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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60576658
· 쪽수 : 236쪽
· 출판일 : 2019-12-27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겨울 | 일 년의 시작
소한 (1월 5일 무렵) | 새해 첫 다회의 아침
대한 (1월 20일 무렵) | 강하지 않아도 좋다
봄 | 어딘가에 매화가 피어 있다
입춘 (2월 4일 무렵) | 한 줄기 향기
우수 (2월 19일 무렵) | 봄은 아직 멀고
경칩 (3월 6일 무렵) | 유채꽃 필 무렵
춘분 (3월 21일 무렵) | 버들은 푸르고 꽃은 붉다
청명 I (4월 5일 무렵) | 무언을 주고받다
청명 II (4월 5일 무렵) | 벚꽃, 벚꽃, 벚꽃
곡우 (4월 20일 무렵) | 꽃이 한창인데
여름 | 계절 속에 있으면 다 괜찮아
입하 (5월 5일 무렵) | 바람의 파도 소리
소만 I (5월 21일 무렵) | 장마 가까이
소만 II (5월 21일 무렵) | 연못가
망종 I (6월 5일 무렵) | 푸른 매실을 따다
망종 II (6월 5일 무렵) | 다실 속 우연의 일치
하지 (6월 21일 무렵) | 태양은 이리도 높은데
소서 I (7월 7일 무렵) | 그저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소서 II (7월 7일 무렵) | 소나기
대서 (7월 23일 무렵) | 열기 가득한 나날
가을 | 지금이 아니면 볼 수 없는 것들
입추 (8월 7일 무렵) | 매미 소리 한창이어도
처서 (8월 23일 무렵) | 마음의 시차
백로 (9월 8일 무렵) | 맑은 하늘에 아름다운 달
추분 I (9월 23일 무렵) | 꽃무릇
추분 II (9월 23일 무렵) | 가을장마
한로 (10월 8일 무렵) | 대나무 낚싯대 하나면 충분한
상강 (10월 23일 무렵) | 불의 계절로
또다시 겨울 | 계절은 다시 시작되고
입동 (11월 7일 무렵) | 동백꽃 한 송이
소설 (11월 22일 무렵) | 겨울의 소리
대설 (12월 7일 무렵) | 벌레 먹은 단풍잎
동지 (12월 22일 무렵) | 끝은 시작
나오며
리뷰
책속에서
“차 같은 건 너무 고루해.”
내키지 않는 기분으로 다니기 시작한 그곳에, 나는 벌써 사십 년 넘게 다니고 있다. 다케다 선생님 댁은 우리 집에서 걸어서 십 분 거리에 있는 단독주택이다. 돌이켜보면 그 십 분 거리를, 나는 언제나 무언가를 품은 채 걷고 있었다. 생각만큼 잘되어가지 않는 일. 인간관계 고민. 장래에 대한 불안. 부모님과 집안 문제. 타인의 말로 인해 받은 상처.
작은 일에 우울해하고 일일이 상처받는 나 자신을 버거워하며, 그래도 살아가야만 하기에 한숨을 쉬면서 선생님 댁 문에 들어선다. 그러면, 졸졸졸…… 멀리서 물소리가 들려온다. 현관의 미닫이문을 끼이익, 연다.
그 순간, 숯 냄새가 훅 끼쳐온다. 어딘지 모르게 모닥불을 닮은, 살짝 싸하면서도 청결한 냄새다. 그때부터 내 안에서 조금씩 무언가가 바뀌어간다. _<들어가며> 중에서
그럴 때 나는 다도실을 비추는 빛에 넋을 빼앗긴다. 아침의 차갑고 투명하기 그지없던 모습은 사라지고, 어느새 온화하고 맑은 겨울 오후의 햇살이 새하얀 장지문을 통해 들어와 다도실을 환하게 비추기 시작한다. 나들이옷 차림을 한 여자들의 얼굴도 한결 밝아 보인다.
나는 언제나 이 청명한 겨울의 흰빛에 ‘새봄’이라는 말의 화사함이 머물고 있음을 느낀다. 여기서부터 다도실의 새로운 일 년이 시작되는 것이다……. _<겨울> ‘소한_새해 첫 다회의 아침’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