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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세계사 일반
· ISBN : 9791169091169
· 쪽수 : 464쪽
· 출판일 : 2023-07-03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제1장:실낙원
제2장:타국
제3장:기적
제4장:값싸고거짓된세월
제5장:선을넘다
제6장:아름다운이야기
제7장:사냥파티
제8장:엔드게임
제9장:최후
제10장:여파
에필로그
감사의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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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전쟁의 진실에 대해 일본만큼 이론이 분분하고 명확지 않은 태도를 취하는 나라는 없다. 일본의 영화와 뮤지컬과 만화와 소설과 역사책에서 가와시마 요시코는 비난받아 마땅한 대상이 아닌 비극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강점당했던 경험과 마찬가지로 죄책감 또한 수많은 신화를 낳을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세 사람이 부역자의 전형적인 사례이기 때문이 아니라, 전쟁과 박해와 대량학살의 시대에 자신의 자아를 재창조한 인물이기 때문에 책의 주인공으로 골랐다. 도덕적 선택이 자칫하면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왔던 시대였지만, 과연 무엇이 도덕적인지는 모든 위협이 사라진 훗날 우리가 믿도록 교육받은 내용처럼 분명하지 않았던 시대이기도 했다.
험난한 역사의 기류에 휘말려 운명의 노리개가 되었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내 먼 친척인 프리츠 코르미스야말로 그런 이다. 내 기억 속의 그는 창백하고 멀쑥한 외모에 심한 독일 억양으로 삶이 가져다주는 우여곡절에 대해 냉소적으로 얘기하던 사람이었다. 프리츠는 조각가였다. (…) 그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육군에 징집되어 동부 전선에서 싸웠다. 부상당해 러시아군에 포로로 잡힌 프리츠는 시베리아의 포로수용소에서 지독한 시간을 보냈다. 당시의 처참한 경험에 대해 그는 “속옷만 입고 지내다보면 주위 사람들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지”라고 나에게 얘기해준 적이 있다. 프리츠는 가짜 스위스 여권을 구해서 가까스로 탈출했다. (…) 이들은 네덜란드로 이주했다. 네덜란드에서는 그다지 오래 머무르지 않았다. 프리츠는 네덜란드가 옆 나라 독일에서 부상하고 있는 히틀러가 몰고 올 결과를 안일하고 순진하게 여기고 있다고 느꼈다.