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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91157831661
· 쪽수 : 160쪽
책 소개
목차
추천사 … 김민웅
Ⅰ∼ Ⅸ
Ⅹ∼ ⅪⅩ
ⅩⅩ∼ ⅩⅩⅡ
해제 … 박영신
책속에서
후기 전체주의 체제의 내적 목표는 얼핏 보이는 것처럼 단지 집권층이 권력을 계속 움켜쥐는 것에 있는 게 아니다. 자기보존이라는 사회적 현상은 좀 더 높이 있는 것에 종속된다. 그것은 바로 체제를 움직이는 맹목적인 자동 작용automatism이다. 권력 구조 안에서 인간이 어떠한 위치에 있건 간에 체제는 인간을 인간 자체로서의 가치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자동 작용을 움직이게 해줄 연료로서 본다.
“반체제 인사들”이 어떤 종류로든 권위를 갖는다면, 쓸데없이 곳곳에 출몰하는 외래 곤충들처럼 오래전에 전멸되지 않았다면, 그것은 정부가 이 배타적인 집단과 그들의 배타적인 아이디어를 그토록 경외하며 고수해서가 아니라, 감추어진 영역 안에 뿌리를 둔 진리 안에서의 삶이 지닌 잠재적인 정치적인 힘을 완벽하게 인식하기 때문이며, “반체제”적 성격이 점차 커지는 세계, 그리고 그것이 다루는 세계―일상적이고 인간적인 세계, 삶의 목표와 체제의 목표 사이의 긴장이 일상적으로 이어지는 세계―가 다가오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후기 전체주의 체제는 이처럼 자기 환경의 주인이 되지 못하는 현대 인류의 보편적인 무능함을 드러내는 한 가지 양상, 특히 극단적인 양상으로, 따라서 그 실제 기원이 유독 잘 드러난다. 후기 전체주의 체제의 자동 작용은 전 세계적인 기술 문명의 자동 작용의 극단적인 형태에 불과하며, 이것이 보여주는 인류의 실패는 현대 인류의 전반적인 실패에 대한 한 가지 변형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