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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56343011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18-09-10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4
1 나 어릴 적
1-1 콩나물시루 교실 •15
1-2 배움의 길목에서 •20
1-3 그 시절의 패러독스 •29
1-4 강냉이 빵 •35
1-5 노는 것이라면 •40
1-6 신작로 •46
1-7 시간 멈춰선 영상 둘 •55
1-8 쌀 •63
1-9 연탄가스 •73
1-10 달고나 •80
1-11 채송화와 안양역 •86
1-12 그 시절의 헝그리 복서 •91
1-13 110V 선풍기 •98
2 우리 젊은 날의 초상
2-1 판자촌 •109
2-2 오라이 버스 •116
2-3 그 시절의 이사도라 •120
2-4 7080 노래 •126
2-5 오렌지색 공중전화통 •130
2-6 청바지 1 •134
2-7 청바지 2 •142
2-8 격동의 1979~80 그 무렵 •149
2-9 나는 그 시절 순진했다 •157
2-10 울산의 낮과 밤 •172
2-11 방어진 현대에서의 밥벌이 •182
2-12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190
3 베이비붐 세대, 그들이 사는 법
3-1 한국판 Donde Voy •199
3-2 말뫼의 눈물이 이 땅에 있다 •203
3-3 그냥에 대한 상념 •210
3-4 나는 오늘을 산다
•214
3-5 12월 31일의 일기 •219
3-6 내 나이가 어때서 •223
3-7 작은 것의 소중함 •230
3-8 로또의 마음에 대하여 •235
3-9 짜장면집의 어제와 오늘 •246
3-10 메리 크리스마스 케이크 •258
3-11 지금부터는 자유여행이다 •262
에필로그 (동그맣던 시절의 유정) •267
저자소개
책속에서
1. 신작로는 문명이다
언덕 너머에 신작로(新作路) 길이 생겼다. 동네 사람들이 다들 신작로라 불러서 나는 그 길 이름이 신작로인 줄 알고 지냈다. 우리 동네는 신작로 말고도 아래엔 아스팔트로 포장된 국도가 가로질러 있었다. 수원과 서울로 통하는 유일한 1번 국도라고 했다. 해마다 개나리 필 무렵 수원에 모심으러 박 대통령이 행차하는 날엔 우리는 그 길 변에 늘어서 박수를 쳤다. 그때는 그가 수원으로 향한다는 사실만을 알고 있었는데 후일 그가 간 곳은 농촌진흥청이 고 권농일이라는 날짜에 맞춰 해마다 그곳을 향했다는 사실도 자연 알게 되었다. 안양에 유명한 갈빗집으로 ‘화진정’이란 곳이 역전에 있었는데 그는 당시 박통이 수원에 오면 으레 들르던 갈빗집의 주방장 출신이라고 했다. 수원은 갈비가 예전이나 지금이나 유명하다. 우시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만동’이란 동네 이름이 뜻풀이 그대로 이를 반증한다. 그 위치에 선 유명한 갈빗집 이름이 ‘본수원갈비’라는 집인데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얼마 전 가보았더니 용인 민속촌을 들르는 일본 관광객이 지정코스로 들리는 거의 기업 수준으로 운영이 되고 있었다.어느 막걸릿집은 박통이 그날 막걸리 마시는 사진을 간판으로 내 걸고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고도 있다. 요즘도 가끔 가는 막걸릿집인데 그 집 이름은 ‘박통’이다. 어쨌든 나는 반듯한 도포를 한 국도 1번 길로는 거의 다니지 않았다. 위험하다는 부모님 말씀을 잘 들어서도 그렇지만 그 도로는 양변에 플라타너스만 무성할 뿐 좁고 속도를 낸 차 이외는 거의 볼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국민학교는 신작로와 1번 국도 사이에 낀 우리 집으로부터는 북쪽에 약 2킬로 가까이 떨어져 있었는데 나의 등교 길은 신작로도 국도도 아닌 그사이를 누비는 좁다란 길이었다. 당연히 나로선 그 길이 지름길이고 안전했기 때문이다. 한눈에 바라보아도 시원스럽고 수덕스럽게 서편에 자리한 수리산. 안양 냇가의 발원지는 바로 그곳이었다.
‘신작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