 이번 판본은 절판 이후 오랜 시간 재출간을 기다려온 독자들을 위해, 원문의 맛을 살린 한층 매끄럽고 정교한 번역과 세심한 편집 작업으로 새롭게 단장하여 소장 가치를 더했다.
『마술사가 너무 많다』는 사자심왕 리처드 1세가 생존하여 영국과 프랑스가 하나의 거대한 영불제국을 이루었다는 흥미로운 상상력에서 비롯된 대안역사를 배경으로 한다. 과학 대신 마술이 체계적인 학문으로 정립된, 이른바 ‘특수설정 미스터리’의 효시와도 같은 이 세계관에서 주인공 다아시 경은 마술적 재능은 없으나 오직 날카로운 통찰력과 논리만으로 불가능 범죄 해결에 도전한다. 수많은 마술사가 집결한 컨벤션 회장에서 벌어진 기괴한 밀실 살인 사건, 그리고 그 이면에 도사린 거대한 외교적 음모를 파헤치는 다아시 경의 활약은 장르적 쾌감의 정수를 보여준다.
과학 대신 마술이 정립된 ‘영불제국’
대체역사와 본격 미스터리의 정교한 결합, 그 정점에 선 ‘다아시 경’ 시리즈
‘다아시 경’ 시리즈는 사자심왕 리처드 1세가 전사하지 않고 플랜태저넷 왕가가 건재하여, 영국과 프랑스가 ‘영불제국’이라는 거대 국가로 통합되었다고 가정하는, 아주 흥미로운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현실의 역사와 다른 방향으로 뻗어나간 이 대체역사 세계관은 그 자체로도 재미있지만, 가장 흥미로운 특징은 현실에서 과학이 맡는 역할을 이 세계에서는 ‘마술’이 대신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작중의 ‘마술’은 무엇이든 창조해낼 수 있는 전지전능한 능력이라기보다는, 다소 초자연적이기는 하나 현실의 과학과 유사하게 일정한 법칙을 따라 정교하게 작동하는 기술이다. 때문에 마술사들은 마치 과학자들처럼 연구를 하고 한자리에 모여 논문을 발표하기도 하는 한편, 그들의 특수한 능력을 이용해 권력 투쟁을 벌이기도 한다.
이 개성적인 세계를 무대로 삼은 『마술사가 너무 많다』는 어느 이름난 마술사가 자신의 호텔방 안에서 칼에 찔려 사망하는 괴이한 사건으로 문을 연다. 문제는 그 호텔방이 누구도 함부로 출입할 수 없도록 피해자가 마술을 걸어둔 상태, 즉 완벽한 밀실이었다는 점이다. 더욱이 해당 호텔에는 마침 마술사 컨벤션에 참석하기 위해 찾아온 마술사들이 수십 수백 모여 있어, 잠긴 방에 침입할 수도 있었을 용의자 또한 셀 수 없이 많은 상황이다. 이 난해한 사건의 수사를 맡은 주인공 다아시 경은 마술사로서의 능력(탤런트)은 없지만 번뜩이는 추리력으로 사건의 진상을 꿰뚫는 ‘셜록 홈스’적 면모를 가감 없이 발휘한다. 또한 홈스에게 왓슨이 있었듯, 그의 곁에는 든든한 조수이며 친구인 법정 마술사 숀 오로클린이 함께하는데, 그는 자신의 능력과 지식을 활용해 사건 현장에 남은 흔적이나 피해자의 사인, 시신에 남은 증거 등을 조사하고 분석하는, 법의학자나 범죄분석관 같은 역할을 도맡는다.
『마술사가 너무 많다』에서 가장 매력적인 부분을 꼽자면 역시 ‘망토와 단검(Cloak and Dagger)’이라 불리는 고전 첩보물의 서사 구조가, 글자 그대로 런던의 짙은 안개 속에서 (SF라는 합리성의) 망토를 두르고 (판타지에 나올 법한) 단검을 휘두르는 등장인물로 치환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 그러나 『마술사가 너무 많다』는 밀실 살인과 미스디렉션을 다룬 퍼즐 미스터리의 왕도를 결코 벗어나지 않고, 예의 ‘공정함’을 유지한다는 점에서도 지극히 매력적인 수작이다. _김상훈(옮긴이)
‘다아시 경’ 시리즈만의 특수한 세계관과 추리 요소의 조화는, 비교적 근래에 하나의 세부장르를 이루며 미스터리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던 ‘특수설정 미스터리’와도 상당히 닮아 있다. 즉, 마술이라는 초자연적인 요소를 더한 덕분에 현대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미스터리 안에서 점차 구현하기 어려워져가던 불가사의한 수수께끼와 트릭, 불가능 범죄의 성립이 가능해졌다. 그와 동시에, 추리소설의‘공정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고전 퍼즐 미스터리로서의 재미와 완성도를 모두 충족시켰다. 정교해진 현실이라는 한계에 부딪칠 수도 있었던 정통 미스터리의 로망을, 자유로운 상상력을 통해 펼쳐낸 이 독창적인 추리소설은 고전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새로운 지적 쾌감을 선사할 것이다.
셜록 홈스부터 간달프, 네로 울프까지…
장르 문학을 향한 유쾌하고도 지적인 헌사
작품 곳곳에 숨겨진 패스티시와 오마주가 선사하는 다층적인 독서 경험
랜들 개릿은 ‘다아시 경’ 시리즈를 매력적인 미스터리 소설로 완성시켰을 뿐 아니라, 자신이 사랑한 장르 문학 전체를 향한 거대한 헌사(오마주)로 탈바꿈시켰다.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주인공 다아시 경의 개성적인 존재감이다. 수려한 외모의 귀족 탐정이라는 외형적 특징을 넘어, “불가능한 것을 모두 제거하고 남아 있는 것은 아무리 믿기지 않더라도 진실”이라는 셜록 홈스의 대사를 직접 변주하며 베이커 스트리트의 전설적인 탐정을 이 대체역사 속 안개 자욱한 또 다른 런던으로 소환한다.
이러한 상호텍스트적 유희는 주변 인물들의 조형에서 더욱 정교해진다. 다아시 경의 사촌인 런던 후작은 안락의자 탐정의 대명사 ‘네로 울프’와, 홈스의 형 ‘마이크로프트’의 특성을 절묘하게 배합한 캐릭터다. 집밖으로 나가길 꺼리며 이국적인 식물을 가꾸는 취미, 그리고 수하를 부려 정보를 수집하는 그의 방식은 영락없는 네로 울프의 모습이다. 심지어 네로 울프의 조수 아치 굿윈(Goodwin)의 이름을 프랑스식으로 치환한 본트리옴프(Bontriomphe)를 현장 요원으로 부린다는 설정은 미스터리 팬들을 절로 미소 짓게 한다. 물론, 이 소설의 제목 『마술사가 너무 많다』 역시 ‘네로 울프’ 시리즈의 대표작 『요리사가 너무 많다』를 전면적으로 차용하고 있다.
개릿의 유희는 고전 미스터리에만 머물지 않고 판타지와 SF, 대중문화 전반으로 뻗어나간다. 가령 작중 희생자인 ‘즈윈지’는 가짜 초능력자들의 정체를 폭로했던 ‘초능력 사냥꾼’ 제임스 즈윈지의 이름에서 따왔다. 무엇보다 마술사 길드의 수장 라이언 ‘갠덜푸스’ 그레이가 『반지의 제왕』 속 대마법사 ‘회색의 간달프’를 향한 노골적이고도 애정어린 오마주라는 점은 판타지 독자들에게도 거부할 수 없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아는 만큼 보이고, 읽을수록 빠져드는 이 정교한 설정과 변주들은 독자로 하여금 단순한 독서를 넘어 장르 문학의 역사를 탐방하는 듯한 다층적인 쾌감을 맛보게 할 것이다.
엘릭시르의‘미스터리 책장’ 시리즈
랜들 개릿의 『마술사가 너무 많다』는 ‘미스터리 책장’시리즈를 통해 41번째로 출간되는 작품이다.
2012년 첫 출간된 ‘미스터리 책장’은 전 세계 미스터리 거장의 주옥같은 명작을 담은 미스터리 소설 전집이다. 이전까지 일서 중역과 축약본으로밖에 읽을 수 없었던 전설의 미스터리, 미처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작품들을 믿을 수 있는 전문 번역가의 번역과 멋진 장정으로 새롭게 선보였다. 본격 미스터리, 하드보일드, 서스펜스, 스릴러, 유머 미스터리 등 다양한 장르와 다채로운 걸작을 국내 독자에게 소개하는 데 힘써왔다.
2022년에 10주년을 맞은‘미스터리 책장’은 새로운 판형과 디자인으로 리부트되었다. 엘릭시르는 미스터리 초심자부터 장르 문법에 익숙한 마니아까지 각자의 취향에 맞는 작품을 골라 펼쳐볼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다채로운 미스터리 걸작을 국내 독자에게 소개해나갈 예정이다.
목차
467 … 작가 정보
책속에서
영불제국의 해군 중령이자 해군 정보부 특수요원인 애슐리는 셰르부르의 중하층민 밀집 구획에 있는 싸구려 월세방 문 앞에 섰다. 월세방은 해군 조선소 근처였다. 열린 문 너머로 방바닥에 쓰러진 사내의 모습이 보였다. 사내의 가슴에는 육중한 손잡이가 달린 대형 나이프가 꽂혀 있었다.
9시 반 정각에 숀은 객실 문을 두드렸다.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지만 안에서 누군가가 돌아다니는 기척이 느껴져 더 세게 문을 두드렸다.
이번에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나 숀이 예상한 대답은 아니었다.
쉰 목으로 내지르는 듯한 느낌의 비명이 울려퍼진 것이다. 그러나 뭐라고 외치는지는 뚜렷하게 알아들을 수 있었다.
“마스터 숀! 도와줘!”
그 즉시 몸이 육중한 누군가가—혹은 무엇인가가—방바닥에 쓰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숀은 문손잡이를 움켜쥐고 돌렸다. 그러나 자물쇠가 잠겨 있어 방문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다아시는 가죽 파우치에서 잘게 자른 담뱃잎을 꺼내 평소 애용하는, 금테로 장식된 도기 파이프의 대통 속에 엄지로 눌러 담았다.
“물론 후작은 자네의 결백을 알고 있네.” 그는 또박또박 말했다. “후작은 인색한데다가 게으른 분이라네. 본트리옴프는 훌륭한 수사관이기는 하지만 최고 수준의 연역적 추리력을 갖고 있지는 않네. 한편 후작은 뛰어난 추리력의 소유자이지만,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게으르다고 할 수 있지. 자기 저택에서 거의 나오는 법이 없고, 나온다 해도 범죄 수사를 위해서 나온 적은 결코 없어.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상황에 몰리면, 후작은 본트리옴프 경의 구두 보고를 듣기만 하고도 아주 복잡다단한 수수께끼를 풀 수 있다네. 후작은 정말로 머리가 좋거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