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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한국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67903549
· 쪽수 : 184쪽
· 출판일 : 2026-04-05
책 소개
〈현대문학 핀 시리즈〉 장르선 열한 번째 책 출간!
“이건 꿈꾸던 여행의 모습도,
기대했던 로맨스도 아니었다”
이 여행의 진정 ‘낯선 동행자’는 ‘나’일까, ‘그’일까
『마당이 있는 집』 『괴물, 용혜』 김진영이 펼치는 심리 서스펜스 스릴러!
당대 한국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시선을 가진 작가들과 함께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열한 번째 장르선, 김진영 작가의 『나의 낯선 동행자』가 출간되었다. 『현대문학』 2025년 9월호에 실린 중편소설을 개작한 『나의 낯선 동행자』는 퇴사 후 스페인으로 생애 첫 해외여행을 떠나게 된 여성이 인터넷 카페를 통해 ‘동행자’를 구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로, 여행지에서 만난 ‘낯선’ 대상에게서 느끼게 되는 기묘하고도 마냥 달콤하지만은 않은 로맨스와 스릴러를 결합한 작품이다.
동명의 드라마로도 잘 알려진, 가정 스릴러 『마당이 있는 집』을 발표하며 2018년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미스터리 스릴러 『괴물, 용혜』 등을 선보이며 출간 소설마다 강렬한 서사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온 작가 김진영은 소설가로서도 영화감독으로서도 꾸준히 “인물의 심리 변화”에 주목하며 “인간관계, 가족관계 안에서의 공포”를 비롯 공포, 스릴러 장르에 천착해왔다. 이번 신작 『나의 낯선 동행자』는 그간 작가가 탐구해온 인간관계 속 ‘불안감’과 ‘공포감’을 여실히 보여주는 ‘심리 서스펜스 스릴러’의 정수이다. 여행이 지니는 “낭만과 위험”이라는 “두 갈래의 가능성”을 줄타기하듯 서사는 숨 고를 사이 없이 이어진다. 인터넷 카페에서 구한 동행자 ‘지효’가 나타나지 않음으로써 혼란을 겪는 ‘혜성’ 앞에 구원처럼 나타난 남성 ‘길우’. 소설은 ‘혜성’이 우연히 만난 ‘길우’와 동행하며 설렘을 느끼는 동시에 동행자에 대해 점점 깊어지는 의심과 본능적인 불안, 애써 그 예감을 외면하려 하는 심리 등 시시각각 변화해가는 여성 인물(‘혜성’)의 내면을 섬세하게 펼쳐놓는다. 여행지의 풍경이 아름다워지면 아름다워질수록 더 강하게 조여 오는 불안감의 서스펜스는 소설의 여정이 끝날 때까지 긴장의 끈을 한순간도 놓지 못하게 만든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세비야, 그라나다, 마드리드를 거쳐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자, 도착한 알람
그 순간 ‘낭만’이 눈을 가린 ‘불안’이 깨어나고 여행은 영원토록 이어진다
여정의 끝에 우리는 어디로 도착할 것인가
『나의 낯선 동행자』는 “스페인어를 전혀 못하며 영어도 서툴고 여행이라는 행위에도 미숙한 혜성이” 만나기로 한 동행자가 나타나지 않는 황당한 “사건을 마주하는 새벽”, 낯선 공항의 “그 막막한 불안의 풍경으로” 우리를 초대하며 시작된다. ‘혜성’은 ‘지효’에게 메시지를 남긴 뒤 혼자 바르셀로나 시내로 향하나 호텔에서 듣게 된 말은 청천벽력과 같다. ‘지효’가 전달해준 호텔 “예약 확정서”가 버젓이 있는데도 예약이 취소되었다는 것. ‘혜성’은 이미 ‘지효’에게 여행 일정 전체에 해당하는 숙박비의 절반을 입금한 상태이다.
늦은 밤, 오갈 데 없이 홀로 타국의 거리에 남겨진 혜성은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두려움에 떨며 그나마 안전한 공항으로 되돌아가고자 공항버스를 기다린다. 이윽고 도착한 버스에서 한국인 남성이 내리는 것을 본 ‘혜성’은 처음으로 말이 통할 상대를 봤다는 반가움에 달려가 도움을 청한다. ‘길우’는 ‘혜성’에게 어떤 사연도 묻지 않고 도와주고 이를 계기로 지효가 부재한 “자리에 길우가 들어”오게 되며 둘은 ‘동행자’가 된다.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파밀리아대성당, 안달루시아의 뜨거운 볕, 달콤 쌉싸래한 오렌지 나무의 향, 멀리서 들려오는 플라멩코의 선율 흰 벽으로 둘러싸인 골목 틈새로 보이는 그라나다 알람브라궁전……. 낯선 남성 ‘길우’와 함께하는 스페인 여정은 낭만으로 가득한 “긴장감과 미묘한 들뜸”으로 흥분된 연속이다. 그럼에도 “너무 빨리 길우를 좋아하게 될까봐 마음의 고삐를 쉴 새 없이 잡아당”기는 와중, 이유를 알 수 없이 지속되는 불안감은 ‘혜성’을 잠식한다. 이 불안은 단순한 예감일까, 혹은 직감일까. 둘의 감정이 로맨스로 무르익어가는 순간마다 “알 수 없이 불길한 기운”이 번지고 혜성은 스스로의 긴장을 늦추지 않게 단속하지만 상황은 끝끝내 모든 것을 의심하게끔 만든다.
결말부에 여행이 끝나고 한국으로 귀국해 안심한 찰나, 울리는 ‘혜성’의 휴대폰 알람은 독자들에게 다시금 경각심을 곤두세우게 한다. 아직 여행은 끝나지 않았으며 “어쩌면 이제부터가 진짜 여행의 시작일지” 모른다. 『나의 낯선 동행자』는 결말부에 다다라, 한 여정의 끝을 ‘일상’이라는 또 다른 여행과 덧대어 삶 전체로 그 범위를 확장시키는 데 이른다. 그러나 “소설은 두 번 읽을 수 있지만 인생은 두 번 읽을 수 없으므로” “삶은 언제나-미리 불안하고 설레는”(박다솜) 한 편의 ‘스릴러’로서 우리 앞에 펼쳐진다. 이 ‘삶’이라는 스릴 넘치는 여행을 어떻게 꾸려나가야 할 것인지는 『나의 낯선 동행자』가 우리에게 남겨놓는 지문指紋이 아닐까.
목차
1. 바르셀로나에서
2. 세비야에서
3. 그라나다에서
4. 마드리드에서
5. 다시 한국에서
발문 범유진
경계의 상실과 회복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첫 해외여행지로 스페인을 고른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하루 종일 소을의 콘텐츠를 편집하며 도규에게 반복해서 들었던 말들. 그 안에 담긴 모욕의 감정을 지우기 위해서 직접 그곳에 가야만 했다. 혜성은 형편상 여행을 가지 못했을 뿐인데, 내내 무언가 잘못된 사람으로 평가받는 기분이었다. 억울했다. 누군가에겐 별거 아닌 일이, 혜성에게는 많은 것을 포기하고서야 비로소 가능해지는 일이기도 했다. 그 상처는 피한다고 사라질 리 없었다. 자신은 대표의 말처럼 ‘도망가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것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서라도 도망치지 않기로 했다.
성당 안으로 들어서자, 서쪽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하며 성당 내부를 붉은빛과 주황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반대편 동쪽 유리창은 푸른색과 초록색 계열이라 색의 대조가 또렷했다. 거대한 기둥들이 숲처럼 솟아 있고, 사이사이로 색색의 빛이 천천히 흘러내렸다. 그 장엄한 분위기에 휩쓸린 혜성은 종교가 없음에도 가만히 눈을 감고 기도했다. 지효가 안전하길 빌었고, 자신의 여행이 무사히 끝나길 바랐다.
혜성은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공연에 넋을 놓고 보면서도 옆에 앉은 길우를 종종 의식했다. 길우와 함께 보내는 이 시간을 선명하게 오래 기억하고 싶었다. 그러는 한편으로 너무 빨리 길우를 좋아하게 될까봐 마음의 고삐를 쉴 새 없이 잡아당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