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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생명과학 > 생명과학
· ISBN : 9791167372079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22-09-06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_ 갈라파고스에 가고 싶다
렌즈의 초점
‘시작’을 위한 후일담
여정
등장인물
출발
침보라소산
마벨호의 출항
로고스 vs. 피시스
플로레아나섬
생명의 시작
수원지
scene #1 땅거북의 적
갈라파고스 제도의 생성과정
판구조론의 등장
안산암과 현무암
scene #2 플로레아나섬의 거주 흔적
파도를 읽다 - 웨트 랜딩의 요령
이사벨라섬, 푼타 모레노
진화의 최전선
조지의 부엌
마벨호에서의 식사
이사벨라섬, 우르비나만
갈라파고스의 시간축
땅거북의 등딱지
‘천연 뗏목’ 가설과 선택의 자유
레온 도르미도
이사벨라섬, 타구스곶
적도를 통과하다
만능 일꾼 훌리오
산티아고섬
동적평형 바위
scene #3 바위 위의 부비새
scene #4 하이브리드 이구아나
갈라파고스 생물들의 호기심
갈라파고스에서 만난 생물들
갈라파고스땅거북 | 갈라파고스바다이구아나 | 갈라파고스육지이구아나
용암도마뱀 | 갈라파고스바다사자 | 갈라파고스물개
갈라파고스가마우지 | 갈라파고스펭귄 | 군함조 | 부비새
갈라파고스북부흉내지빠귀 | 다윈핀치 | 갈라파고스푸른바다거북 | 갈라파고스붉은게
제왕나비 | 나방 | 걸프표범나비
갈라파고스큰메뚜기 | 매잠자리 | 다윈호박벌 | 날개잠자리
스칼레시아 | 팔로산토 | 선인장나무 | 용암선인장 | 기둥선인장
리뷰
책속에서
1835년 가을, 갈라파고스 여행 당시 스물여섯이었던 다윈의 머릿속에는 아직 ‘진화론’의 씨앗조차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그의 저서 《비글호 항해기》에 나오는 갈라파고스에 대한 기록은 고작 10쪽 정도이며, 섬에서 본 동식물의 관찰 기록과 섬의 지질학적인 특징을 기술한 데 불과하다. 다윈의 대표작인 《종의 기원》, 이른바 ‘진화론’이 저술된 것은 그로부터 20년 후의 일이다. 다윈의 사상은 훗날 서서히 성숙해갔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갈라파고스에서 진화론에 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것은 그저 신화일 뿐이다. […] 1835년 가을, 젊은 다윈은 분명히 이 갈라파고스섬에 도착하여 그곳에서 전개되는 놀라운 생명의 모습을 목격했다. 이는 손이 닿지 않은 자연이라 할 만했고 생명의 본모습이라 할 만했을 것이다. 나는 이것을 ‘피시스physis’라 부르고자 한다. 그리스어로 본래의 자연을 뜻하는 피시스 말이다. 피시스의 상대어는 논리, 언어, 사상을 의미하는 ‘로고스logos’이다. 피시스 대 로고스의 문제 역시 이 여행의 중심 테마이다. 다른 장에서도 생각해볼 예정이지만 다윈이 맨 먼저 목격한 것은 피시스였음에 틀림없다. 이것이 로고스화된 결과가 진화론이다. 그렇기에 나는 다윈이 처음 갈라파고스를 접했던 원점으로 돌아가 그가 보았던 피시스를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그가 사색을 통해 찾아낸 로고스가 필연적으로 도출되는지 증명해보고 싶었던 것이다._ ‘시작’을 위한 후일담
다윈이 탔던 비글호는 영국을 출항하여 대서양을 남하, 남아메리카의 브라질 연안에 잠시 들르면서 남단의 마젤란해협을 돌아 태평양으로 나와 북상하면서 갈라파고스 제도를 목표로 항해를 했다. 그들이 맨 처음 도착한 곳은 제도 동부에 위치한 산크리스토발섬. 1835년 9월 15일의 일이었다. 거기서부터 다윈은 플로레아나섬, 이사벨라섬, 볼리바르해협을 빠져나가 적도를 넘어 산티아고섬을 방문했고 머물렀다. 산티아고섬을 마지막으로 갈라파고스 제도를 뒤로하고 다음 탐험지인 타히티로 향했다. 다윈의 여로를 재현함에 있어 그 모든 여정을 배로 소화하는 것은 역시나 불가능했기 때문에 우리는 하늘길로 갈라파고스 제도의 거점인 산타크루스섬에 들어가(여기에 공항이 있다), 거기서 마벨호를타고 다윈과 같은 항로, 즉 플로레아나섬, 이사벨라섬, 볼리바르해협을 빠져나가 적도를 넘어 산티아고섬을 일주하기로 했다. 그다음, 다윈의 첫 기항지, 산크리스토발섬을 방문한다._ 여정
맨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누워 있는 커다란 바다사자였다. 녀석의 새끼인지 작은 바다사자와 딱 붙어 자고 있다. 우리가 다가가도 전혀 움직일 기색이 없다. 그다음 눈에 들어온 것은 바다이구아나였다. 자세히 보니 여기에도 저기에도 있다. 바다이구아나는 공룡의 직계자손이라 해도 좋을 만큼 당당한 풍모를 자랑한다. 감격스러웠다. 고질라 같은 무서운 얼굴. 어두운 눈. 크게 찢어진 입. 날카로운 이빨. 간혹 보이는 입속은 새빨갛다. 비늘로 덮인 딱딱하고 검은 몸은 큰 개체의 경우 1미터가 넘는다. 그리고 특징적인 것은 ‘갈기’다. 머리 뒤부터 등을 지나 꼬리 끝까지, 톱처럼 생긴 볏이 이어져 있다. 이들은 땅에 네 발을 단단히 딛고 머리를 우뚝 치켜들고 있다. 하지만 거의 미동도 하지 않는다. 마치 동상처럼. 실제로 이 항구에는 촌락의 발전에 공헌한 인물의 동상이 있었는데, 어떻게 저렇게 높은 곳까지 올라갔는지 높이 1미터 정도 되는 동상의 기단 위에도 여러 마리가 꼼짝 않고 앉아 있었다. 이구아나들도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_ 생명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