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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0262360
· 쪽수 : 240쪽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6
1부 나는 그저 가만히 있어, 담배도 피우지 않고 이렇게
여성시라는 장르 규칙1 10
여성시라는 장르 규칙2 18
기억의 간헐 작용 25
나는 그저 가만히 있어, 담배도 피우지 않고 이렇게 32
우리처럼 그들도 43
병에 대한 불안감 47
실패할 것을 알면서도 50
대체될 수 없는 사람 59
하지 않는 쪽으로 62
2부 타인의 역사, 나의 산문
타인의 역사, 나의 산문 66
알지 못했던 세계에서―나의 1990년대 77
성난 얼굴을 돌아보기―‘여성혐오’에 대하여 85
2019년 여름, 소비의 기억으로부터 94
제1세계에서 본 것, 느낀 것 104
‘끝없는 게임’의 ‘시작’: 『비바, 제인』 113
나를 실망시킬 때 내 이름을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반박하는 여자들』 117
더없이 투명한 가면 쓰기: 「체향초」 123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와 누베르, 남자와 여자: 〈히로시마 내 사랑〉136
3부 선생님은 작가시죠, 아마도?
토끼 인형처럼 무력했던 우리들은 그러나 148
거울 너머의 사람을 바라보는 장면 163
필드워크의 스승 175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소설의 인물에 대하여 178
자꾸 실패한다는 사실이 유용해지는 까닭에 대하여 188
최후의 심판대에서 맑다는 것 195
선생님은 작가시죠, 아마도? 207
나의 오랜 친구 민정이―최은영 219
나가며 231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작가에게 산문집이라는 형식은 정말로 큰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살아오며 읽었던 무수한 산문집들을 떠올린다. 때론 인생을 바꾸자, 하며 떨쳐 일어나게끔 했던 문장들도. 그리고 아름다운 문장일수록 사위어갔던 저자의 이미지도. 인생을 끊어 팔며 글을 쓰지 않겠다고, 나도 그들처럼 다 까발려 보여주지만은 않겠다고, 한때는 비장했던 다짐들을 떠올려본다.
지금이 아니라면 쓸 수도 톺아볼 수도 그래서 엮어볼 수도 없는 글들을 모아보려 했다.
가끔 터무니없는 사랑이 끝나고 난 다음 우울한 기분 때문에 시간을 낭비할 때마다 나는 다짐하곤 했다. 무슨 일이 있었어도 다시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걸어가면 된다고. 다시 인파 속으로. 부모님과 친구들과 거래처의 연락을 받고, 제시간에 출근을 하고, 끼니를 거르지 않으면 된다고. 그중 가장 잘해내고 싶은 일은 역시 인파를 헤치며 걷는 것이다. 행인들 중 누구도 새삼 돌아보지 않을 만큼 멀쩡한 표정으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내게 글쓰기는 실패를 예감하고도 수행할 수밖에 없는 행동이다. 그런 점은 수영도 비슷한 것 같다. 나를 밀어내는 쪽으로 자꾸만 다가가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나아갈 수밖에 없다는 걸 내가 이미 알았다면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힘을 빼고 떠오를 수 있지 않았을까. 이제 한 계단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