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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91158790783
· 쪽수 : 544쪽
· 출판일 : 2018-01-2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부 베른(현재)
2부 레겐스부르크
3부 뮌헨
4부 오스테버잔트
5부 로테르담
6부 프랑크푸르트
7부 비스바덴
8부 가이스베르크
에필로그
리뷰
책속에서
“베르거가 좀 전에 내가 최고라고 말했지.” 호로비츠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건 뻔한 거짓말이오. 나보다 나은 사람이 한 명 있으니까.” 늘 가지고 다니는 지갑에서 명함을 한 장 꺼내며 그가 덧붙였다. “베른에서 가장 좋은 호텔로 방을 하나 예약해요. 그리고 방 안에 식물이 절대 없도록 하고 연기 감지기가 작동하지 않게 하시오. 그런 다음 이 번호로 전화를 걸어요.”
뤼튀가 명함을 받아 들고 주소를 슬쩍 쳐다봤다. “비스바덴에 있는 독일 연방 범죄 수사국이네요.”
“읽을 줄 아는군.” 조롱 섞인 목소리로 호로비츠가 말했다. “그 남자더러 당장 여기로 오라고 해요.”
“마르틴 슈나이더.” 뤼튀가 중얼거렸다.
“마르틴 S. 슈나이더.” 호로비츠가 정정해 줬다.
“그런데 식물은 왜 안 된다는 거죠?”
“생각하는 데 필요한 산소를 식물이 앗아 간다고 그가 질색하니까.”
“그럼 연기 감지기는요?”
“그건 묻지 말아요. 우리한테는 그가 꼭 필요하니까. 그리고 그가 이곳에 도착할 때까지 현장에 아무도 얼씬 못 하게 하시오.”
“하지만 그가 여기 올 수 없는 사정이거나 오고 싶어 하지 않으면요?”
호로비츠가 뤼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시신의 배를 찍은 사진을 그에게 보내요. 그럼 달려올 테니까!”
슈나이더가 수업을 빠지는 것은 자비네도 지난 이 년 동안 심심치 않게 겪은 일이었다. 어떤 학기에는 한 달을 통째로 비운 적도 있었다. 그리고 그가 수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돌아올 때마다 그의 얼굴에서 병자처럼 창백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살인범을 쫓는 일은 그에게 자양 강장제 같은 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움푹 들어간 눈과 군발 두통으로 지끈지끈 당기는 관자놀이를 보면 그가 다시 살인범을 쫓을 적기가 됐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첫 번째 다리 아치에 다다른 순간, 자비네는 자기도 모르게 숨을 멈췄다. 컴컴한 아치 밑에 나체의 여자 시신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시신의 무게를 지탱하고 있는 건 다리에 고정된 긴 머리채뿐이었다. 시신의 얼굴이 다른 쪽을 향하고 있긴 했지만, 자비네는 여인의 나이를 50세 정도로 추정했다. 시신의 검고 긴 머리채는 다리 아치의 천장 어딘가에 매달린 상태였다. 슈나이더가 앞에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까마귀 두 마리가 시신 어깨에 앉아 살을 쪼아 먹고 있었다.
자비네가 아는 다른 수사관이라면 누구나 까마귀를 당장 쫓아 버렸겠지만, 슈나이더는 가만히 서서 그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