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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근현대사 > 일제치하/항일시대
· ISBN : 9791155506103
· 쪽수 : 592쪽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제1장 제국의 취향, 전시되는 ‘아리랑’
「아리랑」, 만들어진 전통의 몇 가지 국면
식민지 「아리랑」, 제국의 감시와 포섭의 피사체
사진엽서 「아리랑」의 출현과 ‘조선적인 것’의 재현
사진엽서 「아리랑」의 개관과 여러 특성
사진엽서 「아리랑」, 조선어와 일본어의 기우뚱한 교환
사진엽서 「아리랑」 화면에 담긴 ‘조선적인 것’의 실상
사진엽서 「아리랑」의 타자들, 빼앗긴 얼굴의 흔적
김소운이 일역한 「아리랑」의 양면성
「아리랑」의 제국화 또는 ‘국민의 소리’화가 뜻하는 것
「아리랑」 엽서를 둘러싼 몇 가지 문제와 질문들
제2장 조선의 민요, 원시와 전통의 경계
일제의 눈에 비친 ‘조선민요’라는 것
『가요의 조선』에 담긴 ‘조선적인 것’들
고유한 ‘조선민요’의 재현 또는 번역
‘의사-조선민요’의 창안, 조선 서정의 모방
일본 노래 「경성소패」와 「금강산행진곡」이 의미하는 것
제국의 와카 속 조선의 표정, 일본의 목소리
인물-소묘와 전통ㆍ문명-사진에 감춰진 식민주의
식민주의로서 조선풍속의 재현과 조선서정의 모방
제3장 제국의 ‘조선적인 것’에 대한 전유와 소비
『조선정시』를 읽는 몇 가지 단서
사진엽서세트 『조선정시』의 외형과 내부
조선 ‘표상’의 지방화와 식민화의 기호적 원리
식민의 투어리즘과 섹슈얼리티, 그리고 팔루스
현모양처론ㆍ성차의 위계화ㆍ민족적 차별의 임계선
『조선정시』 읽기 이후의 몇 가지 문제
*자료 1 『조선정시』 A편 및 B편 와카 일람
제4장 압록강절ㆍ국민가요ㆍ선전가
백두산과 압록강, ‘향토’와 ‘병영’의 사이
제국의 「압록강절」 탄생과 ‘국민가요’로의 여정
내지의 「압록강절」, 이국취향과 식민주의의 사이
식민지 조선의 「압록강절」, 계몽과 유희의 사이
그림엽서를 통해 본 「압록강절」의 여성화와 군사화
‘압록강 미야게(선물)’가 뜻하는 것
제5장 압록강절ㆍ제국 노동요ㆍ식민지 유행가
鴨綠江節, ’오룟코부시’에서 ‘압록강절’로
「압록강절」의 기원과 확산, 그 몇 가지 정보
유행가와 그림엽서 「압록강절」의 이념과 풍미
조선의 ‘압록강’ 노래, 식민화와 주체화의 명암
‘압록강’의 기억과 도래할 공동체의 환대
제6장 『국경이백리』ㆍ백두산절ㆍ한만개척
한국의 ‘백두산’, 일본의 ‘하쿠토산’
「백두산절」의 탄생과 예술화, 그리고 대중적 확산
「백두산절」ㆍ『국경이백리』ㆍ우에다 고쿠쿄시
『국경이백리』 속 「백두산절」에 표현된 풍물, 정취, 인간군상
「백두산절」의 이동 경로: 한만 국경에서 일본과 조선으로
‘부전고원’ 「백두절」과 전몰병사 추모 「백두절」
*자료 2 『국경이백리』 수록 「백두산절」 가사 일람
제7장 『백두산절』ㆍ오족협화ㆍ총력전
그림엽서세트 『선만민요 백두산절』의 발행과 확장
『선만민요 백두산절』의 보국 이념과 표현
『선만민요 백두산절』의 가족, 만주 개척과 성전의 기초
『선만민요 백두산절』의 정점, 파시즘과 총력전의 아이콘
『만주소패 국경 압록강』, ‘농업 만주’와 ‘영토 확장’의 꿈
「백두산절」의 조선에 대한 영향 또는 대립의 편린들
*자료 3 『선만민요 백두산절』 가사 일람
제8장 송화강ㆍ황량한 만지ㆍ개척된 낙토
일제 사진엽서로 ‘송화강’을 읽는다는 것
길림-송화강의 ‘벌목-뗏목’과 ‘가마우지’라는 기호
하얼빈-송화강의 ‘물놀이’와 ‘강변 산보’라는 기호
송화강 유역에 펼쳐진 조선인의 삶과 죽음
『송화강천리』ㆍ『압록강절』ㆍ『백두산절』의 가족성
패션화된 『송화강천리』의 식민주의와 군사주의
『송화강천리』가 다다른 최후의 이념과 공간
제9장 ‘소학생’의 노래, ‘소국민’의 직분
“국민학교 1학년” “병정놀이”의 탄생
‘소국민’의 탄생 전야: ‘직분의 동일화’에서 ‘식민지 타자화’로
식민지 소국민, 직분의 윤리와 실용적 직업을 요구받다
‘조선적인 것’, ‘일본문화’의 ‘영향’과 ‘보충’으로 노래되다
제10장 ‘소국민’의 ‘음악’, ‘소년병정’의 총력전
‘충량한 소국민’의 군가, 그 총력전의 폭력성과 허구성
‘천황’의 영원함, 죽음으로 삶을 속량하다
어린이 애국반, ‘전선총후’를 놀이하다
다시, 우리들의 『음악』을 묻다
주ㆍ참고문헌ㆍ찾아보기
총서 ‘知의회랑’을 기획하며
저자소개
책속에서
일제는 지배자의 권위를 통해 그들의 이념과 체제에 봉사하는 「아리랑」의 재현을 의도했지만, 그러나 그 욕망은 「아리랑」의 원작자이자 저항적 기표의 생산자로서 조선인의 시각과 독해에 의해 결정적으로 분열되고 저지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사진엽서 속의 ‘아리랑’은 비록 일제의 유희적 지배와 이국적 소비의 대상으로 점유되었지만, 그 가운데서도 제국의 권위와 의미화를 교란하고 방해하는 ‘타자의 불가능성’이었다 하겠다. 요컨대 모방되고 재현될수록 식민화되는 사물(事物[死物])이 아니라 제국의 나르시즘적 요구에 균열을 가하는, 다시 말해 제국의 담론에 문화적ㆍ인종적ㆍ역사적 차이를 암암리에 기입하고 각인하는 자율적 언어이자 흔들리는 텍스트였다. 이런 사실은 조선의 입장에서 일제 발 사진엽서 ‘아리랑’의 혼종성이 기여한 긍정성의 한 요소로 보아도 무방하다.
― ‘제1장 제국의 취향, 전시되는 ‘아리랑’’ 중에서
‘일본민요’가 그렇듯이 ‘조선민요’도 제국 본연의 ‘국민의 소리’로 배치ㆍ개조되기 위해서는, 다시 강조하거니와, 제국의 안위를 위협하는 ‘저항성’과 더불어 건전한 국민의식을 방해하는 풍속교란의 ‘외설성’을 아낌없이 솎아내야만 했다. 이 지점에 엄격한 검열과 처벌을 동반한 민요의 순화 및 이상적 악곡의 연출이 그 대책의 앞자리를 차지했던 연유가 자리한다. 또 신분과 빈부, 국가와 민족을 가릴 것 없는 ‘여성’과 ‘눈물’, ‘연정’과 ‘그리움’ 등을 일본 민요(가요)에서와 마찬가지로 조선의 서정으로 특수화하는 동시에 인간 보편의 감정으로 일반화한 까닭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목소리는 조선의 향락성과 패퇴성, 순종성과 소극성을 어떻게든 드러내는 방식으로 겉치레의 ‘조선적인 것’을 흉내(mimicry) 내는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그 결과 ‘제국의 소리’로 편재되기를 요청받는 ‘조선민요’는 원래의 자신과도 또 ‘일본민요’와도 많이 닮기는 하되 결코 똑같아질 수 없는 이질적이며 변별적인 소리로 영원히 떠돌게 된다.
― ‘제2장 조선의 민요, 원시와 전통의 경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