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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네스 그레이

아그네스 그레이

앤 브론테 (지은이), 허진 (옮긴이)
윌북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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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네스 그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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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아그네스 그레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55818909
· 쪽수 : 348쪽
· 출판일 : 2026-01-16

책 소개

영문학사의 전설 브론테 세 자매 중 막내인 앤 브론테의 걸작 『아그네스 그레이』가 윌북 클래식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국내에서는 19년 만에 선보이는 새로운 번역본으로, 그동안 충분히 조명을 받지 못했던 앤 브론테의 작품을 만난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 폭풍이 지나간 자리, 우리가 알지 못했던 브론테 문학의 이성
* 거짓된 낭만을 거부한 앤 브론테의 재발견
* 사진가 이옥토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아름답고 감각적인 표지
* 깊이 있는 작품 감상을 위한 김화진 작가 추천의 글 수록
* 시대 흐름에 발맞춘 현대적이고 편안한 번역

“앤 브론테는 영문학사를 통틀어 가장 완벽한 산문 소설을 남겼다.
어쩌면 세 자매 중 가장 뛰어나다.”
―조지 무어

“현대적 맥락에서 앤 브론테의 책을 읽는 것은 해방과도 같다.
이제 앤의 시대가 왔다.”
―루시 맹건


영문학사의 전설 브론테 세 자매 중 막내인 앤 브론테의 걸작 『아그네스 그레이』가 윌북 클래식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국내에서는 19년 만에 선보이는 새로운 번역본으로, 그동안 충분히 조명을 받지 못했던 앤 브론테의 작품을 만난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랐던 아그네스는 집안의 몰락으로 가정교사가 되어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다. 정직과 친절이 최고의 미덕이라 믿었으나, 비정한 현실은 아그네스를 끊임없는 인내와 고뇌의 시험대에 세운다. 샬럿과 에밀리의 격정적인 로맨스와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앤 브론테의 이성적이면서 강인한 목소리가 담겨 있다.

앤 브론테는 영국 문학사에서 최초의 페미니즘 소설을 탄생시킨 작가로 평가받는다. 앤은 세 자매 중 계급의식과 젠더 문제를 가장 예리하게 드러냈다. 작가의 자전적 경험이 고스란히 반영된 『아그네스 그레이』는 지극히 대담하고 사실적인 묘사를 통해 상류층의 위선과 모순, 가정교사로 살아가던 여성의 삶을 가감 없이 들려준다. 나아가 위선의 시대 속에서도 주체적인 삶을 살아낸 여성의 성장을 그린다.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이번 판본은 브론테 자매에 대한 깊은 애정을 담아 수차례 읽고 다듬으며 현대적인 번역으로 되살렸다. 앤 브론테의 작품을 따뜻하게 환영하는 김화진 소설가의 추천사도 함께 수록해 문학적 깊이를 더하고 고전 독서의 경험을 넓혔다. 2026년 영화 〈폭풍의 언덕〉 개봉을 앞두고 브론테 세 자매가 주목받는 지금, 그중 가장 급진적이었던 앤 브론테의 재발견은 오늘날의 독자들에게도 새로운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부와 지위로 재단할 수 없는 인간성
앤 브론테가 기록한 시대의 어두운 그림자


앤 브론테의 자전적 경험을 담은 『아그네스 그레이』는 사회상을 고스란히 반영한 역사적 기록으로서 수많은 평론가와 독자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작품의 배경이 된 당시의 영국은 대외적인 식민지 확장 정책으로 남성들이 국외로 빠져나가자 독신 여성의 수가 급증하였고, 그중 중류층 여성이 스스로 생계를 일구어나가기 위해 선택한 직업은 가정교사였다. 가정교사는 여성이 가질 수 있는 대표적 직종이었고 높은 교육 수준이 요구되었지만, 귀족 사회에서 하녀와 다를 바 없는 처우를 받았다.

주인공인 아그네스 그레이 역시 교구 목사인 아버지와 대지주 집안 출신의 어머니를 두었지만, 아버지의 투자 실패로 집안이 몰락하자 가정교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집안의 막내로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란 그는 즐거운 모험이 될 거라는 부푼 꿈을 안고 따스한 고향집을 떠나지만, 부모들의 모욕적인 언사와 아이들의 잔혹한 본성을 마주하며 좌절해야만 했다.

이야기는 먼 훗날의 아그네스가 가정교사로 일한 경험을 회상하는 구조로 전개되는데, 특히 그가 가르쳤던 귀족 아가씨 로절리는 상류사회의 위선을 적나라하게 폭로하는 장치가 된다. 부유한 귀족과 결혼하여 대저택의 안주인이 되기만을 바라는 로절리는 가정교사로 온 아그네스를 지나치게 하대하면서도 의지하고 애정을 갈구한다. 아그네스는 로절리의 이중적인 태도를 가여워하지만, 한편으로는 허영이 빚어낸 불행을 냉정하게 관조한다. 이러한 기록은 부와 지위가 개인의 가치마저 재단하던 시대에 앤 브론테가 문학으로 응수한 가장 투철하고도 품격 있는 저항이다.

순수라는 이름의 잔혹한 폭력

“새덫이에요.”
“새를 왜 잡는데?”
“아빠가 그러는데 새가 피해를 준대요.”
“새를 잡아서 어떻게 하게?”
“이것저것 해요. 고양이한테도 줄 때도 있고 주머니칼로 조각조각 자를 때도 있고. 다음에는 산 채로 구우려고요.”(34쪽)

가정교사가 된 아그네스가 설레는 마음으로 첫발을 내디딘 웰우드 저택은 지독히 춥고 황량하며 상류층의 도덕적 타락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그곳에서 아그네스는 천진난만한 얼굴로 잔혹한 행동을 일삼는 아이들과 이를 방관하는 부모를 보며 크게 충격을 받는다. 아이들은 아무렇지 않게 작은 동물을 고문하고 사용인을 조롱하며 부모의 오만함을 그대로 답습한다. 기득권층이 약자를 대하는 잔혹한 태도가 대물림된 것이다. 아그네스는 이 저택에서 자신이 가르쳐야 할 것은 지식이 아니라 처참히 무너져버린 인간성임을 깨닫고 깊은 고뇌에 빠진다.

침묵 속에서 피어난
강인한 연대와 사랑


아그네스가 새로 부임한 부목사 웨스턴과 나누는 교감은 화려한 수식 없이도 담백한 로맨스의 정수를 보여준다. 에밀리 브론테가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격정을, 샬럿 브론테가 화염처럼 타오르는 자아를 노래했다면 앤 브론테는 잔잔하지만 결코 꺼지지 않는 등불과도 같은 사랑을 택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아그네스가 어떤 상대와 결혼했는지가 아니라 사랑을 정의하고 발견한 방식이다. 세상 물정 모르던 소녀가 냉혹한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차츰 깎이면서 삶의 진정한 동반자를 찾아나가는 성장 과정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크나큰 비극에도 강인하게 맞서는 생의 의지를 믿는 웨스턴은 고립된 환경 속에 지쳐가던 아그네스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가 되어준다.

“삶과 우리를 이어주는 끈은 생각보다 튼튼해요. 끊어지지 않고 어디까지 당겨질 수 있는지,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죠. 집이 없으면 비참할지 모르지만 그래도 살 수는 있어요. 하지만 생각하는 것만큼 비참하지도 않을 겁니다.”(175쪽)

웨스턴은 아그네스의 사회적 지위만이 아니라 마음속에 간직한 희망을 알아보는 유일한 인물이다. 두 사람의 결합은 해피엔드를 넘어 허영과 혐오가 판치는 세상에서도 정직과 친절이라는 보편적 가치가 끝내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는 앤 브론테가 독자에게 건네는 다정한 위로이자, 자신의 삶을 향해 올곧게 나아간 이들이 마주하게 될 선물이다.

위선의 시대를 가로지르는 가장 정직한 목소리
지금 우리가 앤을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


『아그네스 그레이』 이후 출간한 작품 속 파격적인 묘사로 당시에 크게 비난받았던 앤 브론테는 작가 서문을 통해 “철없고 젊은 여행자에게 인생의 함정과 덫을 꽃과 나뭇가지로 교묘히 덮어 감추는 것보다, 그 실체를 낱낱이 드러내어 경고하는 것이 훨씬 낫지 않겠습니까?”라고 밝힌다. 문학이라면 모름지기 모두 외면하려는 진실조차 투명하게 비추는 거울이 되어야 한다는 선언이었다. 샬럿과 에밀리가 감정이 휘몰아치는 묘사에 탁월했다면, 앤은 사회적 문제와 여성의 삶에 관심을 두었고 그 주제를 누구보다 냉철하고 예리하게 파고들었다.

앤이 최초로 출간하였으며 지금은 그의 대표작이 된 『아그네스 그레이』 역시 고전이 지닌 낭만을 걷어내고 삶의 거친 질감을 있는 그대로 노출한다. 소설가 조지 무어가 앤 브론테를 두고 “영문학사를 통틀어 가장 완벽한 산문 소설을 남겼다”고 극찬한 이유는 바로 앤의 절제된 진실함에 있다. 국내에서 19년 만에 새로운 번역으로 선보이는 이 작품은 앤을 브론테 가문의 어여쁘고 얌전한 막내가 아닌, 시대를 앞서간 투철한 기록자로 조명한다. 꽃과 나뭇가지로 가릴 수 없는 진실을 문학으로 탄생시킨 앤의 문장은 이제야 우리에게 가장 힘 있는 응답이 되어 돌아온다.부와 지위로 재단할 수 없는 인간성
앤 브론테가 기록한 시대의 어두운 그림자

앤 브론테의 자전적 경험을 담은 『아그네스 그레이』는 사회상을 고스란히 반영한 역사적 기록으로서 수많은 평론가와 독자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작품의 배경이 된 당시의 영국은 대외적인 식민지 확장 정책으로 남성들이 국외로 빠져나가자 독신 여성의 수가 급증하였고, 그중 중류층 여성이 스스로 생계를 일구어나가기 위해 선택한 직업은 가정교사였다. 가정교사는 여성이 가질 수 있는 대표적 직종이었고 높은 교육 수준이 요구되었지만, 귀족 사회에서 하녀와 다를 바 없는 처우를 받았다.

주인공인 아그네스 그레이 역시 교구 목사인 아버지와 대지주 집안 출신의 어머니를 두었지만, 아버지의 투자 실패로 집안이 몰락하자 가정교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집안의 막내로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란 그는 즐거운 모험이 될 거라는 부푼 꿈을 안고 따스한 고향집을 떠나지만, 부모들의 모욕적인 언사와 아이들의 잔혹한 본성을 마주하며 좌절해야만 했다.

이야기는 먼 훗날의 아그네스가 가정교사로 일한 경험을 회상하는 구조로 전개되는데, 특히 그가 가르쳤던 귀족 아가씨 로절리는 상류사회의 위선을 적나라하게 폭로하는 장치가 된다. 부유한 귀족과 결혼하여 대저택의 안주인이 되기만을 바라는 로절리는 가정교사로 온 아그네스를 지나치게 하대하면서도 의지하고 애정을 갈구한다. 아그네스는 로절리의 이중적인 태도를 가여워하지만, 한편으로는 허영이 빚어낸 불행을 냉정하게 관조한다. 이러한 기록은 부와 지위가 개인의 가치마저 재단하던 시대에 앤 브론테가 문학으로 응수한 가장 투철하고도 품격 있는 저항이다.

순수라는 이름의 잔혹한 폭력

“새덫이에요.”
“새를 왜 잡는데?”
“아빠가 그러는데 새가 피해를 준대요.”
“새를 잡아서 어떻게 하게?”
“이것저것 해요. 고양이한테도 줄 때도 있고 주머니칼로 조각조각 자를 때도 있고. 다음에는 산 채로 구우려고요.”(34쪽)

가정교사가 된 아그네스가 설레는 마음으로 첫발을 내디딘 웰우드 저택은 지독히 춥고 황량하며 상류층의 도덕적 타락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그곳에서 아그네스는 천진난만한 얼굴로 잔혹한 행동을 일삼는 아이들과 이를 방관하는 부모를 보며 크게 충격을 받는다. 아이들은 아무렇지 않게 작은 동물을 고문하고 사용인을 조롱하며 부모의 오만함을 그대로 답습한다. 기득권층이 약자를 대하는 잔혹한 태도가 대물림된 것이다. 아그네스는 이 저택에서 자신이 가르쳐야 할 것은 지식이 아니라 처참히 무너져버린 인간성임을 깨닫고 깊은 고뇌에 빠진다.

침묵 속에서 피어난
강인한 연대와 사랑


아그네스가 새로 부임한 부목사 웨스턴과 나누는 교감은 화려한 수식 없이도 담백한 로맨스의 정수를 보여준다. 에밀리 브론테가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격정을, 샬럿 브론테가 화염처럼 타오르는 자아를 노래했다면 앤 브론테는 잔잔하지만 결코 꺼지지 않는 등불과도 같은 사랑을 택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아그네스가 어떤 상대와 결혼했는지가 아니라 사랑을 정의하고 발견한 방식이다. 세상 물정 모르던 소녀가 냉혹한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차츰 깎이면서 삶의 진정한 동반자를 찾아나가는 성장 과정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크나큰 비극에도 강인하게 맞서는 생의 의지를 믿는 웨스턴은 고립된 환경 속에 지쳐가던 아그네스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가 되어준다.

“삶과 우리를 이어주는 끈은 생각보다 튼튼해요. 끊어지지 않고 어디까지 당겨질 수 있는지,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죠. 집이 없으면 비참할지 모르지만 그래도 살 수는 있어요. 하지만 생각하는 것만큼 비참하지도 않을 겁니다.”(175쪽)

웨스턴은 아그네스의 사회적 지위만이 아니라 마음속에 간직한 희망을 알아보는 유일한 인물이다. 두 사람의 결합은 해피엔드를 넘어 허영과 혐오가 판치는 세상에서도 정직과 친절이라는 보편적 가치가 끝내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는 앤 브론테가 독자에게 건네는 다정한 위로이자, 자신의 삶을 향해 올곧게 나아간 이들이 마주하게 될 선물이다.

위선의 시대를 가로지르는 가장 정직한 목소리
지금 우리가 앤을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


『아그네스 그레이』 이후 출간한 작품 속 파격적인 묘사로 당시에 크게 비난받았던 앤 브론테는 작가 서문을 통해 “철없고 젊은 여행자에게 인생의 함정과 덫을 꽃과 나뭇가지로 교묘히 덮어 감추는 것보다, 그 실체를 낱낱이 드러내어 경고하는 것이 훨씬 낫지 않겠습니까?”라고 밝힌다. 문학이라면 모름지기 모두 외면하려는 진실조차 투명하게 비추는 거울이 되어야 한다는 선언이었다. 샬럿과 에밀리가 감정이 휘몰아치는 묘사에 탁월했다면, 앤은 사회적 문제와 여성의 삶에 관심을 두었고 그 주제를 누구보다 냉철하고 예리하게 파고들었다.

앤이 최초로 출간하였으며 지금은 그의 대표작이 된 『아그네스 그레이』 역시 고전이 지닌 낭만을 걷어내고 삶의 거친 질감을 있는 그대로 노출한다. 소설가 조지 무어가 앤 브론테를 두고 “영문학사를 통틀어 가장 완벽한 산문 소설을 남겼다”고 극찬한 이유는 바로 앤의 절제된 진실함에 있다. 국내에서 19년 만에 새로운 번역으로 선보이는 이 작품은 앤을 브론테 가문의 어여쁘고 얌전한 막내가 아닌, 시대를 앞서간 투철한 기록자로 조명한다. 꽃과 나뭇가지로 가릴 수 없는 진실을 문학으로 탄생시킨 앤의 문장은 이제야 우리에게 가장 힘 있는 응답이 되어 돌아온다.

목차

1 목사관
2 첫 수업에서 얻은 교훈
3 또 다른 교훈
4 할머니
5 외숙부
6 다시 목사관으로
7 호턴 로지
8 사교계 데뷔
9 무도회
10 교회
11 영지 사람들
12 소나기
13 앵초
14 교구 목사
15 산책
16 꿩 대신 닭
17 고백
18 기쁨과 비탄
19 편지
20 작별
21 학교
22 방문
23 정원
24 모래톱
25 결말

주석
추천의 글
브론테 세 자매에 대하여

저자소개

앤 브론테 (지은이)    정보 더보기
1820년 1월 17일 영국 북부 요크셔주의 손턴에서 성공회 신부 패트릭 브론테와 마리아 브론테의 딸로 출생했다. 위로 네 언니 마리아, 엘리자베스, 샬럿, 에밀리와 오빠 브랜웰이 있었다. 한 살 때 어머니를 여의었으며, 집안일을 돌봐주러 온 손위 이모 아래서 보살핌과 교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어린 시절부터 남매들과 함께 놀이처럼 글을 쓰던 앤은 1831년 샬럿이 로헤드 학교로 떠나고 나자 에밀리와 함께 가상 세계 ‘곤달’을 창조하여 이에 대한 산문과 시를 집필한다. 1835년 로헤드 학교의 교사가 된 샬럿을 따라 학생으로 갔던 에밀리가 향수병으로 인해 집으로 돌아오게 되어 앤이 그 자리를 대신하지만 2년 후 심각한 병으로 앤 또한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1839년 가정교사 일을 시작했으며 이때의 경험을 《아그네스 그레이》에 녹여낸다. 샬럿, 에밀리와 함께 커러, 엘리스, 액턴 벨이라는 필명으로 1846년에 시집을 발표한다. 그리고 바로 이듬해인 1847년에 첫 소설 《아그네스 그레이》를, 그다음 해 6월에 두 번째 소설 《와일드펠 저택의 여인》을 출간한다. 《와일드펠 저택의 여인》의 성공 이후 앤은 더 좋은 작품을 쓰겠다고 다짐하지만 1849년 29세의 젊은 나이에 폐결핵으로 사망한다. 앤 브론테는 샬럿과 에밀리 브론테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져 있으나, 오늘날에 와서는 브론테 자매 중에서 가장 현대적이고 급진적인 글을 썼다는 재평가가 이루어졌다. 특히 《와일드펠 저택의 여인》은 최초의 진정한 페미니즘 소설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BBC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소설’에 오르며 현대 사회에도 유효한 담론을 제시한다는 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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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 (옮긴이)    정보 더보기
서강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번역학과를 졸업했다. 옮긴 책으로 클레어 키건의 『맡겨진 소녀』, 『너무 늦은 시간』, 『푸른 들판을 걷다』, 조지 오웰의 『조지 오웰 산문선』, 루이자 메이 올콧의 『작은 아씨들』, 앤 나폴리타노의 『헬로 뷰티풀』, 폴 린치의 『예언자의 노래』, 도나 타트의 『황금방울새』, 마틴 푸크너의 『컬처, 문화로 쓴 세계사』, 올리비아 랭의 『정원의 기쁨과 슬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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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아버지는 실망했다, 크게 실망했다. 그 일은 청천벽력처럼 우리를 덮쳤다. 모든 상품을 실은 배가 난파하는 바람에 우리의 재산도 여러 명의 선원과 함께, 그리고 그 가엾은 상인과 함께 전부 바다에 가라앉았다고 했다. 나는 상인의 명복을 빌었고 우리의 순진한 희망이 무너진 것을 애도했다. 하지만 어린 만큼 충격에도 유연했기에 금방 회복했다.
돈이야 매력적이었지만 나처럼 세상 물정 모르는 소녀에게는 가난도 두렵지 않았다. 사실을 말하자면 궁지에 몰려 우리끼리 알아서 해내야 한다니 왠지 흥분되기도 했다.


“새덫이에요.”
“새를 왜 잡는데?”
“아빠가 그러는데 새가 피해를 준대요.”
“새를 잡아서 어떻게 하게?”
“이것저것 해요. 고양이한테 줄 때도 있고 주머니칼로 조각조각 자를 때도 있고. 다음에는 산 채로 구우려고요.”


“삶과 우리를 이어주는 끈은 생각보다 튼튼해요. 끊어지지 않고 어디까지 당겨질 수 있는지,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죠. 집이 없으면 비참할지 모르지만 그래도 살 수는 있어요. 하지만 생각하는 것만큼 비참하지도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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