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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심리학/정신분석학 > 심리치료
· ISBN : 9791157832040
· 쪽수 : 440쪽
책 소개
목차
추천의 글
프롤로그
1부 연인들
1 정신질환, 자살 충동을 일으키는 약물중독
2 아가씨, 새로 개조하는 게 어때
3 감히 그 이름을 말하지 못하는 병명
4 마음관찰과 빅맥
5 구세주들
6 다시 제자리로
2부 최후의 수단
7 단기적인 해결책들
8 악마와 춤을
9 탈출 작전
10 절망의 성배
11 안전
3부 빛을 향하여
12 열쇠들
13 감정조절장애여, 안녕
14 첫 데이트 때 오럴섹스 금지
15 빈방
16 오토바이 배우기
4부 탈출
17 첫 번째 손길
18 노출
19 수많은 모습들
20 통제와 비난
21 엄마에게 한 걸음 더
22 정점
5부 고통의 변형
23 귀의(歸依)
24 반전들
25 날라리 불교신자
26 바즈라야나 불교
27 고기를 요리하는 남자
28 참된 본성을 비추는 거울
감사의 인사
추천 자료
참고 도서
옮긴이 후기
책속에서
나는 두 군데 교사 자리를 그만두었고, 6개월 이상 정신병원에서 지냈으며, 열두 가지 치료약을 복용했고, 그보다 더 많은 수의 심리치료사들에게 치료를 받고 있었다. 고등학교를 중퇴했고, 대학도 중퇴했다. 활발한 아이, 날라리, 고스족, 히피, 재즈광…. 나는 아홉 개의 목숨을 지닌 고양이 같았다. 주기적으로 신경쇠약에 걸릴 때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내 음악적 취향도 달라졌고 그럴 때면 대개 더 많은 병명이 따라붙었다. 우울증,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알코올 중독, 그리고 약물중독까지.
나는 앞으로 자신에게 묻고 또 묻게 될 가장 중요한 질문 한 가지와 마주하게 됐다. 즉 내가 인식하는 것 가운데 얼마나 많은 부분이 정확하고 얼마나 많은 부분이 왜곡되어 있는가, 하는 질문 말이다. 에단은 내가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난 지 어느덧 십 년이 됐다고 알려주었다. 이 사실만 보더라도 내가 어느 정도 스스로 돌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나도 반은 동의했지만 반은 동의할 수 없었다. 반은 내 능력을 인정했지만 반은 인정할 수 없었다. 에단은 변증법적 행동치료를 기억하라고 말했다. 변증법적 행동치료는 둘 중 어느 하나가 옳다고 말하지 않는다. 지금 현재 나는 ‘둘 다’를 경험하고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성인이자 아이였고, 보호를 받고 있으면서도 나약했다. 에단은 변증법적 행동치료는 근본적인 진리를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외견상 모순되는 내용들을 받아들이는 것임을 일깨웠다.
소속감은 누구에게나 있는 근본적인 욕구다. 하지만 경계성 인격장애가 있는 사람의 경우 그 도를 넘어선다. 아무리 신맛이 나는 음료라도 누군가가 마시라고 주면 아무렇지 않다는 듯 꿀꺽꿀꺽 받아 마시고, 그러고 나면 일시적으로나마 자아감(sense of self)이 만들어지니 말이다. …
최근에 나는 콘퍼런스나 모임, 워크숍, 교육 등으로 한편으로는 의기양양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지치기도 한 상태로 매주 에단에게 돌아왔다. 나는 동료 지지 모임과 관계된 모든 곳에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었고 접촉할 수 있는 모든 기관에 참여했다. 이건 알코올이나 섹스에 정신없이 빠져 있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내 목적은 보다 많은 관계를 만들고 보다 깊은 소속감을 느끼는 것이었지만, 어떻게 된 게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점점 피폐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