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사상가/인문학자
· ISBN : 9791159253515
· 쪽수 : 340쪽
· 출판일 : 2018-06-29
책 소개
목차
저자의 말
머리말_집시 아나키스트 헤밍웨이
1장 왜 헤밍웨이가 ‘집시 아나키스트’인가?
어느 극우익의 헤밍웨이 | 존슨, 헤밍웨이를 비판하다 | FBI가 헤밍웨이를 죽였다고? | 아나키스트 헤밍웨이 | 헤밍웨이의 삶과 글을 새롭게 조명하다 | 나의 헤밍웨이 | 헤밍웨이가 싫어질 때 |헤밍웨이의 글은 삶 자체다
2장 20세기 초, 『우리 시대에』의 반문명과 자유
동물, 인디언, 헤밍웨이 |그때 그 시절 | 헤밍웨이의 고향은 보수적인 오크파크 | 헤밍웨이, 자연아로 성장하다 | 대학 진학을 거부한 헤밍웨이 | 「인디언 캠프」 | 인디언의 역사에 대한 매우 간략한 소개 | 「의사와 의사의 아내」를 비롯한 단편들 | 『우리 시대에』 | 「혁명가」 | 「심장이 두 개인 큰 강」에 등장하는 자연 합일 | 「엘리엇 부부」
3장 제1차 세계대전, 『무기여 잘 있어라』의 반전쟁과 자유
전쟁의 시대 | 「매우 짧은 이야기」 | 『무기여 잘 있어라』 | 『무기여 잘 있어라』 1부_전선의 사랑 | 『무기여 잘 있어라』 2부_사랑의 성숙 | 『무기여 잘 있어라』 3부_탈영 | 『무기여 잘 있어라』 4부_탈출 | 『무기여 잘 있어라』 5부_죽음 | 『무기여 잘 있어라』는 어떤 성격의 소설인가?
4장 1920년대 파리, 『에덴동산』의 반윤리와 자유
제1차 세계대전 직후 | 헤밍웨이의 파리 시절 | 거트루드 스타인을 스승으로 삼다 | 『파리는 날마다 축제』 | 무솔리니를 취재하다 | 「조국은 너에게 무엇을 호소하는가?」 | 『여자 없는 남자들』 | 「패배를 거부하는 남자」, 「시시한 이야기」, 「오늘은 금요일」 | 「다른 나라에서」, 「간단한 질문」, 「이제 제가 눕사오니」 | 「하얀 코끼리 같은 산」, 「딸을 위한 카나리아」, 「알프스의 목가」 | 「살인자」, 「5만 달러」, 「열 명의 인디언」, 「추격 경주」 | 『에덴동산』 | 『에덴동산』 1부_양성구유의 아내 | 『에덴동산』 2부_악마 부부 | 『에덴동산』 3부_마리따 | 『에덴동산』 4부_파괴
5장 1920년대 스페인,『태양은 다시 떠오른다』의 반도덕과 자유
헤밍웨이의 스페인 | 『오후의 죽음』 |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는 반전소설이다 | 투우와 사회주의 |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의 등장인물 |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1부_파리의 술집 |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2부_스페인의 투우 축제 |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3부_이별 | 국가를 조롱하다 | 버지니아 울프의 비평
6장 1930년대 미국,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반소유와 자치
키웨스트, 콩크 공화국 | 키웨스트의 특수성 | 국가, 퇴역 군인들을 제거하다 | 『승자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마라』의 동성애 혐오 | 「아버지들과 아들들」, 「깨끗하고 밝은 곳」 |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제목에 대하여 |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1~2부_봄부터 가을까지 |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3부_겨울 |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에 대한 비평
7장 스페인 시민전쟁,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반파쇼와 자치
스페인 시민전쟁 | 『스페인의 대지』 | 『제5열』 | 「때는 지금, 장소는 스페인」 | 「다리 위의 노인」과 「아무도 죽지 않는다」 | 앙드레 말로의 『희망』 |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제목과 주제 | 자연과 연대하라 |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주인공 로버트 조던 |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여주인공 마리아 |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게릴라 부대 | 공화주의자의 만행을 폭로하다 |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파시스트 |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군인들 |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결말 |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 대한 비평
8장 제2차 세계대전 이탈리아, 『강을 건너 숲속으로』의 반군대와 자치
『강을 건너 숲속으로』 | 전쟁에 대해서는 두 번 다시 쓰지 않겠다
9장 1940년대 쿠바, 『노인과 바다』의 반문명과 자연
쿠바에서의 헤밍웨이 | 쿠바의 역사 | 『해류 속의 섬들』 | 『노인과 바다』의 노인과 소년 | 상호부조를 상징하는 어촌공동체 | 노인은 사자 꿈을 꾼다 | 인간과 자연의 합일은 가능한가? | 기독교적 해석 | 아나키즘적-생태주의적 해석 | 헤밍웨이, 쿠바 혁명을 지지하다
10장 1950년대 아프리카, 『아프리카의 푸른 언덕』과 『여명의 진실』의 반제국과 자연
아프리카가 유토피아다 | 『아프리카의 푸른 언덕』과 『여명의 진실』에서의 문학 이야기 | 『아프리카의 푸른 언덕』에 나오는 아프리카 찬양과 사냥의 모순 | 침략자의 종교를 비판하다 | 이상향 재현의 시도 | 『킬리만자로의 눈』 | 『프랜시스 매코머의 짧지만 행복한 생애』 | 아나키즘적 해석 | 헤밍웨이의 만년과 죽음 | 헤밍웨이와 미국 현대문학
맺음말_헤밍웨이는 아나키즘의 본질에 지극히 가까운 사람이다
헤밍웨이 연보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는 쿠바에 가기 전 대단한 희망을 가지고 갔다. 그 전에 오랫동안 쿠바의 도시유기농을 비롯한 생태도시와 시골, 음악과 미술 등 예술로 흘러넘치는 거리, 그리고 완전한 교육과 의료 등을 찬양하는 국내외의 여러 문헌을 모조리 읽은 나는 그 현장을 내 눈으로 목격하려고 갔다. 그러나 내가 본 것은 그 반대였다. 아바나를 일주일 동안 헤매어도 유기농장은 없었고 병원과 약국은 물론 상점은 텅 비었으며 엄청난 돈을 내지 않는 한 노래 한 곡 들을 수 없었다. 오염으로 눈과 코가 시리는 거리는 총을 들고 눈을 번득이는 군인들로 가득 차 있었고 학교는 북한을 연상 시킬 정도로 제복과 구호로 넘쳐났다. 강변은 오물로 뒤덮였고 썩은 동물의 시체로 악취가 풍겼다. 누구나 들고 다니는 비닐봉지에는 비밀리에 유통되는 상한 고기 덩어리가 들어 있었다. 『노인과 바다』의 먼 바다 코히마르에서 그래도 아직 남은 작은 돌과 해초들을 노인과 함께 주웠을 뿐이다.
(…) 『노인과 바다』도 빈곤의 소설이다. 1952년까지 십여 년의 쿠바 생활에서 그가 본 쿠바는 가난이었다. 당시에도 쿠바는 사회주의 나라였다. 공산당이 지지한 바티스타 독재정권이 부활한 1952년에 그 소설이 나왔다. 흔히들 헤밍웨이가 쿠바를 너무 좋아해서 마지막 생애 20여 년을 그곳에서 살았다고 하지만, 그가 좋아한 쿠바는 사회주의 쿠바가 아니라 억압과 가난 속에서도 품위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영원한 패 배 속에서 살아가지만 언제나 우아함을 잃지 않는 인민이었다. (…) 그것은 그가 스페인에서 희망하며 싸웠던 아나키즘의 꿈이었다. 아니 그 전에 19세의 나이에 총을 들고 뛰어든 제1차 세계대전의 이탈리아에서 만난 인민들을 통해 처음으로 꾸었던 인민의 꿈이었다. 아니 열 살쯤, 처음으로 보았던 인디언 마을에서 보았던 꿈이었다. 『노인과 바다』에서 노인이 꾸던 아프리카의 사자 꿈이었다. 그래서 『노인과 바다』를 낸 다음 해인 1953년에 두 번째의 아프리카 사파리를 떠났는지도 모른다. 킬리만자로를 보려고 떠났는지도 모른다. 그의 소설은 그의 삶이고 그의 꿈이다. 그의 글은 그의 삶 자체다. 글과 삶이 이처럼 합치되고 통일되는 작가는 다시없다._<헤밍웨이의 글은 삶 자체다> 중에서
1929년 대공황기에 나온 『무기여 잘 있어라A Farewell to Arms』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주인공인 미국인 프레데릭 헨리(Frederic Henry)는 미국이 참전하기 전, 이탈리아군에 입대하여 야전병원의 운전수로서 전선에서 두 다리를 부상당해 입원한 이래, 영국인 간호원 캐서린 바클리(Cathrine Barkley)와 서로 사랑하게 된다. 캐서린의 임신을 안 두 사람은 탈주하여 스위스에서 겨울의 목가적 생활을 즐기고 봄에 출산할 예정이었으나, 제왕절개 수술을 받고 낳은 사내아이는 죽고 캐서린도 많은 출혈로 불행한 죽음을 맞는다. 소설은 5부로 나누어졌지만 각 부에는 제목이 없다. 이하 각 부의 제목을 나 나름으로 달고 이야기를 요약해본다. 전체 5부는 전쟁의 참상을 보여주는 1~3부와 두 연인의 비극적인 사랑을 보여주는 4~5부로 나누어진다. 그래서 전반부의 반전과 후반부의 허무를 합쳐 반전사상과 허무주의가 이 소설의 주제라고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지만 후반부의 사랑은 전쟁이 낳은 결과에 불과하므로 전체적으로 소설은 반전사상을 담은 것이라고 봄이 옳다. 마찬가지로 전반부의 전쟁과 후반부의 사랑을 서로 이질적인 주제라고 보고 내재적인 이중성을 강조하는 견해도 부당하다._<『무기여 잘 있어라』> 중에서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에는 등장인물이 상당히 많고 복잡하다. 주인공인 내레이터 제이크 반스는 20대 중반의 미국인이지만 파리에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니 헤밍웨이의 다른 소설에서처럼 제이크도 작가의 분신이지만 제이크가 제1차 세계대전의 이탈리아 전선에서 성기 부위에 부상을 당해 성불구가 되었다는 것은 다르다. 그러나 병원에서 만난 영국 여성 브렛 애슐리와 사랑하는 사이라는 점은 작가의 경험과 일치한다. (…) 브렛이 자원 간호원(VAD) 출신인 점도 『무기여 잘 있어라』의 캐서린과 같고, 헤밍웨이의 애인이었던 쿠로스키와 유사한 점이다. 단 브렛이 이미 두 번 이혼했고 지금은 스코틀랜드 출신 술주정꾼인 마이클 캠벨(Michael Campbell)과 사랑하는 사이라는 점이 다르다. (…) 그녀는 당시 자유로운 성관계를 추구하는 신여성의 전형을 보여주었는데, 이는 제이크의 성불능과 대비되어 남녀의 전통적인 성역할이 서로 뒤바뀌어졌음을 뜻했다. 그런 신여성의 상징이 남자처럼 머리를 짧게 깎는 것이라는 점은 헤밍웨이 소설에서 머리를 짧게 깎는 여성이 다양하게 등장한다는 점과 관련되어 매우 흥미롭다. (…) 이 소설에는 위 두 남녀 주인공을 중심으로 하여 많은 인물들이 나온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인 로버트는 제이크의 친구이지만 제이크는 그를 반유대인이라고 욕하는 빌이나 마이크처럼 혐오한다. 이 소설의 다른 인물들과 달리 그는 낭만주의자이고 이방인이다. 미국의 명문인 프린스턴대학교를 다닌 유일한 유대인일 정도로 뛰어난 지성을 자랑하는 그는 부유한 집안 출신의 소설가다. (…) 이 소설의 등장인물 중에서 유일하게 긍정적인 인물은 투우사인 페드로다. 자기 일을 잘 알고 행하는 그는 속임수나 과시가 아니라 신념을 가지고 순수하고 아름답게 투우를 하는 프로다. 사랑을 믿기에 브렛을 사랑하면서도 로버트처럼 위엄과 품위를 잃지 않는다. 그는 언제나 자신감에 차 있고 단호하다._<『태양은 다시 떠오른다』의 등장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