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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67372215
· 쪽수 : 276쪽
· 출판일 : 2022-10-12
책 소개
목차
Ⅰ
[ ] • 13
프롤로그 • 14
1장 또 하나의 나라 • 25
2장 종착역 • 72
[ ] • 102
3장 솔 트레인 • 104
4장 순환도로 • 114
5장 뭐라고요 • 119
6장 있잖아 • 121
7장 일기장에게 • 142
8장 이야기하기 • 148
[ ] • 151
Ⅱ
9장 예지력 • 155
10장 증거: 마지막 말 • 170
11장 할렐루야 • 183
12장 밝혀진 사실 • 200
13장 증거: 1985년 6월 3일과 4일 녹음된 대화 테이프들 • 203
14장 기록에 나온 것 • 241
15장 1985년 6월 5일 • 243
16장 버리기 • 252
17장 가까움 • 255
[ ] • 260
18장 기억하기 전에 알게 된다 • 262
[ ] • 269
감사의 글 • 270
옮긴이의 말 • 272
리뷰
책속에서
엄마가 돌아가시고 3주 후에 엄마 꿈을 꿨다. 우리는 바큇자국이 깊이 팬 길을 걷고 있었다. (…) “절대 치유되지 않는 상처가 있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아니?” 나는 이 질문에 대답해선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좀 전에 그랬던 것처럼 그 길을 계속 돌았다.
엄마는 집에서 우리를 위해 옥수수 푸딩을 구워놓고 기다렸고, 부엌에서는 따뜻하고 좋은 냄새가 났다. 창턱에는 내가 꺾어온 꽃들을 꽂은 꽃병이 오후의 햇살을 머금어 마치 빛을 담은 병처럼 빛나고 있었다. 모든 것이 경이로웠다. 자기들이 파놓은 굴 위로 굴뚝을 쌓는 가재들, 조선소에 있는 기계들과 철도 전철기에서 요동치는 거대한 기관차들. 내가 본 풍경을 달라지게 만들었던 언어의 리듬과 단어의 위력.
그날 밤늦게 너는 엄마가 조엘에게 하는 말을 듣는다. “나타샤가 알고 있어.”
너는 수치심을 느끼지만, 그 이유는 모른다. 너의 강하고 아름다운 엄마의 목소리에 서린 애원이 남자들과 여자들로 이뤄진 세계, 지배와 항복으로 이뤄진 세계의 일면을 가르쳐주고 있다. 너는 그것이 부부 사이의 가장 은밀한 공간인 침실에서 흘러나오는 걸 듣는다. 너의 수치심과 슬픔은 배가된다. 너는 엄마의 말에서 제발 그만하라는 간청을 듣는다. 네가 안다는 사실을 그가 알게 됨으로써, 네가 듣고 있을 거라는 걸 알게 됨으로써, 그가 학대를 그만둘 수도 있을 거라는 엄마의 필사적인 희망을 듣는다. 마치 네가 아이라는 사실, 네가 5학년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뭔가를 바꿀 수 있을 것처럼. 이제 너는 네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안다.
너는 안다 너는 안다 너는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