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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59252990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17-11-29
책 소개
목차
저자의 말
1장 도대체 그리스 로마 신화란 무엇인가?
신화란 무엇인가?
신화는 ‘신 중심 이데올로기의 옛날이야기’다 | 어떤 내용의 ‘신 중심 이데올로기의 옛날이야기’인가? | 그리스 로마 신화의 정치적 이용 | 신화의 차별 구조 | 왜 그리스 ‘귀신’인가?
그리스 로마 신화의 특징
모든 신화는 열등한데 그리스 로마 신화만 우월하다고? | 그리스 로마 신화는 독창적일까? | 그리스 로마 신화, 왜 문제인가? | 그리스 로마 신화는 추방되어야 한다 | 고대 그리스의 역사와 지리 | 그리스 로마 신화와 우리 | 그리스 로마 신화 부활과 적대주의
2장 토속신과 괴물, 그리고 인간
창세 신화의 차별 구조
헤시오도스의 <신통기> vs.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 가이아와 타르타로스, 그리고 에로스
태초에 괴물이 있었다; 괴물 1세대
악의 측면만 강조된 티탄 | 키클롭스와 헤카톤케이르 | 가이아와 폰토스 및 타르타로스의 자식들 | 우라노스의 다른 자식들
토속신의 정체성
토속신들의 본래 모습 | 토속신의 변모
토속 모신
곡식의 여신 데메테르 | 외국 출신의 여신들 | 그리스 선주민의 모신 헤라 | 아테나, 아르테미스, 헤카테, 헤스티아
토속 남신
황금시대의 왕 크로노스 | 원시적인 구세주의 전형 디오니소스 | 서민층에 어필한 오르페우스
괴물 2세대
차별 구조를 만든 제우스 | 티타노마키아 | 오케아노스의 자식들 | 에키드나의 자식들 | 메두사
괴물 3세대
크리사오르와 페가수스 | 세이렌 | 프로메테우스
괴물 4세대와 그 밖의 괴물들
괴물의 씨가 마르다 | 여성 전사 아마존 | 라이스트리곤 | 난쟁이족 | 기형 괴물 | 동물-인간 합성 괴물 | 그 외의 괴물들
그리스 로마 신화 괴물의 차별구조
동서양 신화에 등장하는 괴물들 | 그리스 로마 신화 괴물의 전통
인간 기원의 차별구조
남성 기원의 차별 구조 | 인간의 타락 | 여성 기원 설화의 차별 구조 | 차별적 여성관의 전통 | 새로운 세계_홍수 전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인간들
메데이아 | 시시포스
3장 국가신과 영웅
국가신의 차별 구조
제우스의 별 | 권력자의 전형_연쇄강간범 제우스 | 우주의 3층 구조 |제우스, 포세이돈, 하데스 | 처녀의 전형_아테나 | 애인의 전형_아프로디테 | 아도니스 | 큐피드 | 제우스의 아들들 | 아폴론 | 하데스의 죄인들
영웅들의 차별 구조
영웅의 무법성 | 페르세우스 | 헤라클레스 | 테세우스 | 오이디푸스 | 안티고네
4장 트로이 신화의 차별 구조
호메로스
트로이 전쟁의 전모 | 호메로스, 어떻게 볼까?
<일리아스>
<일리아스>의 형식과 내용 | <일리아스>의 줄거리
<오디세이아>
<오디세이아>의 형식과 내용 | <오디세이아>의 줄거리
트로이 신화와 여성 차별
차별 당하는 여신들 | 이피게네이아
<아이네이스>
로마제국을 찬양하는 영웅담 | 고전 중의 고전 vs. 제국주의 작품
5장 그리스 로마 신화 계승의 차별 구조
주체와 타자의 변화
괴물과 제우스의 싸움 | 기독교의 그리스 로마 신화화 | 프랑스혁명과 그리스 로마 신화
독일과 그리스 로마 신화
독일주의와 그리스 로마 신화 | 제국주의, 오리엔탈리즘, 그리스 로마 신화 | 바흐오펜의 신화 이해
니체와 그리스 신화
니체의 신화론 | 금발의 야수 | 계보학적 근거 | 전체주의와 그리스 미학
맺음말_ 그리스 로마 신화의 삼중 차별 구조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러한 여신운동의 기원은 사실 19세기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많은 학자가 유목 사회에서 농경 사회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부권적 신화가 모권적 신화를 대체했다고 보았거든요. 특히 20세기에 들어 신화학자인 캠벨은 『신화의 힘』에서 “자연은 항상 모권적이지만 사회는 부권적”이라고 했습니다. 가령 기원전 3500년경 수메르 신화에서 달과 뱀, 나무와 여성이 신성시되었던 것도 그 근거이지요. 이에 따르면 달을 기준으로 한 음력이 양력으로 바뀐 것도 가부장제로의 이행을 반영한 것입니다. 이 책에서 우리가 살펴보려는 그리스 로마 사회도 철저한 가부장 사회였습니다. 따라서 신화에서 여성은 열등한 존재로 나타나요. (……) 여성에 대한 차별과 함께 외국인에 대한 차별도 신화의 중요한 구조를 형성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경우 외국인을 야만이라고 부르며 차별했는데 이것이 신화에서는 괴물의 형상으로 나타납니다. 이러한 면은 고대 기독교 신화에서도 볼 수 있는데요. 유대인의 신인 여호와에게 패배한 팔레스타인인(가나안인)의 신인 바알이 악신이나 악령 또는 악마로 남은 것이 그 예입니다._<신화의 차별 구조> 중에서
빈켈만과 니체는 그리스를 예찬하고 그것을 서양 문화, 특히 독일 문화의 고향으로 보았습니다. 그러나 이는 한때의 유행에 불과했어요. 그전까지는 서양에서도 그리스 문화란 독자적인 것이 아니라 이집트나 메소포타미아를 비롯한 주변 오리엔트 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서 그것들과 공통되는 부분이 많다고 여겼거든요. 이 당연한 견해는 19세기에 극성이었던 제국주의가 (적어도 지도상에서는) 사라진 20세기 후반에야 부활했습니다. 이는 문화란 본래 서로 교류하는 것이지 독자적인 것이 아니라고 하는 측면에서 당연히 인정되는 것인데, 19~20세기의 교만한 서양 우월주의는 그런 상식적인 원리조차 무시했어요. (……) 그리스 로마 신화는 이제 서양에서도 위대한 독창이기는커녕 다른 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임이 널리 인식되고 있으나, 한국에서만은 여전히 높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어요. 인간적인 요소를 드러낸다는 막연한 예찬 아래 그리스 로마 신화에 노골적으로 묘사된 본능적인 야만과 범죄와 독재와 전쟁조차 미화되었고요. 이를 보면 전지전능한 독재자 제우스를 중심으로 한 그리스 로마 신화가 1970년대 유신독재 시대에 소개되기 시작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듯합니다._<그리스 로마 신화는 독창적일까?> 중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 토속신들은 주체적인 위치를 차지했지만, 국가신들이 등장한 뒤 타자의 위치로 바뀌는데요. 이러한 변모는 대개 다음 세 가지로 나타납니다. 첫째는 주체적인 그리스 토속신이 국가신으로 변모한 것입니다. 가령 가이아, 데메테르, 페르세포네를 비롯한 상당수의 토속신들이 여기에 해당하지요. 둘째는 외국 토속신이 국가신으로 변모한 것입니다. 키벨레, 아프로디테, 오르페우스, 디오니소스 등을 말해요. 셋째는 그 외에 선주민들이 숭배한 많은 토속신들이 침략자들의 신으로 대체됨에 따라 지위를 박탈당하고 괴물로 추락한 것입니다. 그들 중에는 티폰, 티탄, 기간테스나 그들의 자식들 같은 남성도 있으나 이는 예외적이고, 대부분 여성의 특징을 지닙니다. 그중에는 판도라와 같은 최초의 여성 인간도 있어요. 즉 대표적인 토속 모신인 데메테르가 암말의 머리를 지닌 여신으로 그려지고, 모신의 상징인 뱀이 에키드나, 에리니에스, 고르곤 자매 등의 괴물로 형상화된 것이 이에 속합니다. 새도 본래는 모신의 상징이었으나, 여러 가지 괴물로 변형되었어요. 가령 상반신은 여인의 몸에 하반신은 새의 몸통을 가지고 노래로 선원을 유혹하는 바다의 괴물 세이렌, 얼굴은 처녀고 몸통은 독수리인 괴물로서 전염병을 퍼뜨리는 하르피아이 등이 그래요. 그 대부분은 제우스 등 국가신이나 헤라클레스와 테세우스라는 불멸의 남자 영웅들에게 처단 당합니다. 토속신의 일부는 오르페우스를 노래한 르네상스의 단테를 거쳐 릴케에 의해 다시 노래로 불리고, 그 사이에 디오니소스를 찬양한 니체에 의해 재등장하지만, 그것은 그리스 토속신의 전통과는 이미 단절된 것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므로 새로운 형태의 국가신 내지 영웅신이라고 보아야 하겠지요._<토속신의 변모>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