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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한국학/한국문화 > 근현대한국문화
· ISBN : 9791164712540
· 쪽수 : 356쪽
· 출판일 : 2024-01-10
책 소개
목차
저자의 말
만화는 시대를 말하고, 시대는 만화를 부상시킨다┃한창완
만화는 무엇일까?┃박인하
1부┃1940~1960년대 데뷔 작가들
고바우로 그린 한국 현대사, 민주주의의 문을 열다 • 김성환
만화의 문학적 도전과 성인 만화의 뉴노멀 • 고우영
한국 명랑 만화의 보물섬 • 길창덕
1960년대 한국 만화의 모험가, ‘라이파이’ • 김산호
한국형 SF와 심술 캐릭터의 창조자 • 이정문
어린이의 마음을 꿈꾸는 만화 • 윤승운
여유 있는 선에 담은 그 시대의 웃음 • 신문수
화려한 소녀들이 왔다, 한국 순정 만화의 대모 • 엄희자
친구, 가족이 있는 명랑 만화의 초상 • 박수동
격랑의 시대에 독고탁으로 마구를 던졌던 작가 • 이상무
우리의 시간을 그리는 한국 만화의 중심 • 이두호
2부┃1970~1980년대 데뷔 작가들
펜과 붓으로 역사와 인생을 돌파하다 • 백성민
카멜레온 같은 작가 • 허영만
따뜻한 감성과 한국형 순정 만화 • 김동화
한국 캐릭터 자존감의 시작과 현재 • 김수정
만화로 근현대사의 아픔을 부숴낸 남자 • 이현세
영웅의 혁명에서 자매애의 연대로 • 김혜린
운명에 맞서고, 미래를 바꾸는 여성을 그리다 • 신일숙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감성을 섬세하게 조각한 작가 • 강경옥
코미디와 서정시의 결합 • 이미라
1990년대 명랑 만화의 계승자 • 김진태
3부┃1990년대 데뷔 작가들
한국형 레이디스 코믹스의 장을 열다 • 문흥미
10대와 연대한 가장 트렌디한 만화를 그리다 • 이빈
1990년대 새로운 세대의 만화를 열다 • 손희준
변화의 파도에 올라 노력하는 스타일리스트 • 이충호
웹툰 키즈의 대부, 실험과 도전의 방랑 무사 • 윤태호
처절함과 선문답, 남자의 길에 대한 고민 • 권가야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언니가 있다 • 천계영
세대 공감 개그 웹툰의 연금술사 • 곽백수
명랑 만화의 계승자 • 홍승우
4부┃2000~2010년대 데뷔 작가들
장편 서사 웹툰의 개척자 • 강풀
병맛에서 서사까지 장르 실험왕 • 조석
정제되지 않은 시대의 자화상을 실험과 도전으로 그려내는 작가 • 하일권
자기 고백 서사가 담긴 작은 만화의 아름다움 • 심흥아
진실한 자기표현의 I-comics • 마영신
대중적이지 않은 소재로 대중적인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모험가 • 김보통
도트와 그림판 스타일로 만들어낸 네 칸 만화의 도발 • ㅇㅇㅇ 작가
리뷰
책속에서
한국 만화는 1950년대 말 만화방 시대로 시작되면서 아동들이 보는 계몽 목적의 준공공재 수준의 그림책이었고, 특히 1960~1970년대를 지나며 군사정권으로부터 항상 감시당하는 교육용 미디어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 이렇게 정체되고 한정되던 만화를 긴 잠에서 깨게 한 ‘천재’가 있었다.
그의 시도는 계몽적이지도 않았고 교육적이거나 점잖지도 않았다. 독설과 비유, 성적 농담과 언어유희, 자기도취와 역사 왜곡 등 그가 대사와 연출에서 보여주는 시도는 처음 만나는 만화였고, 지면 또한 만화방이 아닌 일간지 스포츠 신문이었다. 초등학교 이후 만화책을 보면 어른이 아니라는 고정관념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던 성인들은 신문에서 매일 만나는 그의 만화에서 본인이 성인이라는 자존감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1972년 고우영의 〈임꺽정〉은 그렇게 《일간스포츠》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만화의 문학적 도전과 성인 만화의 뉴노멀] 고우영
〈행복의 별〉은 주인공이 가난, 이별, 죽음과 같은 불행한 고통을 겪지 않는다. 작품은 불행으로 인한 연민의 감정 대신 조형적 아름다움과 세련된 도시의 삶을 선택했다. (중략) 〈행복의 별〉에는 불행에 허우적거리는 소녀들이 아니라 근대 도시의 화려한 삶이 등장했다. 화려한 저택, 멋진 전문직 여성 그리고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은 두 소녀까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가장 공을 들인 정책 중 하나인 의무교육의 혜택을 겨우 받기 시작한 소녀(1959년 취학률이 96.4%가 되면서 초등학교 의무교육이 겨우 완성되었다)들은 만화방에서 엄희자 만화를 보며 새로운 꿈을 만났다.
[화려한 소녀들이 왔다, 한국 순정 만화의 대모] 엄희자
1970년대, 이름도 낯선 독고탁이라는 캐릭터가 마운드에 선다. 산업화의 기치 아래, 선진 조국이라는 아지랑이 같은 명분 하나에 인권과 노동이 비민주적 정치로 무시되던 시절, 우리에게는 비상구가 필요했다. 이상무는 그런 탈출구를 소년들에게 열어준 선물 같은 작가였다. (증략) 1971년 〈주근깨〉에서 독고탁은 처음 등장했다. 부모들의 반대를 극복하고 야구를 시작하는 캐릭터로 당시에는 생경한 반항아였다. 스스로 변장하고 얼굴을 바꾸어 야구에 뛰어든다는 스토리로, 삶의 도전을 야구 만화에 대입한 시도였다. 당시에 스포츠 만화는 생소했다. 야구 중계가 많았던 것도 아니었고, 스포츠에 관심을 가질 수 있던 시대 상황도 아니었다.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기 바빴고, 정치적 변동과 사회적 인식이 조금씩 깨어나던 긴박한 산업화의 시간이었다.
[격랑의 시대에 독고탁으로 마구를 던졌던 작가] 이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