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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정치학/외교학/행정학 > 정치인
· ISBN : 9791164389698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1-06-14
책 소개
목차
추천사
프롤로그
1장 믿음이 있어 다툼을 벌인다
1 사람이 아닌 상식에 충성한다
2 혼밥 검사의 길과 아픔
3 또 다른 골목길, 국정농단 특검
4 재벌수사의 빛과 그림자
5 적폐수사냐, 결산수사냐
6 운에 없던 검찰총장
2장 은밀한 기다림의 시간
1 나는 내 페이스대로 간다
2 개혁 실용주의자의 시선
3 피의자 설복시키는 특수검사
4 과감하게 본진으로 쳐들어가라
5 1억도 없던 50대 남자의 비애
6 윤석열은 박근혜 구속 주범이 맞나
3장 과감한 결단과 행동
1 운동권 정권과의 정면대결
2 표창장 위조 논란
3 집회의 열기로 빠져든 공화국
4 윤석열 극장을 만들어준 여권
5 윤석열 사단은 실재하는가
6 보수 야당의 정신적 위기
4장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하지 못한다
1 ‘추-윤 갈등’이라는 프레임
2 싸움의 기술을 구사하는 여당
3 루비콘 강이 된 국정감사
4 징계 정국과 정면 돌파
5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나
6 검수완박은 부패완판이다
5장 윤석열이 꿈꾸는 나라
1 상식의 공화국
2 문재인 정부 출신의 자유민주주의
3 지원보다 공정한 룰이 중요하다
4 약자 보호와 돌봄의 정치
5 일자리 공정성을 고민하는 윤석열
6 안보와 경제는 하나다
7 중도 실용주의의 길
에필로그
참고문헌
저자소개
책속에서
윤석열은 근대법의 가치에 충실한 사람이다. 법 집행의 공정성은 특권적 예외를 두지 않는 데에서 출발한다. 그 대상이 이명박, 박근혜, 최순실 등 권력을 가진 또 다른 누군가라 하더라도 기준이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최순실이 2021년 5월에 <문화일보>에 독자투고 형식으로 게재한 ‘딸에게 보낸 편지’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내용인즉슨, 엄청난 사태를 겪으며 고통을 겪은 딸을 위로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최순실은 딸이 입시비리로 수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상처를 준 것은 전혀 반성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사실을 전략적으로 감춘 채 자기 편 결집을 시도하는 것이다. 한국인이 정 (情)에 매우 약한 사람들임을 노린 전략적 메시지다. 공교롭게도 최순실은 윤석열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사람 중 하나다.
그렇다고 적폐수사의 ‘구원(舊怨)’이 곰삭지 않고 있는 것도 아니다. 한때 “가는 9수할 정도로 머리가 나쁘다”고 윤석열을 비판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권주자로서의 행보가 본격화된 이후 “지켜보자”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진다. 옥중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안철수, 유승민, 홍준표보다 윤석열이 깜”이라며 자신을 면회 온 친박 정치인에게 한 수 가르쳤다고 한다. 형기를 마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측근을 통해 윤석열에게 소회를 전달할 정도였다.
윤석열에게 가장 민감한 현안은 역시 ‘장모 문제’일 것이다. 대선 정국에 몸을 싣게 되면 거의 끝까지 따라다니는 네거티브 소재가 될지도 모른다.
물론 모든 네거티브는 들어보지 못한 이슈가 터졌을 때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법이다. 하지만 인간은 반복되는 언어와 메시지에 영향을 받는 존재기도 하다. 따라서 법률적 진실이 아니라 정치적 진실로 작동하게 될 장모 문제를 두고 윤석열이 어떻게 대처하느냐는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통의 검사들처럼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에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말하거나, 정치인들처럼 “가짜 뉴스”라고 밀어붙이다가는 큰코다칠 것이다. 21세기의 유권자들은 완전히 과학적이고 정밀한
설명까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자신의 의심을 해소할 만큼의 설명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윤석열의 처가 문제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안인 것 같으면서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대부분의 문제는 윤석열이 김건희와 결혼하기 전인 2012년 이전에 터진 것들이다. 가족이 되기 전에 생긴 문제들까지 책임지라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고 항변할 법도 하다. 남달리 많은 재산을 축적한 가족에 대한 시기나 질투 아니냐고 꼬집을 수도 있다. 하지만 리더는 공공재 아닌가. 그의 능력 못지않게 인간성과 주변의 평판 관리가 매우 중요한 경쟁력 요소다.
그래서 윤석열의 삶을 이야기할 때 장모 문제는 피해서는 안 되는 주제다.
윤석열에게는 큰 테제가 있다. 법을 엄격하게 지킨 검찰총수였다는 사실과 별개로, 어떤 상황에서든지 공정과 상식을 추구한다는 상징자산이 있다. 소속 정당이나 선거 조직 같은 자원이 없는 그가 미디어에서 끊임없이 거론되고 유력 대선주자 1위로 떠오른 것도 결국 상징자산 덕분이다.
그런데 장모의 치부(致富) 과정은 과연 공정하고 상식적이었는지 물음표가 붙을 수 있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집 한 채 마련하기 힘든 사람들에게는 위화감이 들 수밖에 없는 이력이다. 정대택이나 안소현과 같은 브로커들에게 속아 넘어간 것도, 결국 남들보다 더 효율적인 방식으로 부동산을 낙찰받으려던 욕심이 원인 아니냐는 지적이 가능하다.
다만 이 과정을 사위가 일일이 알았는지는 의문이다. 친부모의 재테크 과정을 모르는 자식들도 많은데, 처가의 사정까지 어찌 알겠는가. 게다가 윤석열 본인은 통장잔고 1억 원도 없던 사람이었다. 수십억, 수백억 원대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처가의 모습은 원래의 윤석열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정진석 의원은 윤석열과의 면담 직후 “장모는 타인에게 10원 한 장도 피해를 준 적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풍자화가 가능한, 또 다른 논란거리를 만들었다. 정말 윤석열다운 처신을 고려한다면, 장모 문제는 정면돌파해야 한다. 마냥 ‘정치 공작’이라거나 ‘어거지 수사’라고 강변해서도 안 된다. 물론 “부인을 사랑한 것이지 장모를 사랑한 것은 아니다”라는 이준석의 말도 나름 합리적인 견해다. 앞으로 윤석열 본인의 책임 있는 해명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