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사 일반
· ISBN : 9791155401934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21-11-03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 ‘현재’를 기록하고 살아가는 역사학자의 기준
1장 사람의 역사
독립운동가들의 ‘영웅화’보다 중요한 것 _안중근과 이봉창의 평범하게 비범한 삶
결과를 따질 것인가, 인생 전체를 평가할 것인가 _서재필과 윤치호, 운명을 바꾼 그들의 선택
독립운동의 물줄기를 가른 형제의 난 _이승만은 살아남고 박용만은 잊힌 이유
서재필은 독립운동을 대표할 수 있는가? _서재필의 업적과 관련한 역사지식 바로잡기
박정희 대통령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_반성 없는 일방적 찬양에 반대하며
역사의 법정에는 시효도, 사면도 없다 _전두환에 대한 심판이 끝나지 않은 이유
희생을 치르며 더욱 타오른 민주화의 열망 _박종철과 이한열이 일으킨 6월 항쟁
힘들지만 의연하게, 비판을 넘어 책임으로 _정치인 노무현이 걸었던 길을 회상하며
정부의 통솔력보다는 ‘직접민주주의’를 믿는다 _촛불혁명으로 집권한 문재인 정부를 생각하며
2장 만들어가는 역사
사료 비판 없는 역사는 신화에 불과하다 _역사학자가 제기하는 한국사 ‘팩트체크’
대한제국과 고종은 우리에게 무엇이었나? _자생적 근대화의 역사가 중요한 이유
역사를 ‘추앙하기’보다 ‘만들어가기’ 위하여 _이승만의 국적 논쟁과 건국절 논란
전쟁에 짓밟힌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_‘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하여
‘학문의 자유’가 피해자의 권리보다 우선하는가? _‘제국의 위안부’ 사태에 대한 입장
철저한 반성 없는 용서와 화해는 기만이다 _바람직한 한일관계를 위하여
4・3은 제주만이 아닌 현대사의 비극이다 _제주 4・3 사건 70주년을 맞이하며
4・3이 일어나기 전 대만에서 벌어진 일 _대만 2・28 사건 70주년을 맞이하며
인생의 패배자라고 슬퍼하지 마라 _역사 속 여성들의 삶을 생각하며
3장 참여하는 역사
역사교과서를 거꾸로 돌리지 않으려면 _냉전을 넘어 통일을 지향하는 역사교육
역사교육을 진정 강화하고 싶다면 _정권의 입맛에 따라 바뀐 교육과정의 실상
누가 편향된 교과서를 쓰는가? _‘역사 공작’을 벌이는 뉴라이트의 실체
역사교과서를 수정하려는 교육부 장관 _‘역사교과서 국정화’ 프로젝트의 시작
유관순과 기독교가 역사교과서에서 빠져 있다? _국정교과서를 밀어붙이려는 꼼수
거짓말과 획책으로 내세운 ‘복면집필진들’ _터무니없는 지원으로 탄생한 엉망진창의 결과물
역사학자들의 교정을 공짜로 받는 정부 _국정교과서의 수많은 오류와 왜곡
“국정교과서는 폐기의 대상이고, 곧 그렇게 될 것이다” _‘역사교과서 국정화’ 프로젝트의 마지막
대한민국에서 역사교과서 집필자로 산다는 것은 _내가 역사교과서를 계속해서 쓰는 이유
4장 이어주는 역사
‘영광스러운 고립’보다 ‘고통스러운 소통’을 _SNS 시대에 필요한 인문학자의 태도
노동자를 ‘노동자’라 부르지 못하고 _‘근로자의 날’이 아닌 ‘노동절’을 기념하며
현충일을 기념하는 바람직한 방법 _나라를 지키고 민주주의를 지킨다는 것
역사콘텐츠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_재미와 고증을 모두 갖춘 역사드라마를 기대하며
영화 〈암살〉에서 만난 ‘백마 탄 장군’의 전설 _‘독립적’ 독립운동가 김경천 장군의 삶
당신이 ‘밀정’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_경계에 선 인물 황옥이 던지는 질문
“찢어버리는 자도, 주워 모으는 자도 있어야 한다 ” _영화 〈남한산성〉이 놓친 최명길의 명대사
120여 년 전 모스크바에 휘날린 태극기의 감동 _조선 사절단의 여정을 따라, 러시아 여행기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는 우리의 자세 _전염병의 역사가 주는 교훈
나오는 글: 다 하지 못한 연구실 밖의 이야기
주석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들어가는 글
책에 수록된 글들은 언론에 기고했던 칼럼 일부와 페이스북에 썼던 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칼럼이야 청탁을 받고 쓴 글이지만, 페이스북의 글들은 제 마음의 울림에 따라 올렸던 것입니다. 부탁을 받은 것도, 원고료를 받는 것도 아니니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내놓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그날그날의 생각을 기록하는 하나의 일기가 된 셈입니다. 게다가 ‘과거의 오늘’을 불러오는 기능을 가진 이 새로운 일기장은 좋은 데이터베이스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10년 동안 썼던 글이 제법 많아져서, 책에 넣을 내용을 고르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글을 쓰고 올리는 동안 페이스북 친구도 많아졌고, 저를 팔로우하시는 분들까지 합쳐서 거의 2만 명에 가까워졌습니다. 페이스북에 올리는 저의 글을 모든 분들이 읽지는 않겠지만, 어떤 글에는 ‘좋아요’가 수천 개씩 달리기도 합니다. 아무 대가 없이 저의 생각과 지식을 공유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요. 거꾸로 저 역시 페친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 책의 제목과 표지도 페친 여러분들의 집단지성으로 결정한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공감과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학자는 논문으로 말해야 한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학자는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 즉 오늘의 역사에 대해서도 발언하고 소통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의 제목을 ‘주진오의 한국현재사’로 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 여기 한국에서 벌어지는 ‘현재적’ 문제를 역사학자의 시각을 가지고 풀어냈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재필은 독립운동을 대표할 수 있는가?
우리는 역사 속에서 얼마든지 편안하게 살 수 있었는데도 ‘무모하게’ 항일투쟁을 전개해온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반면에 한때 민족을 위한 태도를 견지했다가 후에 변절해버린 사람들도 보게 됩니다. 그 가운데는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는 고문과 탄압으로 인해 그 전에 이룩했던 모든 성과를 무로 돌린 채 준엄한 역사적 심판을 받았던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서재필의 경우 조선인으로 살아갔다면 과연 어느 쪽에 속했을까요? 안전지대에서 강대국 시민으로 보호를 받으며 살면서 특별한 과오를 범하지 않았으면 나중에 존경받는 인물이 될 수 있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지하에서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을 후회할 분들이 너무도 많지 않을까요? 정부가 순국선열 유해를 모셔오는 이유는 한 인간이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라를 위해 삶을 살았을 때 언젠가는 역사에 길이 남을 수 있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겠습니까? 따라서 거기에는 확실한 원칙과 우선순위가 있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박정희 대통령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박정희기념관 문제에 대응했을 당시의 저는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1년을 ‘방문학자’로, 또 1년을 오스틴의 텍사스대학에서 강의로 도합 2년을 보내고 귀국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습니다. 사실 저에게 대통령이란 국민학생 시절부터 대학생을 거쳐 군에서 제대한 직후까지 박정희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운동권 학생도 아니었고 특별히 고난과 탄압을 받은 적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친일과 좌익활동, 독재와 인권탄압 그리고 파시즘적 문화압살에 이르기까지 우리 현대사를 망가뜨린 장본인이 박정희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텍사스에 있는 동안 박정희기념관에 200억 원의 국고를 지원한다는 기사를 보고 용납하기 어려웠습니다.
더욱이 저는 학자들, 그중에서도 역사학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것이 의아했습니다. 귀국하자마자 역사비평 편집위원회에 이 문제를 제기했더니 저에게 직접 나서서 대응해 보라고 했습니다. 저는 순진한 마음에 덜컥 맡아버리고 말았습니다. 결국 ‘박정희기념관 건립 및 국고 지원을 반대하는 역사학자 모임’이 꾸려졌고 저는 실무위원장을 맡았습니다. 이 모임은 원로 교수님들을 비롯하여 역사학자, 역사교사 2천여 명이 참여하는 큰 집단이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