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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기호학/언어학 > 언어학/언어사
· ISBN : 9791157833047
· 쪽수 : 328쪽
· 출판일 : 2023-08-10
책 소개
목차
시작글
1장 언어적 전환, 달라 보이는 세상
2장 은유와 환유, 계열체와 통합체의 질서
3장 이항대립, 의미를 만드는 원리
4장 언어를 넘어서, 기호로 가득 찬 세상
5장 숨은 의미 찾기, 함축의미와 메타의미
6장 인생은 서사, 심층과 표층의 변형구조
7장 신화 훔치기, 신화로 살아간다는 것
8장 시각문법, 대중문화 다시 보기
9장 기호와 미학적 정체성
닫는글
주석
색인
저자소개
책속에서
구조주의는 사물에 본질적 의미가 있다는 유물론이나 위대한 인간이 세상의 의미를 부여한다는 휴머니즘과 다릅니다. ‘의미는 구조에서 만들어진다’는 구조주의 원리를 잘 이해하면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것으로 생각한 정체성이나 우리 눈앞에 펼쳐진 언어경관에 대해 새로운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포스트모던 학자들은 궁극적이고 절대적인 본질이 없다고 단언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누구나 ‘나다움’이 어떤 것인지 의식하고 있죠. 다만 ‘나다움’이란 것은 우리가 별 생각 없이 사용하는 언어/기호의 구조로 덮여 있어요. 구조주의의 기본 원리에 대해 알게 되면 세상을 둘러싼 나다움의 언어와 기호는 낯설고도 다르게 보일 것입니다.
우리는 랑그에 따라서 허락된 언어사용의 가능성을 수행할 뿐입니다. 인간주체란 고작 말을 나르는 자, 언어체계의 수행자, 혹은 랑그의 대행자일 뿐입니다. 우리는 이미 만들어진 구조 안에서 태어났고, 구조를 통해 자랐고, 구조의 질서로 교육받았죠. 그런 이유로 랑그의 코드에 따를 때만 우리는 적절한 의사소통자가 될 수 있습니다. 소쉬르의 구조주의는 인간을 언어사용의 창조적 주체로 보지 않습니다. 인간에게 말의 조합 또는 ‘언어놀이’를 할 수 있는 창조성이 있다고 하지만 구조를 쉽게 바꿀 순 없죠. 인간의 주체성을 놓고 보면 구조주의는 그렇게 휴머니즘과 단절됩니다.
서로 다르면서도 존귀한 삶이 존중받지 못하는 사회라면 다수는 통합체적이고 환유적인 의미구조에 종속됩니다. 집단주의, 전체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면 그럴 수 있습니다. 계열체적 ‘선택’은 좀처럼 허락되지 않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인접성이 강조된 의례를 연결하는 삶을 살 뿐입니다. 그렇지만 인접성의 의미구조는 인생의 모범답안이 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