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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91162181164
· 쪽수 : 280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뒤를 바라보다
서론: 용서할 수 없는 것을 용서한다는 것
1. 용서는 이해한다는 뜻일까
이해한다면 용서할 수도 있을까
죄의 경계: 의지인가, 광기인가
사회적 터부: 여성은 욕망을 품어서는 안 된다
철학적 이해: 악이란 무엇인가
수수께끼 같은 타자와 용서의 힘
딸을 죽인 살인범을 용서할 수 있을까
2. 용서는 사랑한다는 뜻일까
사랑의 힘이 어디까지 미칠까
용서는 신용 대출이다
보답의 논리: 참회를 하라!
조건 없는 부채 탕감이 가능할까
무조건적인 사랑과 무조건적인 용서
용서는 비생산적 소비일 뿐일까
생명과 용서: 자식은 부모에게 무슨 빚을 졌나
나는 나를 용서할 수 있나
3. 용서는 망각한다는 뜻일까
이제 나는 기억하고 싶지 않다
힘든 과거를 정말로 놓아주려면
기억하는 사람만이 잊을 수 있다
죄를 물려줄 수 있을까
자기 치유: 나는 그를 용서했습니다
망각을 통한 평화 구축
용서는 나만이 할 수 있다
영원히 용서할 수 없는 형이상학적 죄에 대하여
낫지 않는 상처: 홀로코스트 생존자와 나눈 대화
에필로그: 열린 문
감사의 글
미주
참고 문헌
리뷰
책속에서
도리어 용서는 선물이다. 베푸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관용의 미덕에, 받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겸양의 미덕에 의지하는 행위가 용서다. 비범하고 장엄하며, 거의 신적이라 부를 만한 행위를 통해 가해자와 피해자가 서로 만난다. 여성 신학자 베아테 바인가르트(Beate Weingardt)는 이 행위를 진정으로 ‘창조적인 일’이라 말한다. 용서라는 말에 담긴 ‘포기의 부정성’이 ‘선물의 긍정성’으로 바뀌는 것이다. 바인가르트는 용서의 “도덕적 무게가 더 무거운” 결정적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한다.
용서할 수 ‘없는’ 것을 용서하는 것만이 용서다. 용서할 수 있는 것은 침묵한다. 용서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가해자의 동기를 이해하고 자신이 그 입장이어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확신할 때 하는 용서는 용서가 아니라고 데리다는 말한다. 어떤 행위를 합리적으로 이해하는 순간부터 그 행위는 용서의 대상이 아니라 화해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얀겔레비치 역시 아렌트처럼 용서할 수 있는 것과 용서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한다. 나아가 그는 애당초 용서의 가능성을 고민하려면 죄인의 참회가 조건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물론 더 자세히 살펴보면 문제가 없지 않은 조건이다. 과연 참회는 언제 진실한가? 참회를 하는 것으로, 용서를 구하는 것으로 충분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