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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91166837890
· 쪽수 : 208쪽
책 소개
목차
1부_ 어느 날 갑자기 다정하게
첫 번째 편지 × 아이 엠 그라운드
두 번째 편지 × 부드럽고 환한 레몬 마들렌
세 번째 편지 × 설탕에 푹 절여진 토마토
네 번째 편지 × 당신 옆의 무화과
다섯 번째 편지 × 딱딱한 복숭아
여섯 번째 편지 × 참외주스가 있는 테이블
일곱 번째 편지 × 연체된 마음
2부_ 선잠을 자는 별들
여덟 번째 편지 × 100개의 사랑
아홉 번째 편지 × 파란 등뼈 조각
열 번째 편지 × 잔망과 무튼
열한 번째 편지 × 페퍼민트의 사라지는 방식
열두 번째 편지 × 비니의 기쁨
열세 번째 편지 × 잔과 꿈
3부_ 실패수집가
열네 번째 편지 × 실패수집가–단잠
열다섯 번째 편지 × 팔레트, 늪, 사랑–지구 반대 편에서
열여섯 번째 편지 × 실패수집가–원샷
열일곱 번째 편지 × 마사코와 비누
열여덟 번째 편지 × 등헤엄
열아홉 번째 편지 × 노이즈 캔슬링
스무 번째 편지 × *23#
지난 계절에서 온 답장 × 미래의 파인애플 화분을 기다리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당신에게,
편지는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됩니다.
오래전부터 오늘을 기다린 사람처럼, 서둘러 보내고 싶어 마음이 간질간질했어요.
저는 당신에게 무엇을 건넬 수 있을까요? 다만 사랑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첫 번째 편지이니,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저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저를 이루고 있는 것들, 제가 좋아하는 것들, 제가 고민하는 것들에 대해서요.
당신이 계신 곳에서 대화를 나누듯이, 편히 마주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은 부쩍, 누군가와 함께 산책을 하고 싶습니다. 천천하게, 걸음을 맞추어 가면서요. 당신은 산책을 좋아하나요? 감색 노을이 지면서 조금씩 하늘이 어두워질 때, 조금은 서늘한 바람이 콧속으로 스며들 때, ‘함께’라는 느낌을 정확히 알고 있는 채로. 걸으며, 걸으며.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아요. 저의 수신인이 되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당신의 이름을 오래 기억할게요.
오늘, 당신에게 비밀 하나 알려 줄게요. 어쩌면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르는, 열린 옷장에서 와르르 쏟아지는 원피스 더미 같은, 그런 비밀 말이지요. 내킨다면 당신도 한 개만 알려 줄래요? 사탕 하나씩 나눠 먹으면 좋잖아요. 달잖아요, 비밀은. 때론 ‘설탕에 푹 절여진 토마토’처럼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단단했던 마음도 녹아내릴 것만 같죠. 마음의 표면에 혀끝만 대 봐도 침이 줄줄 흘러요. 지금은 좀 낫습니다만. 더는 버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 나는 고백하기로 합니다. 친구에게, 친구의 친구에게, 가족에게, 선생에게,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불특정 다수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