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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현상학/해석학/실존철학
· ISBN : 9791143000897
· 쪽수 : 204쪽
· 출판일 : 2025-04-15
책 소개
목차
철학과 신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우리 시대의 현상학적 철학자
01 데카르트와 회색 존재론
02 데카르트와 백색 신학
03 데카르트와 존재-신-론
04 탈형이상학적 신-담론: 존재 없는 신
05 주어짐의 현상학: 세 가지 환원
06 순수한 선물
07 현상의 주름과 증인
08 포화된 현상
09 계시
10 마리옹의 세 가지 면모와 가톨릭적 지향
저자소개
책속에서
마리옹의 작업은 바로 이 세 가지 차원, 즉 데카르트와 근대 형이상학을 존재-신-론 비판의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연구, 형이상학으로 환원되지 않는 신-담론의 고안, 주어짐의 현상학을 통해 현상학의 원리를 새롭게 정립하고 주어짐 현상의 현상성을 오롯이 보여 주려는 시도로 정돈할 수 있다. 이 셋을 가로지르는 요소로는 여럿이 있겠으나, 그 가운데서도 ‘탈형이상학적 사유’가 기저를 이루고 있다.… 마리옹이 점차 ‘현상학자’로 불릴 만큼 현상학에 큰 공을 들인 이유도 이와 맞닿아 있다.
_“철학과 신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우리 시대의 현상학적 철학자” 중에서
왜 백색 신학인가? 전통적으로 신은 원인으로 이야기되어 왔기 때문에, 데카르트가 말하는 신은 근대적 형이상학의 사유 아래서만 논의되는 이성적 신학의 개념적 신으로 전락 또는 재형성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마리옹은 데카르트의 신학이 흰 도화지의 빈 공백을 전부 채울 만큼 완연하게 펼쳐지지 않는다고 진단한다. 데카르트의 신학에서 신은 원인의 형이상학 아래 완전히 갇힌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신은 ‘무한’으로서 그 형이상학으로는 전부 포섭되지 않는 고유의 독특한 성격을 안고 있다.
_“02 데카르트와 백색 신학” 중에서
내가 나 자신을 줌으로써 타인에게 헌신하는 사랑의 현상은, 그 안에 어떤 물질적 대상이 개입하더라도 대상화될 수 없는 선물의 현상으로 주어진다. 예컨대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 관계 안에서나 연인 관계에서 내가 가진 것, 내 신체, 내 삶을 줄 때 그것은 그 자체로 선물이 된다. 이는 나의 신체적 헌신이나 사랑의 행위가 언뜻 대상처럼 보이는 사물로 나타날 때도 마찬가지다. 마리옹이 드는 예처럼 연인에게 건네는 반지는 사랑의 징표로서 유효하고 상징으로 유효하다. 성적 쾌락을 위해 내주는 내 신체는 사랑의 관계에서 상대방의 쾌락에 유효하며, 이때 그 신체는 소유물로서 가치 평가되지 않는다. 참으로 사랑하는 관계에서 신체는 교환적 상호성의 위상에 이르지 않으며, 이 점에서 경제적 대상이 아니다. 바로 이 점에서 신체적 사랑이나 행위는 가치 교환의 대상이 되는 나의 신체적 노동과 다르다.
_“06 순수한 선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